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자친구한테 이별 통보해놓고 온몸이 아프고 힘든 여자입니다.남친은 미친 듯 매달리는 중이구요.
제가 이별을 한 이유는 제 가정사 때문입니다.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빠가 좋은 아빠 나쁜 남편, 시댁 헬게이트입니다.
저희 엄마가 외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셔서 애정결핍이 좀 있습니다. 본인이 올바르게 자라고 잘하면 사랑받을거라고 젊으셨을적에 많이 착각하셨어요.저희 엄마 공부 잘하셨고 직장도 다니시면서, 아빠 대학등록금도 내드리고 영어 학원도 보내주고 옷, 신발사주고 결혼하셔서 아빠 직장 툭하며 때려칠 때 공무원 교재랑 학원도 끊어주시고 친가에 수술 후 못 걸으셔서 보조기 찬 저희 엄마에게 친할머니 김치드시고 싶다고 지랄해서 엄마가 김치도 손으로 일일이 담가다 드릴 만큼 엄청 효도하셨어요.저희 큰엄마 큰아빠도 저희 엄마라 그러면 안쓰러워하고 예뻐하고 의지할 만큼 엄마 사람한테 잘하고 예의바르시고 경우도 밝으세요.
그런 저희 엄마 지금 결혼으로 우울증 지체장애 4급 빛 3억 전업주부 무능력자 됬어요. 엄마 직장 그만두라고 한 것도 아빠고, 공무원 공부하라고 준돈 다 노는데 쓴것도 아빠고 아빠 회사 꽂아준것도 저희 엄마시거든요. 엄마는 대학도 좋은데 나오셔서 직장도 좋은데 다니셨고 집도 혼수도 외가에서 외삼촌들이 해주셨거든요(아버지가 직장을 적응 못하시고 그러셔서). 그 옛날에 남자가 집 해오는게 관습같이 여겨지던 그 옛날에요.저희 엄마는 속옷도 다 찢어진거 입으시는데 저희 집 창고에는 아빠 취미생활로 꽉차서 저희 물건을 못 넣을 만큼 차있어요.
그렇게 엄마가 완벽하게, 희생적으로 했는데(저희 엄마 심지어 요리도 운전도 겁나 잘해요...지금 저희 가게 메뉴 중 베스트는 다 엄마가 직접 개발하신 것들입니다. 유명해요), 엄마는 자꾸 바보 병신이 되가요.엄마의 약점은 바로 돌봐줄 사람이 항상 평생 없다는 것 입니다. 양부모님 두분다 안계셔서 친정도 없고 남겨주신 유산도 저희 집 빚 갚는데 써서 엄마는 의지할데가 없고 오로지 맏딸인 저만 엄마의 유일한 편입니다.남편과 싸워도, 몸이 아파도, 우울증이 도져도 한국땅에 엄마 혈육은 저뿐이거든요.
결손가정인 저희 엄마를 할머니가 몇십년을 무시하시고 쌍욕하시고 괴롭히시니까 엄마가진짜 온몸이 망가지고 정신이 엄청 나약해지셨는데 예전에 수술 후유증까지 도져서 지금은 신체도 정신도 모두다 엉망입니다.
그런 힘없는 엄마를 아빠가 은퇴하시고 자영업 하시는데, 장사가 안되시니까 그 히스테리를 엄마한테 부리시는데, 엄마가 자립 능력이 없다는 걸 알고 아빠가 엄청 무시하고 막말을 합니다.더 큰 문제는 이미 엄마 정신상태가 많이 피폐해졌는데, 아빠가 딱 하나 정말정말 잘못되게 인격 형성되신 점이 화나면 대상이 누구든 욱해서 막말해도 되는게 당연하다고 진짜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아빠가 이기적으로 생각하는거나 화나면 아무말이나 해도 된다고 생각을 실제로 하시고 그 생각을 실제로 말로도 자신있게 하십니다.아빠가 자꾸 할머니늘 닯아가요. 왜냐면, 저희 할머니가 저렇게 생각을 하시거든요.저게 제가 유추하거나 추정한게 아니라 할머니도 아빠도 자신있게 '당연히 사람은 자기가 우선이지, 이기적인게 왜 나빠?" 라고 얘기를 실제로 하십니다.
