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전으로는 기억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그 때부터 엄마한테 맞으면서 컸어
어린이집 가는 날에 엄마 립밤 몰래 바르고
같이 엘레베이터 탔다가 엄마가 이게 니 물건이냐고
뺨 때리고 막 뭐라 하고
그때 그래도 립스틱이랑 색 안나는 립밤이랑 구분은 할 줄 알았거든
그땐 엄마가 좀 감기기운도 있는데다가 내가 몰래 바른거니까
내 잘못이지만 그 나이때 뺨맞은게 아직까지 생생하네
어렸을 때부터 사소한 잘못들에 맞고 혼나고 하니까
거짓말도 자주 하게 됐고 눈치도 엄청 보게 됐어
거짓말 때문에 추운 겨울에 집밖에서 몇시간동안 내복만 입고 울었던 적도 있고
베란다에 옷 다 벗기고 쫓아낸 다음에 문 잠그고 안열어준적도 있고
근데 항상 혼날 때 화장실 문 닫고 창문 다 닫고
큰방 가서 문 잠그고 갇힌채로 혼나고 맞고 울면 더 혼나고 하니까
어딜 쫓겨나거나 맞거나 하더라도 소리내면서 울지도 못했어
내가 느껴도 큰잘못이다 한 일들도 많지만
뭐 대부분 음식을 남기거나 엄마 말에 그게 아니라고 우기거나
아무튼 그런 사소한 일에도 되게 심각하게 혼났어
내가 매운걸 잘 못먹는 편에다가 고사리 이런걸 못먹는데
육개장 남겼다고 나한테 그릇 던지고 빗나가서 깨진 적도 있고
밥 먹다가도 내가 깨작깨작 먹으면 아빠가 밥상 엎고
항상 소리 질러서 아직까지 나는 조금만 큰소리 들려도
움찔하고 놀라고 좀 떨고 그래
차타고 가족끼리 가는 경우에도 난 뒷자석에 타있으니까
맞거나 할 일은 없었는데 화가 나면 항상 달리는 와중에도 차 급제동하고
이러다 사고 나면 다 니탓이라고 욕하고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 지르고
문 잠그고 먼저 출발해서 항상 울면서 그자리에 그냥 서있거나
차랑 반대방향으로 걸어갔는데 차랑 반대방향으로 갈 때는
늘 다시 돌아와서는 차안에서 막 때렸어
집에서는 늘 파리채나 나무막대기 아니면 효자손로 맞았는데
파리채나 효자손이 한달에 한번씩은 부러졌던 것 같아
그러면 당장 다용도실로 가서 나무막대기 꺼내와서 때리고
나는 나 빼고도 다들 이렇게 혼나는 줄 알았어
내가 당연히 잘못한거고 내가 바르게 커라고 엄마아빠가 이렇게 따끔하게 혼내는구나
근데 점점 크면서 청바지로도 맞아보고 로션통으로도 맞아보고
하루는 학교 가는 길에 엄마가 태워줄 일이 있었는데
내가 그날따라 좀 늦게 준비해서 엄마가 화나서
엘레베이터 기다리는 동안 가방으로 막 때린 적도 있고
구석에서 얼굴 막고 하지마세요 하면서 우니까 옆집 다 들린다고 조용하라 하고
가방에 무슨 쇠에 얼굴이 긁혀서 피 흘러내린 적도 있고
그거 발견하니까 그때서야 밴드로 붙혀주면서 다시는
회초리 아닌 다른 걸로 때리지 않겠다 얼굴은 때리지 않겠다
솔직히 그걸로도 좋았어 항상 혼날 때마다 엄마가 회초리를 들고는
몇대 맞을래 물어보고는 솔직히 거기서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울면서 잘못했어요만 반복하면 닥치라고
그러게 잘못할 짓을 왜하냐고 머리랑 명치쪽이랑 온몸을
회초리로 다 찌르고 와중에 변명하면 입 바로 때려버리고
맞다가 진짜 너무 아파서 도망가면 머리채 잡고 끌고와서 더 때리고
할아버지댁 가서도 사촌이랑 싸운 일이 있는데
방에서 문잠그고 입에 손수건 물린 채로 막 맞은 적도 있어
이모들은 내가 이렇게 맞는 거 다 아니까 엄마도 말려보고
