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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애를 끝내고 정신차리게 된 계기

|2017.03.16 16:27
조회 126,031 |추천 451

5년 연애를 하고 어쩌다 보니 헤어지게 되었다.

헤어진 후 정신이 나가있었다.

진짜로 잠도 안오고 밥도 안들어갔다.

이별하면 그렇다더니 진짜로 그랬다.

 

집 앞에도 찾아가고 눈물도 짜고 술 먹고 전화도 걸고 카톡도 남기고.

뭐 다들 그렇듯 나도 그렇게 했었다.

 

다만 나는 딱 한번씩만 했다.

줄기차게 헤다판을 들어왔던 탓인지 세뇌되어 있었나보다.

근데 집 앞에도 한번 찾아가 보고 술먹고 전화도 한번 해보고 술 먹고 카톡도 한번 남겨보고,

어쨌든 한번씩이라도 해봐서 그런지 후회는 많이 덜어냈다.

 

그렇게 혼자 힘들어했다.

집에 있으면 괜스레 니가 더 생각나서 일이 끝나면 집 가서 다음날 출근할 채비를 하고

집 앞에 있는 24시간 카페로 갔다. 카페에 앉아서 우리의 기억을 곱씹어 보기도 하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같이 앉아 꽁냥대는 커플을 보며 괜히 센치해져 보기도 하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면 꽤 긴 시간이었는데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렇게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새벽에 집으로 들어갔다.

또 니 생각이 많이나서 우울해져 있었는데 엄마 얼굴 보니까 터지더라.

이상하지.

일부러 친구들도 안만나고 혼자 견뎌내 보려 했는데 나도 누군가에 기대어 한번 털어내고 싶었나 보더라.

엄마를 붙잡고 울었다.

진짜 펑펑 꺼이꺼이 장례식장을 방불케하는 내 모습을 보고 엄마가 물어보길래 엉엉대며 말했다.

나 헤어졌어.

그 한마디에 엄마가 나를 아기 다루듯 꼭 안아줬다.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가며 우는 아기 달래듯.

그렇게 소리 내면서 울다가 난 또 카페로 간다고 나갔다. 엄마는 날 카페로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셨다. 많이 울어서 그런지 카페에서는 울지 않았다.

 

그렇게 밤을 또 꼴딱 새우고는 아침에 출근하는데 엄마한테 카톡이 왔다.

그 카톡이 날 정신차리게 한 계기였다.

 

엄마의 카톡을 보니까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 것 같았다.

 

날 아껴주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내가 그 사람들을 힘들게하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이제 밤새고 밥도 안먹는 미친짓을 그만두고 싶어지더라.

그래 너는 이제 나에게 마음이 떠났고 그건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널 전부 잊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제는 잊을 준비가 되었다.

 

친구들한테도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고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인데

이렇게 글 쓰니까 또 한가득 덜어낸 느낌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익명으로 글을 많이 쓰는건가봐

 

좋았으면 추억이고 나빴으면 경험이라는데

우리의 기억이 추억인지 경험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잘살아 나도 이제는 밥도 먹고 잘살아볼게

추천수451
반대수7
베플ㅇㅇ|2017.03.16 23:14
글을 보고 또 그때의 생각이 나서 한참을 울었네요 저도 혼자 끙끙 앓으며 혼자 방 침대에 앉아 소리내지도 못하고 서럽게 울고 있는데 미쳐 다 닫지 못한 열린 문 사이로 어머니가 문고리를 잡고 울고 계셨어요 어머니의 그 모습 얼굴이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당신이 아파하면 어머니는 더 아파하세요 그러니 힘내요
베플훈훈|2017.03.16 17:10
저도 6년반을 만나고 30되고 올해결혼까지 생각햇던 남자예요. 환승으로 헤어지고 2주를 혼자 주변에 말도 못하고 잠 두못자고 먹지도못한채로 힘든날을 보내다가 그냥 엄마 목소리 들으려고 전화햇는데 눈물이 멈추지않더군요. 원래 표현이 부족한 아들이엿는데 엄마한테 사랑한다는말 두 자주하게되고 보면 안아주고ㅎㅎ 내가 무너지면 안되겟다는 생각이 번쩍들더라구요. 힘내요 세상은 절대 등지지않아요. 좋은날 금방 올꺼예요 힘내요. 지금의 저를 보는거같아 진심으로 화이팅해용~^^
베플ㅇㅅㅇ|2017.03.16 16:52
ㅜㅜ 저랑 비슷해요 저도 엄마한테 말하면서 힙들다고했는데 다음날 계속 힘내라고 문자오고 집에들어가니까 제방을 이쁘게 꾸며놓으셨더라구요 그자리에서 엄청울고 정신차렸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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