저는 처음에 아빠가 그냥 화나서 그냥 실수하신줄 알았는데, 아빠가 당신 스스로 얘기를 그렇게 하셔시더라구요. 할머니도 같은 얘기를 하시구요.그때 이게 자기 엄마를 보고 자라서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할머니가 부잣집 외동딸이었는데 돌아가신 할머니의 언니 되시는 할머니가 저희 엄마 손을 꼭 잡으시면서, '우리 엄마가 막내라고 아들도 안주는 흰 쌀밥을 00이는 멕였다. 아들도 못 먹는 쌀밥먹고 자란 애니 아가 니가 고생길 훤하구나' 그러셨었데요.
사실 부끄럽지만, 저희 친가 조부모님 두분이 모두 부자집 외동 아들, 막내딸로 만나셔서인격 형성이 정말 정말 희한하게 되있으세요. 어른이 아니십니다.
여튼 저런 이유로 친정도 없고 의지할데도 없는 저희 엄마는 제 어릴 동안 엄마로서 살지 못하시고 저를 엄마처럼 여기면서 사셨어요.제가 사춘기를 보낼 때도, 학교에서 학교 폭력으로 힘들 때도, 아플 때도, 고민이 있을 때도 저는 엄마한테 기댈 수가 없었고 지금도 어제도 오늘도 오로지 엄마는 제게 죽고 싶다고, 이혼하고 싶다고, 어린 동생만 아니면 빨리 도망가고 싶다고 하십니다. 엄마가 차마 말 못하시는 말은 자기를 데리고 도망가달라라는 말인 것 같아요.
남자친구는 진짜... 결혼하면 변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본 모습으로는진짜 전 세계에서 1위 남편감 찾으라고 그러면 제 남자친구일거에요.남자친구는 가정의 우환이 없는 친구에요.남친이랑 제 사이는 불이 타다 못해 주변을 태워가고 있고요.
그런 불같은 사이인데도 저는 불안함과 불행함을 느껴요.엄마의 불행함을 저는 제 모든 인생 내내 받아오고 들어주고 처리해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엄마 아빠 다 계신데 의지할데가 없다고 느껴지고 항상 우울하고 희망이 없는거 같아요. 제가 제 나이답게 언제 한번 어린애처럼 굴어봤을까 상상을 하면 그런 기억이 없어요.
어릴 때부터 남친 만나기 전까지 타인을 회의적으로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사람들은 남자고 여자고 노인이고 중년이고 다 죽여버리고 싶을만큼 다 못된년 못된놈인줄 알았아요.일베나 메갈 김치녀 된장녀 한남 강남 사모님 맘충이 불륜 세컨드 첩살이 등등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하는 못된짓들을 저희 조부모님과 고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고 계셨거든요. 부끄러웠고 쪽팔리고 무서웠어요. 그런 시댁에서 살아남은 엄마가 불쌍했고, 그런 자기 부모님을 자식인 제게 창피해하시면서 사신 우리 아빠도 너무 불쌍했어요. 사실 아빠가 10대 20대 30대 중반까지 방황한 이유는 자기 부모님 때문이시거든요.
우리 불쌍한 아빠가, 자식인 제게 자랑할거라곤 나는 자식한테 그러지 않겠다라는 마음, 자식사랑하는 마음 딱 두가지셨죠. 저는 그런 아빠가 안쓰럽고 챙기고 싶은데 아빠가 자꾸 할머니를 닮아가서 너무너무 걱정스러워요.
이런 상황에서 저도 모르게 성격이 변했어요.남친에게 마음을 의지하게 되고 어느날 단 하루 남친이 피곤해서 일찍 쉬어 못 만나는 날이면, 너무 힘들정도로 제가 사랑을 하는 거에요. 무섭게.
남자친구가 제 집안사정을 솔직히 겪어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여자처럼 공감해주겠어요. 그걸 알면서도 엄마의 불행 쏟아냄을 받아낸 저처럼 남친이 심리적 보상을 해주길 바라게 되더라구요. 바라면 안되는데.게다가 남친은 더 맘 약해지게 제발 자기한테 말하라고 그렇게 하라고 제발 의지를 하래요.
근데 제가 겁이나요. 의지를 못하겠어요. 너무 의지해서 남친이 떠나갈정도로 자제를 못할까봐 무서워요.
