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한테도 해본적 없는 이야기가 있어 그냥 나만 생각 안하면 편한 그런 이야기.
근데 난 오늘같은 날이면 계속 그 날 생각이 나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쯤 일일거야
지금은 부모님 사이가 안좋은 편은 아닌데 그땐 정말 매일이 지옥 같았어
하루는 새벽에 잠을 자는데 뭐때문인진 모르겠는데 눈이 떠져서 실눈뜨고 보니까 엄마가 편지같은걸 쓰면서 엄청 울고 있었어
편지를 다 쓰신 것 같았을때 갑자기 누워있는 언니, 나, 동생 곁으로 오더니 손을 잡으면서 아빠랑 잘 살으라는 식으로 말을 하셨어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서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당시 8살이었던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았고 눈물이 나오려는걸 참았어
아마 그때부터일거야 눈물을 참는 방법을 안게.
내 손을 잡고 동생 초등학교 가면 더 잘 챙겨줘야 한다고 그런식으로 말을 하더니 뭘 챙겨들고 현관문쪽으로 가시더니 문을 열고 뛰쳐나가셨어
엄마가 뛰쳐나가자마자 아빠도 그걸 봤는지 엄마를 잡으러 아빠도 같이 뛰쳐나가셨어
언니랑 동생은 옆에서 세상 모르게 자고있었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그냥 울었어
엄마가 나가기 전 쓰셨던 편지는 화장대 위에 있었는데 그거 읽으면서, 그 어린 나이에 엄마 없이 살게 될까봐 그게 무서워서 혼자 언니 동생이 깰까봐 입까지 틀어막고 울었던게 기억에 나
울다 지쳐 잠들었나봐 눈 떠보니까 아침이었어
눈을 떴을땐 옆에 엄마가 있어서 좋았어
뭔진 모르겠는데 밤새 엄마랑 아빠가 서로 각서를 썼나봐
각서가 옆에 있었고 난 그날 새벽의 일을 못본것처럼 살았어 그게 8년이 지난 지금가지 생생한데.
언제는 학교갔다왔는데 집에 화분이고 접시고 뭐고 다 깨지고 부숴져서 난리도 아니었던 적도 있었고, 엄마가 사라져서 울면서 공중전화로 엄마한테 전화했던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어
아빠도 집을 나가실때가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날이었어
아빠가 안오셔서 아빠한테 전화를 해보니까 백번만 자고 일어나면 아빠가 집에 갈거래 바람쐬러 갔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 아빠란 놈이 언니 나 동생 돌반지(금반지) 금목걸이 이런거 다 팔아서 그 돈 갖고 나간거라 지금 난 돌반지 이런거 하나도 없어.
또 언제는 아빠가 빡쳐서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 통장이 있을거아냐? 통장 뒤에 뭐 통장 인식할수 있는 코드? 까만 줄같은거 있잖아 그 까만 선을 다 찢어놓은적도 한두번이 아니고
아빠가 대학원을 하셨는데 뭔지는 모르겠는데 엄마 몰래 학원을 팔고 무슨 식당을 하나 사서 엄마 하던 보험 일도 손놓게 만들고 지금은 같이 식당일 하고계셔
엄마도 불쌍하지.
아빤 매일 하루에 두병씩 술마시고 오늘도 나랑 언니한테 화를 다 푸시고 잠드셨어 지금은
왜 나한테만 이런일이 생길까 내가 전생에 얼마나 큰 잘못을 했길래 지금 이렇게까지 힘들게 사는걸까
되는것도 없고 몇달전까진 노래부르고 싶었는데 아빠란 사람이 자존감이고 자신감이고 다 개박살내서 지금은 하고싶은것도 없어
이런 삶 살아서 뭐해 그치?ㅋㅋ
친구들은 엄마아빠한테 고민도 얘기하고 대화도 많이하고 그러는데 난 고민같은거 절대 말 못하고 집에선 그냥 웃질않아
웃을일이 없거든
내가 부모님만 좋은 분들을 만났더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과연
가정환경이 이래서인지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학교에서 말을 아예 안하고 살았고 친구도 없었어 지금은 물론 정말 많이 괜찮아졌지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처음으로 내 가정사를 남한테 알려주는건데 이렇게 써도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지지는 않네
다른 애들이 너무 부럽다
난 이렇게 하루하루 덜덜 떨면서 언제 또 싸울지 모르는 엄마 아빠 밑에서
엄마가 집을 나갈때면 할 수 있는게 우는거랑 공중전화로 전화하는거 밖에 못하면서 살았는데
내 어렸을때 기억이라곤 정말 언제 나갈지 모르는 엄마한테 나가지 말라고 말하는거랑 내 말을 뒤로하고 결국 나가버린 엄마를 찾는것밖엔 기억이 나질 않는데
난 어떻게 살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