오늘. 아니 어제이지만 내가 아직 잠을 자지 않았으므로 오늘로 치고,
나는 오늘 중학교를 졸업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초졸인 것이 믿기지 않을 갓 중학생이 된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중졸이라니.
나는 평생 초등학생일 줄 알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서는 평생 중학생일 줄 알았다.
시간이 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그 시간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실감이 나지 않았기에.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이제 중학생이 되니 초딩이라고 무시하지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중학교생활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오늘 중학교 졸업을 하니 진한 한약을 마신 듯한 답답함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3년 동안 매일입던 교복도 이제는 입을 일이 없을 것이고
1년동안 내가 엎드려 자고, 앉아서 공부했던 책상엔
더 이상 내 흔적이 없어질 것이다.
아직 내 책상엔 나와 친구들이 한 낙서가 남아있다.
차마 내 손으로 지우지는 못하겠어서 내 자리에 앉을 누군가가 지워주길 바라며 그냥 놔두고 왔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조그마한 낙서 하나마저도 추억이 되니.
친구들과 사이가 않좋고 속으로 욕하고 흉봤던 것 마저도
다 그립다.
오늘 아침까지는 실감이 나질 않았는데.
졸업식을 마치고 집에와서 교복을 벗으며
치마 지퍼가 고장난 것을 보고
그제야 실감이 났다.
이제는 이 교복을 입을 때가 아니라고
아슬아슬 하게 입던 교복이 고장나
말하는 것같다.
내일이라도 당장 친구네 집으로 부랴부랴 경보하듯 걸어서
친구와 같이 등교라도 할 것 같은데,
교문을 들어가면 선생님이 서계실 것 같은데.
이제 나는 재학생도 아닌 졸업생이고,
나의 3년은 이제 다시 1년으로 바뀐다.
중학교 3년동안 제대로 해둔 것이 없어 마음이 더 답답한 것 같다.
열심히 살기라도 했으면 보람찼을텐데.
오늘 졸업식 분위기는 정말 여느 축제때 또는 좀 오버하자면 운동회 분위기 였기에 친구들이 춤추는 것을보니 졸업식인 것도 잊고 친구들만 보고 즐거워 했던 것 같다.
사실 졸업식 며칠 전 부터 마음이 아려왔는데
혼자 집에서 울 경황이 없어서 참았고
나는 남 앞에서 우는 것을 싫어하기에
오늘도 참았다.
근데 일기를 쓰면서 울다니..
졸업식에서 방송부친구들이 만든 졸업식 영상을 보니
울컥울컥 올라왔다.
각 반의 담임선생님부터 과목별 선생님들까지의 멘트를 담았는데
선생님을 미워하고 싫어했던 그때가 생각나면서
정말 죄송했다.
역시 사람은 아쉬울때 알아차리는 건가?
그리고 내가 모르는 아이들까지,
그냥 2016년 3학년의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 그냥저냥 슬프다.
고등학교 졸업때는 울 것 같다.
더 이상 교복입을 일이 없고 이제는 선생님의 보호를 받아야할 학교가 아니라 하나의 작은 사회같은 학교를 다니게 될 터이니,
내가 이제 나이로는 어리지 않다는 것을.
세뱃돈받을 나이가 지났다는 것을.
그냥 너무너무 슬프다.
친구와 거의 매일 같이 하던 등굣길이 오늘이 마지막이었고.
매일 투덜대며 가던 학교는 오늘이 마지막이었고.
나의 중학교 행사는 오늘이 마지막이었고.
내 교복엔 이젠 내 이름이 지워지고 동생이름이 새겨 지겠지.
그리고 내가 졸업했던 초등학교는 오늘 동생이 졸업하면서
갈일이 완전히 없어지겠지. 발길이 끊기겠지.
이제 아침에 학교가면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유치원을 지나치는 일이 없겠지.
아. 나는 내 그리움이 됬던 것을, 그리움이 되는 것을 이제 자주 보지 못하는 가봐.
아니 1년에 열손가락 꼽을 정도로 많이 보지 못하겠지.
시간은 참 항상 너무 매정하고 싫다.
그리운 것을 떨쳐 낼 시간이 없어서
난 항상 그리워 모든 것이.
하도 몰래 울어서 이제는 음소거로 울기 달인이 됐다.
나중에 화병올까봐 걱정되네ㅋㅋ
ㅋㅋ아 이쁘진 않았던 교복을 더 입고 싶다
3년동안 나와 같이 지냈던, 나를 지나쳤던 친구들아
나는 지금 너희가 너무 그리워.
너희들도 나 만큼 이렇게 느낄까?
보고싶어. 이름을 몰라도. 얼굴을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