제가 오래 엄마의 불행을 받아낸 만큼, 그게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나중가면 진절머리 나는데모른척하기도 힘든 그런 딜레마라는거 누구보다 더 더 더 더 잘 알거든요.저도 힘들어봐서, 그걸 남한테 의지하는 순간 힘들 때 담배찾듯 술 찾듯 마치 중독처럼 변해가는것도 너무 잘 알거든요.저는 점점 남친을 의지하고, 남친이 엄마에게 제가 했듯이 보상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나날이 커져서 나중엔 남친의 우정을 받는 남자친구의 남자 친구도 질투하고 더 나아가서는 남친의 무탈한 가정 조차도 남친에게 질투와 부러움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걸 알게된 순간, 제가 빨리 남친 세상에서 나와야될거 같았어요.그리고 무서웠어요. 제가 저 착한 남자 인생 잡아먹을까봐. 이미 좀먹고 있을까봐.엄마가 내게 그랬듯, 내가 불행을 저 사람에게 쏟아내면서 힘들게 할까봐.보상을 바랄까봐.
그래서 솔직히 얘기를 했어요. 빨리 가라고. 빨리 최대한 정리해서 가라고.그랬더니 못간다고 계속 매달리는거에요. 그때 죄책감과 동시에 맘이 약해지면서이 남자를 갖고 싶었어요. 둘다 결혼을 원하는 사이였는데, 그 와중에도 순간, 이렇게 날 사랑해주는 착한 남자가 아빠처럼 돌변해서 나를 엄마처럼 고생시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을 갖었어요.
남자친구에게 그런 프레임을 씌우지 말자고 하면서도 내 부모가 그러니까 판단이 흐려지는거에요.
제 가족문제는 골이 매우 깊어요. 조부모님들의 부부 싸움(친가)과 사별(외가)이 2대인 저희 아버지 어머님 유년기를 매우 힘들게 했고 저희 아버지는 이기적으로, 저희 어머님은 애정결핍으로또 2대인 제 부모님과 조부모님들간의 갈등으로 그 갈등의 간극은 저와 제 남동생이 받아내고 있는 상황이에요.
어쩌면 부모님 중 한분이 돌아가시거나 이혼을 하셔야 끝날거 같아요.저한테는 가족문제가 평생을 매달려있는, 앞으로도 매달려있을거 같은 짐이에요.그래서 지금 저렇게 호기롭게 자기를 믿고 의지하라는 남친도 제겐 시간이 갈수록 고통이 깊어지는 문제인데 남친에게는 진절머리날 것 같은 문제로 전락해서 제가 미친듯이 서운하고 서러울 것 같은 저만의 지례짐작이 자꾸 생겨요. 제가 엄마한테 그랬었으니까.
가정사 복잡한 여자랑 결혼해서 파경직전인 저희 부모님을 보고 있으니까, 마음이 복잡해요. 남자친구는 이대로 돈 좀 더 벌고 이직해서 저랑 결혼하는 평탄한 과정을 생각하고 있는데 제가 뜬금없이 헤어지자고 해서 엄청 놀랬을거에요.
혹시 저랑 비슷한 애인을 두고 계신 분이나 제 입장이신데 결혼을 감행하신 분들 계시면 조언 좀 주세요.지금 머리속에서 용기있게, 그냥 우리 엄마가 재수 없는거라고, 나랑은 다르다고, 남친한테 의지하면서 제 멘탈 좀 잠시 빚지고 질러버릴까요.아님 남친 인생을 위해 미리 싹을 자를까요.
남자분들, 자기랑 함께 해결해나가자고 하는 제 남자친구가 제가 고민하는 부분, 두려워 하는 부분을 이해하고 진짜 감당이 될 거 같아서 하는 말일까요?장남 장녀 분들, 본인 가정문제 안고 결혼을 하는게 과연 옳은걸까요? 어떻게 하면 저희 부모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두 눈 딱 감고 집안을 무시하면 뒤가 편해질까요? 혹시 무시하고 강짜 감행하신 분 계신지.
조금이라도 비슷한 경험 해보신 분이면 도와주세요.방법이 있다거나, 희망이 있다거나, 제가 지금 나약해져서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거나.지금은 서로 죽을거 같아도 눈 딱감고 헤어지면 서로 후일이 불행하지 않다거나,지금 잡지 않으면 100%로 후회한다던지, 이미 지나가서 정답을 보신 분들 제발 얘기해주세요.
저보다도 상황 안좋았는데 해결해주신 분이 오셔서 조언해주셨으면 좋겠어요.그분께 죄송하지만, 그분과 비교하면서 이만하면 역경도 아니라고... 합리화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