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판에 왔네요..
두서없이 전개되어도 양해 부탁드려요..
저는 31살 남자입니다..
17살에 첫눈에 반해서 6년을 기다렸고 1년을 만나다 헤어졌었습니다.
헤어지기 일주일 전 여자친구가 저한테 물었어요.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아주만약에 헤어지면 어떻할거냐고.
그래서 저는 아주 만약에라도 헤어진다면
10년 뒤에 성공해서 나타나서 꼭 데려가겠다고 했어요.
그 약속 지키라고 결혼은 꼭 저랑 할거라고 저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고.
그리고 일주일 후에 헤어졌어요..
그 친구는 공부도 잘하고 예쁜 친구였어요.
친구의 언니와도 친하게 지냈었죠.
저는 어릴 때 체육관을 차리는게 꿈이었고 체육관 하는데 학벌이 뭐가필요하냐고 대학교
자퇴를 했었어요.
그 친구는 저에게 편입했으면 좋겠다고 부모님이 바라시는 사위의 눈높이가 높으시다 하셨었죠.
저는 열심히 준비했어요. 시험을 보기도 전에 헤어져버렸고, 공부가 적성이 아니던 저는 편입도 안되었어요.
전 그 친구를 잡고싶었고 멋지게 나타나고 싶었고 약속을 지키고 싶었어요.
왜 그렇게 멍청하고 순진했는지, 아직 2년 남았다고 생각하고 바로 어제까지 살고있던
내가 바보같네요.
몇시간전에 친구의 언니에게 청첩장을 받고 이야기하다가 그 친구 소식을 들었어요.
저는 8년만에 만날 그 친구에게 어떤이야기를 해야할까. 떨리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이미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몰랐냐고... 이미 아이가 돌을 지났다고
하더라구요.. 잠깐 멍하다가 가슴이 이상하더군요..
생각해보면 연락한번 못하고 멍청하게 성공에만 집착해서 일에만 몰두했던 제 자신이
멍청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시간을 돌려서 26 27 살로 돌아가면 그 친구에게 다가 갈수 있었을까요..
그 시절 저는 학벌도 아무것도 없이 온갖 궂은일 안가리고 번 돈으로 창업하고
망하고를 반복하던 볼품없고 힘든시절이었거든요..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던 스스로 뱉은 약속이 족쇄가 되어버렸어요.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대단한 성공 이런건 아니지만 남 부끄럽지 않게 여유도 생겼는데
이제 그녀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것 같은데...
벌써 아이엄마라네요..
같이 흘러가지 못한 스쳐지나간 인연이 되어버렸네요.
마음속 안에 23살의 제가 울고 있네요..
친구의 언니는 결혼식에 와서 그 친구를 보면 놓아질거다 하는데..
가서 현실을 마주해야할까요??
그녀를 만나면 마음속 23살의 저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그냥 외면해야할까요.. 잘살고 있는 그친구가 안고있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이상 할 것 같아요.. 그게 아픔일까봐 무서워요..
사업에서 무너지고 힘들 때마다 빨리 일어서고 재기해야하는 이유였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너무 보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잠도 못자고 밤새.. 울렁이는 가슴만 붙잡고 있네요..
그 친구 보고 와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