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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연애 후 결혼, 그리고 후회

나무 |2017.06.12 13:11
조회 2,867 |추천 2

안녕하세요. 32살에 서울에서 살고 있는 동갑내기와 결혼해서 신혼인 직장인 여자입니다.

 

그냥 넋두리차 글 써봅니다.


제겐 10년 된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대학교 때 만나서 연애를 시작했고 수 많은 고비를 지나서 결국 올해 1월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지요.


물론, 결혼 준비하는 도중에 다툼도 있었고 시댁과의 갈등도 있었지만 모든 분들이 겪는 문제들이라 잘 이겨내고 결혼 했습니다.


10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고, 원래 결혼 생각이 없었던 저였지만.. 연애를 하는동안 결혼을 재촉했던 남자친구 덕에 결혼이란걸 하면 더욱 행복해질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결혼전으로 돌아간다면 결혼하지 않을거란 후회가 들고 있습니다.


다 아는것 같았던 남자친구는 남편이 되면서 내가 모르는 사람이 되었고, 결혼해서 바뀌는 남자들과는 본인이 다르다고 주장해왔던 남자친구가 그런 남자들과 똑같은 남편이 되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누군가 본다면 사소한것처럼 느껴지는 작은 사건들이 제겐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며 우울해졌습니다.


집이 부유하지 않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 돈으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끼고 살아 돈을 꽤 많이 모았고, 결혼하면서 혼수도 남들 부럽지 않게 해가고 집값에도 8천만원을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제가 돈을 쓸때마다(필라테스비용, 미용실 등) 그거 얼마야 그건 너무 비싸지 않느냐 너무 비싼것 같다 라고 말하는 남편, 생활용품 살때 다이소같은곳에서 만원 이만원 나오는거 사면서 다음달 카드값이 모자를것 같다. 요번달에 돈을 너무 많이 썼다 하면서 친구들한테는 십만원쓰는 남편. 아빠 환갑때문에 먼저 결혼한 여동생이 오만원식 모으자고 해서 말했더니.. 우리 엄마도 환갑인데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 환갑도 얼마 안남았네 우리 엄마 우리 엄마..너무 화가 나서 그날 싸웠고. 이러한 일들때문에 아직까지도 돈을 합치지 않았습니다. 각자 돈으로 각자 알아서 하자구요.


친정, 시댁집들이 음식 준비하느라 같이 장보러 갔는데 잡채를 하려고 버섯을 고르니 목이버섯으로 해달라고 하더군요. 근데 우리집은 느타리버섯으로 하니까 요번엔 느타리버섯으로 하자고 다음엔 목이버섯으로 해준다고했더니 우리 엄마는 나 목이 버섯 좋아해서 그걸로 해준다고 하는데 너무 화가나서 그럼 잡채는 엄마한테 가서 해달라고 하라고 말하고 장보던것도 그만 보고 집으로 왔습니다.


항상 쇼파에 누워있고 바닥에 누워있고.. 집안일을 안하는건 아닌데 집안일을 은연중에 도와준다고 말을해서 집안일은 우리 둘다 맞벌이 하니 도와주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거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알겠다고 함께 하는거라고. 청소는 하자고 해야 하고 기분 좋게 해주지도 않고. 지저분한게 있어도 눈감고 넘기고.. 마치 엄마가 알아서 청소하겠거니 하는 행동들.


결혼하기전에는 주말에 친구들보다 저를 더 많이 보고 싶어하는 남자친구였는데 결혼준비를 하면서부터 청첩장을 돌려야 한다고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당연하다는듯이 친구들을 만나서 놀고 새벽 두시에 들어오는 남편..


결혼하고 나서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다담주에 해외로 워크샵이 있던 남편이었는데 중간에 있는 그 한번인 주말을..... 신혼여행 다녀오고 첫 주말을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고 새벽 2시 30분에 들어왔습니다. 연락도 나가놀면서 한번? .. 너무 비참하고 우울해서 친정가서 잤구요. (부모님은 나가서 놀다보니 그럴수도 있지 않냐고ㅎㅎㅎ)


같은 시기에 결혼한 친구는 주말마다 남편하고 데이트가고, 남편이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비교를 하기 싫었지만 신혼 생활이 너무 우울해졌습니다.


6월 10일에 친구들 만난다는 남편덕에 일요일에 영화보기로 했고 남편도 동의를 했습니다. 그러던중 9일 퇴근시간에 카톡이 하나 왔는데 친구들을 늦게 만난다며 영화를 보자고 하더군요. 순간 너무 화가나서 내가 니 친구 대타냐고 질러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말을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당일 저녁 7시까지 친구들한테 연락이 안오니 저보고 저녁은 어떻게 하냐며 묻길래 제가 알아서 한다니 하는 말이 친구들 안만나면 같이 밥을 먹자고 하더구요.


결혼하기전엔 내가 우선이었던 이 남자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결국 그렇게 나가 놀았고.. 취해서 1시에 들어와서 서재에서 코걸면서 대자로 누워서 자더군요. 어제 말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더 행복할것 같았던 내가 안행복하다고.. 그랬더니 친구들때문에 그러냐고 하면서 너는 집에서 얼굴보는 시간이 많으니까 라고 대답하더군요. 거기에 화를 내니 나쁜의도가 아니었다면서 이젠 친구를 안만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얼마나 친구를 자주 만났길래 이러는거냐고 하더군요. 물론 매주 만난건 아닙니다. 근데 우린 남들이 부러워하는 신혼이고.. 처음부터 친구들 만날때 행동을 잘못하지 않았냐고. 친구들 만날때 너 편하게 놀라고 내가 연락 안하는데.. 연락없고 새벽 두시, 두시반, 친구대신 나를 대타로 말하는 행동.


친구를 만나지 말라는게 아니라 친구를 만나더라도 내가 우선인것처럼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처럼만 해주면 되는건데.. 극단적으로 대답을 하는 남편에게 할말을 잃었습니다.


돈, 집안일, 나보다 친구를 우선시 하는 행동들....


사랑하는 사람을, 날 사랑해주던 사람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


제가 도대체 왜 결혼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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