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 원빈 황제 때,서역의 천진난만한 공주 나루나가 장안에 왔습니다.나루나 공주는 양국의 화친과 친목을 위해 직접 사신들을 데리고 왔어요.그녀는 멋진 장안의 풍경과 풍족해보이는 백성들,그리고 휘황찬란한 궁궐의 위용에 놀랐답니다.황제 원빈과 황후 미월은 나란히 앉아 서역의 사신들을 맞았어요.원빈은 늠름하고 진중한 남자였고 미월은 여중호걸이었어요.미월은 여느 비들과는 달리 정치력을 가지고 남편을 내조하며 태자비 시절부터 영향을 끼쳤어요.부부의 금슬은 꽤 좋았어요.
나루나 공주는 원빈에게 첫눈에 반했고 그에게 춤과 묘기를 보여주면서도 사랑의 설레임과 기쁨에 어쩔 줄을몰랐답니다.미월은 나서서 그녀의 실력을 칭찬했고 원빈도 만족스러워서하며 후하게 그녀 일행을 대접하였어요.나루나는 다정한 그가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원빈을 자신의 사내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아름답고 지혜로운 아내가 있긴 하지만 본디 중원 사내들은 삼처사첩을 두니 천자도 그럴 것이라 여겼지요.나루나는 그를 찾아가 자신을 거두어 달라고 청했습니다.원빈은 깜짝 놀랐어요.
원빈: 그게 진심인가?짐의 후궁이 되겠다고?
나루나: 소녀는 진심으로 원합니다.폐하의 여인이 되겠습니다.
원빈: 공주의 부왕과 상의는 하였소?독단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오.게다가 짐은 더 이상 비빈을 맞고 싶지 않소.공주도 먼 타지보다 고향에서 생활하는게 나을 거고.
나루나: 그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폐하는 좋은 남자이십니다.부디 허락해 주세요!소녀는 화친을 위해 왔으니 제가 여기 남으면 부왕은 기뻐하실 겁니다.
원빈: 정말 왜 이러는 거요?어서 일어나시오.
나루나: 허락해 주시는 건가요?
원빈: 이곳을 너무 쉽게 여기는 듯하오.그대는 고국에서 자유롭게 살아가야 하오.이 답답한 미앙궁이 아니라.
나루나: 몇 번이고 말씀드리겠습니다.소녀,폐하의 여인이 되길 청합니다.
원빈은 나루나를 돌려보낸 뒤 이 일은 함구하라고 시켰습니다.나루나가 귀국할 날짜가 다가오고...그녀는 초조해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아무 소득 없이 돌아가야 할 판이었으니까요.원빈은 자신에겐 황후가 있으니 더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나루나는 서역 남자들도 부인을 하나만 두진 않는다고 대답했어요.따박따박 말하는 그녀를 그는 떼어내느라 애썼어요.그는 함구한다고 했지만 결국 이 일은 미월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화가 난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원빈은 어렵사리 말을 꺼냈어요.
원빈: 짐은 그녀를 원치 않소.그녀도 잘 알 거요.
미월: 공주의 말이 맞아요.일이 잘된다면 그 왕은 좋아하겠지요.폐하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으세요?
원빈: 황후!나루나 공주는 너무 어린데다 외지인이오.어찌 그녀를 취하겠소?또 이는 부친과 합의도 되지 않은 일이오.
미월: 다행입니다.신첩은 공주가 예쁘고 재주도 신묘해 폐하께서 혹하실지도 모르겠다 생각했거든요.아마 그때 대전에 있던 사내들은 다 눈길을 줬을 거예요.
원빈: 짐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그대요.또 비빈을 얻고 싶진 않단 말이오.
미월: 폐하가 어린 태자실 적 후궁이었을 때도,태자비였을 때도 또 황후가 된 지금도 신첩은 변함이 없습니다.폐하도 그러시다니 기뻐요.(기댄다)
원빈: 며칠 후 공주가 떠나니 잘 배웅합시다.사신단이 서운하지 않게.
떠나기 전날 나루나가 만나고자 하였으나 그는 거부했어요.그 대신 미월과 밤을 보냈어요.그 이야기에 그녀의 질투가 폭발했어요.미 황후가 아름답긴 하지만 이제 나이도 들었고 너무 드센 성격이라고 처소에서 씹었지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황제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습니다.그녀는 괴로운 눈물을 흘렸어요.그때 미월의 측근상궁 리리오페가 위로하기 위해 찾아왔어요.그녀는 미월이 나루나를 안타깝게 여긴다고 뜻을 전했는데 나루나는 미월이 그녀를 보내 자신을 조롱하는 것만 같았어요.더 슬퍼진 그녀는 표정 관리도 못하고 울먹였어요.리리오페는 공주는 아직 젊고 매력이 많으니 돌아가서 얼마 안 있다가 금방 좋은 사내를 만날거라고 했어요.나루나는 황제를 못 잊으면 어떡하냐고 물었어요.그분의 미소는 이 세상 어떤 것보다도 아름답다고요.리리오페는 아무리 그렇다 한들 그분이 원하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냐고 되물었어요.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공주의 자리는 없다고도 덧붙였지요.나루나는 그 말에 원망의 눈길을 쏘았으나 금방 거두곤 수긍했어요.리리오페의 말이 어느 정도 먹힌 거예요.이는 곧 미월의 뜻이 전달된 거예요.미월을 이길 수 없음을 안 나루나는 조용히 돌아갔어요.그리고 그곳에서 동갑의 귀족소년 호떡과 만나 사랑에 빠졌어요.
평생 원빈 하나만을 사랑할 것 같았던 그녀는 호떡에게 누구보다 헌신하고 마음을 쏟았답니다.호떡도 그녀에게 진심이었어요.두 사람은 정식으로 혼례를 올리고 부부가 되었어요.빈월 커플 못지않은 사이가 된 것입니다.나루나와 호떡의 소식을 들은 미월은 자는 어린 아들을 눕히고서 엷은 미소를 띠었어요.리리오페는 나루나의 첫사랑은 그저 달콤한 환상이었다고 말했어요.그러자 미월은 그녀가 여기 더 남았거나 후궁이 되어서 있었으면 그 환상이 와장창 깨져서 예전의 모든 것이 그리웠을 거라 단호히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