이제 너 중학교 들어가면 다 컸으니까 이젠 말로 해달라 부탁해보라기도 하고
나도 그렇게 부탁했는데 욕 쓰는 건 더 심해지고
이젠 교복 입으니까 티 안나게 하려고 허벅지 이런데만 골라 때리고
보통 엄마한테 혼나면 아빠가 감싸준다거나 한다는데
내가 혼나는 걸 보면 아빠는 옆에서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말리지도 않고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고
또 엄마도 아빠만 오면 욕 쓰는 건 멈추고 때리기만 하고
게다가 욕이란 욕은 다 들어먹고
심하게 맞은 다음에 엄마가 혼내는 걸 듣고 있으면
엄마가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도 온몸이 움찔하고
너무 울어서 눈이 살짝 풀려 있고 딸꾹질 같은게 나오는데
나보고 연기하지말라고 진짜 역겹다고 오히려 더 때리고
혹시 자기 몰래 약하냐면서 눈이 왜 그러냐고 뺨 때리고
또 얼마 전에는 접시 던져서 내 발밑에서 던져서 그게 깨지고
내 발등에 다 박혔는데도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계속 혼내고
게다가 진짜 억울해도 입을 조금이라도 열면 바로 머리채 잡고
발로 밟고 뺨때리고 진짜 부엌에서 칼 찾아와서 찔러버린다 하고
하루는 하도 머리채잡고 끌려다니고 머리만 집중적으로 맞아서
그자리에서 토하고 경찰에 신고하려던 적도 있는데
그러면 진짜 집에서 쫓겨날 것 같고 또 이건 내 잘못이고 나는 그냥 혼나는 중이다
이게 머릿속에 가득차서 그럴 엄두도 안 나
시험 끝난 날이라서 애들이랑 논다고 화장하고 집에 돌아온 적도 있는데
니가 술집여자냐 창녀냐 하면서 물티슈로 얼굴 박박 닦는데 코뼈가 뭉개지는 줄 알았어
고등학교 올라온 지금은 더 심해
입에 ㅅ발은 기본적으로 베여있고 뺨은 기본으로 맞아
하루에 개돼지만도 못한ㄴ이라는 말 진짜 많이 듣고
지 애미애비도 못알아보는ㄴ부터 시작해서 그냥 듣는건데도
너무 괴롭고 화나고 그래
게다가 가위도 던져서 바로 내옆에 벽에 꽂힌적도 있고
내가 진짜 죽고 싶다고 그만좀 해달라고 하니까
그게 니 낳아준 애미한테 할 소리냐고 그래 잘됐다
니 죽는거 도와줄게 뭐로 맞을래 하면서 매부터 꺼내와서
미친듯이 때리고 밟고 뛰어내리라면서 베란다쪽으로 밀고
게다가 이젠 아빠도 날 때리기 시작했어
아빠한테는 어렸을 때부터 그냥 등짝같은 곳만 맞았고
손톱 물어뜯는 습관 생겼을 때 빗으로 손가락 맞은 일 밖에 없었는데
남자친구 생겼을 때 하루는 병원 간다고 조퇴하고
병원 갔다가 외출인 척 다시 학교 가서 남자친구 만난 적 있는데
아빠가 학교에 전화하고 선생님들한테 진짜 망신 다 당하고
아빠가 학교에 나 데리러 와서 집에 간다음에
바로 개ㅅ발년아 너는 내말을 개ㅈ으로 듣는거냐 뭐냐
하면서 머리만 때리고 내가 바닥에 철푸덕 쓰러지니까
어딜 앉냐고 다시 머리채 잡고 바닥에 질질 끌고 와서
또 때리고 스타킹 다 찢어지고 다리에는 바닥에 끌려서
피 다 나고 귀도 같이 심하게 맞았더니 그날 밤에 귀가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귀가 먹먹하고 속은 메슥거리고
맞다가 죽는게 이런거구나 느꼈고 그때는 아빠가 나를 많이 아끼는구나 이생각 했어 바보같이
같이 뭐 먹다가도 내 대답이나 행동 맘에 안들면 바로 내쪽으로 상 엎고
수저 다 던지고 때릴려 하고 아니 때리고.
