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하면 할 수록
애정결핍증세가 심해지나봐
너를 안고있어도 더 꽉 안고싶고
너랑 같이 있어도 그립고
하루가, 아니, 반나절이 멀다하고 너가 또 보고싶어
그런 마음이 너무 심해져서
한번씩, 아주 가끔씩은
너가 아닌 다른 사람과
너와 했던 것들을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해
그 단물 빠질 껌같은 짜릿함 뒤엔
결국은 그들이 아닌
바로 너와 함께여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니가 이걸 알면 분명 화내겠지만
괜히 뭔가 소중한 걸 잃게 된 상황을 상상하며
그 소중함의 깊이를
새삼스레 되새기는 데서 오는 전율이라 하면
너는 이해하겠니?
아무튼,
너가 너라서 참 다행이고 고마워
사랑해
2.
원래는 하루가 끝나기 전에 오늘 하루 어땠냐고 꼭 문자를 보내던 애가 아무런 소식이 없다
바로 오늘 오후까지 같이 있었지만 말 그대로 매일 만나지 않으면 섭섭할 만큼 의지를 많이 하게 되었다
아마 내가 왠지 또 만나자고 할까 지레짐작하고는 통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나 곧 잘거야’ 라는 말이 무척 섭섭해서 그런가 보다
이런 울적한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그애랑 헤어지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천천히 준비한다
천천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되새김질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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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헤어진 지 일주일 째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허전하고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그 애는 내가 가장 힘들 때의 나를 견디지 못해서 항상 거리를 두고 싶어해왔고 끝내 도망가버렸다
그래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리하기도 쉬울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항상 그 애가 나로 인해 숨이 막힐까봐 -이미 조금 그러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무척 신경쓰였고
그 불안감 때문에 그 애를 달달 볶았다
그로 인해 숨통이 더 막힌 그 애는 나를 사랑한다 말했지만 동시에 내게서 멀어지고 싶어했었다
내가 여전히 사랑했고 아꼈던 사람에게서 그런 감정을 읽었을 때의 기분은
내 존재마저 거부당한 듯 참담하지만
관계란 나 혼자가 아닌 둘이서 유지하는 것 이기에
서러워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닫는다
그래 늘 그래왔듯이 그냥 잊어버리자
그애를 달달 볶던 와중에 내뱉었듯이
내 마음 속에서 그 애의 장례를 치르고 떠나보내자
그애가 너무나 그리워 사무치더라도
이미 닿을 수 없는 곳에 가버려 어쩔 수 없다는
그런 체념으로 버티자
헤어진 후 며칠 새 그 애의 정원에 빼곡히 심겨진 해바라기처럼
나도 이 허전한 마음을 다른 것들로 빼곡히 채울 수 있을까
우리가 결혼은 못 할 거라고 울면서 결론내렸던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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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울면서 결혼 얘기를 꺼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