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두브로브니크 여행갔다가 기분나쁜 인종차별을 당하고 와서 글 써 봅니당..
글재주가 없어도 그냥 한번 읽어주시고 이런 일도 있으니 조심하자-차원에서 봐주세요.
저는 현재 유럽에 거주중이구요. 유럽살면서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 당하긴 하지만,
대놓고 하는 사람들은 없어서 그냥 사는게 다 그렇지 뭐~ 이렇게 넘기는 편인데요.
지난달 가족들이랑 두브로브니크 여행가서 성벽투어를 갔는데,
제 남편이 저만치 앞서가서 걷고 있는 저를 찍고 남편이 찍은 사진 확인하는 동안
저는 남편을 지나쳐서 갔어요(성벽폭이 좁기 때문에 일행이 몰려 다니지 못하고
한명씩 일렬로 서서 걸어갑니다)
암튼 지나쳐 걷는 중에 남편이 갑자기 제 뒤에 서 있는 외국인 남자를 부르는 거에요.
응? 뭐지? 하고 뒤돌아보는데 남편이 그 남자에게 사진기를 들이밀면서 따지기를
(대화체로 쓸게요)
남: 너 왜 내 와이프한테 욕하냐?
외: 무슨 말? 나 그런적 없는데?
남: 사진에 다 찍혔어. 왜 내 와이프한테 X큐 욕하냐고.
외: 나 그런적 없어.
남: 사진봐봐. 제대로 찍혔어. 사과해.
외: 어? 난 안 보이는데.
이러고 그냥 무시하고 가버리는 거예요.
남편이 너무 열받아서 쫓아가서는
남: 여기 사진 다 찍혔다니까? 봐보라고. 왜 욕하냐고.
외: 아니야. 나 그냥 코 긁으려고 한거야.
남: 이거 사진 보라니까?
외: 안 보여. 안 보여
이렇게 남편은 사진을 보고 얘기해라~ 사진을 봐라~,
그 외국인 남자는 계속 안보인다. 안보인다. 이런 대화를 계속 주고받다가
손을 휘휘 젓더니 우리를 지나쳐 가버리는 거죠.
남편은 부글부글하다가 다시 쫓아가서는 그 남자 뒤에 서 있던 부인한테 갔어요.
남: 이 사진 좀 봐. 니 남편이 내 와이프한테 이렇게 욕했는데 니가 한번 봐봐.
그부인: (대충 보는 척 하더니) 아니. 안 보이는데
남: 잘 보라고. 니 남편이 이러고 있다고.
이렇게 실갱이하는데 그 외국남자가 와서는 자꾸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방해하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부르라고 해~ 불러불러~ 우리 사진있어~ 이러는데
그 남자는 자기 와이프 데리고 얼른얼른 도망치듯 가버렸어요.
사실 저는 그 당시엔 사진은 못봤구요. 기분좋게 여행왔으니 기분 풀고 우리는 우리시간
즐기자고. 이렇게 남편 달래고 집에 왔는데. 사진 보니 기가 막히네요.
사진은 확대한거예요. 남자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고. 뒤는 그 사람 부인입니다.
앞에 흰 모자쓴 사람이 저구요.
혹시나, 길막해서 욕먹었다고 하실 분 계실까봐서 설명드리자면
서서 길막하고 있지 않고 저는 계속 걷고 있었고, 걷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찍은 거예요.
길 막으며 사진찍는 것도 싫어해서 저기까지 갈 동안 서있는 사진 찍을 땐 벽에 붙어서
사람들 지나갈 수 있게 찍었었구요. 저 사람이 열받을 만한 행동은 없었습니다.
근데 이게 코 긁으려고 한 걸로 보이나요?
사진을 보니 저한테 욕했다기 보다는 그냥 저희 일행을 향해 날린 듯 해요.
영국국기가 그려진 가방을 들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던 이 사람이
그간 아시아 사람들에게 얼마나 갖은 인종차별과 욕을 해오고
저희같이 멋모르고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여행다니면서 찍은 사진 바로바로 확인하지 않잖아요. 다 집에 가서 사진정리하면서 보지.
이번엔 남편이 사진확인하는 중에 그것도 사진을 확대하면서 보다가 발견한거구요.
그래도 저렇게라도 그 자리에서 따질 수 있어서 속은 좀 풀렸어요.
집에 와서 봤으면 찾아가서 따지지도 못하고 열받잖아요.
그리고 저 인간도 지금까진 되는대로 행동하고 다녔어도 이젠 함부로 저렇게
대놓고 욕하지는 못할거란 생각이 들어요.
저희 둘다 키도 작고 몸집도 왜소한데 득달같이 따질 줄 몰랐겠죠.
아무튼 그냥 저런 일이 있었다고 하소연도 하고 싶었고,
여러분들도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주위도 잘 둘러보고 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입니다.
마무리 어떻게 하지?
그럼 더운데 건강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