한 번 때리고 나니까 이제 내가 아예 딸로 안 보이나봐
뭐만하면 소리 지르고 나만 보면 한숨 쉬고
둘이 항상 내가 너무 창피하다고 회사에선 다들
자기 자식 자랑 한다는데 혼자 조용히 있으면 얼마나
체면 구겨지고 자존심 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얘기하고
내 인생은 그냥 답이 없어
집에 엄마아빠나 이렇게 셋만 사니까 내편이라곤 하나도 없고
이런 얘기 창피하고 내가 불쌍해서 얘기할 사람도 없으니까
일기에다 얼마전까지 썼는데 엄마가 그 일기 몰래 보고는
내앞에서 하나하나 다 소리내서 읽으면서 나 때리고
가족에 편이 어디있냐면서 막 혼자 상처받은척 하고
뭔 일만 있으면 이젠 아빠도 나를 때리니까 막 나 때리면서
계속 그따구로 굴어봐 이제 니아빠 회사에서 돌아오면
다 말해줄테니까 니 아빠가 어쩌나보자 이러고
나 비꼬고 비교하고 뒤에서 들으란듯이 까대는건 일상이고
난 따지거나 이런 것도 못해 해봤는데 거기서도 꼬투리 잡고
듣고 싶은것만 들은 다음에 이해하고 싶은대로 이해하고
또 내가 반항하듯이 답하면 그걸 굳이 꼭 내흉내 내면서 따라하고
그거에 더 화나서 나한테 욕하고 때리고 발로차고
질문도 답 다 정해놓고 하면서 내가 억울한 부분이라거나 그런걸 말하면
그래 계속 니잘못 인정안하고 그렇게 말해봐라 니한테 뭐가 돌아오는지
이러면서 비웃고 그래놓곤 티비에 후원 그런 영상 올라오면
너는 행복한 줄 알아라 맨날 따신밥 얻어먹고 사랑받고 살고 얼마나 좋냐고 자꾸 물어보고
그러면서 항상 저런 걸 보고나서 나보고 느낀 점 말해보라하고
항상 못해준게 뭐가 있어서 니가 이러냐
똑바로 잘 가르쳐놓으면 뭐하냐 니가 이따구로 구는데
그러고 요즘은 엄마가 때릴려고 하면 내가 손이나 물건 잡은적도 있는데
자기 때릴려고 한거냐면서 아빠한테 그런 식으로 이르고
내 머리채 잡고 막 흔들면서 니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고 막 뭐라하고
가끔 엄마가 정신병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
이젠 사람들 있던 말던 아예 상관 안하고 나한테 이러니까
심지어 식당에서도 그래서 내가 눈치 보는것도 더 늘어났고
더 소심해지고 애들이랑 잘 어울리지도 못하게 되고
왕따도 심하게 당한 적 있는데 그런거 말하니까
그게 왕따시킨 애들 잘못이냐고 니가 왕따당할만하게 굴었으니까
애들이 너를 따돌리는 거지 라면서 위로 하나 없이
오히려 더 혼내고
이런 거 위클에 말하기는 또 그렇잖아 막상 내가 말같은걸 누구앞에서 잘 못해서
또 엄마아빠 이상한 사람 안만들려고 내탓으로 돌려서 얘기하다
그냥 내 잘못때문에 조금 심하게 혼났다 이런식으로 될것만 같고
경찰에 신고하는 건 너무 일 키우는 것 같아
그래도 학교 졸업하고 대학 갈때까지는 경제적 지원도 필요할꺼고
아무리 엄마아빠랑 사이가 이 지경이더라도 난 아직 어리잖아
뭘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어 자존감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자해도 칼자국 사라질때마다 계속 하고
진짜 나 너무 힘들어
이 글 솔직히 세줄 보다가 너네가 너무 길다 싶어서
안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 욕도 많이 먹을 것 같구
근데 나 진짜 죽고싶어 집밖에서도 집안에서도
사람취급을 못받고 사니까 난 이제 뭘 어떻게 해야될지
당장 생각나는 말들만 적어서 이상할 수도 있고 미안해
그런데 과장 같은거 지어낸 거 하나도 없고 또 이건 갑자기 왜 쓴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이런데라도 털어놔보고 싶었어
내가 넷도 많이 하고 한데 이미 넷상 애들이랑도
어느 정도 친분 쌓아놓은 상태에다가 정상적인 애들도 없어서
이런 얘기 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음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내가 더이상 안 힘들려면 자살이 답일까
나 하나 없다고 신경 쓸 사람도 없을테고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