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나라 공주 미인은 티벳의 늠름한 도적 나소호를 짝사랑했다.소호는 반천운이라 불리며 악명 높았지만 언젠가 마차 안에서 그를 본 미인은 첫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소호는 그때 그녀의 곁에 같이 있던 시녀 원청쇄에게 반했다.청쇄를 못 잊은 그는 다시 그녀를 만나길 갈망했고 밝고 맑은 성격의 청쇄는 처음에 악감정을 가졌었지만 그래도 그의 맘을 받아들여 주었다.연인이 된 그들.잠시 행복했지만 이를 눈치챈 미인이 청쇄를 다른 이에게 첩실로 보내려고 했다.그것도 욕심많은 늙은이 마국안에게.그는 딱 간신배 스타일이었다.
위기에 빠진 청쇄는 소호에게 달려가 사정을 털어놨다.소호는 도망가자며 나와 함께 살자고 말했다.청쇄는 좋다며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다고 대답했다.그러나 그녀의 고모 자매는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조카를 이용해 옛 시황제의 보물 마군사리와 귀역기서를 얻으려던 그녀는 둘의 도망 계획을 눈치 채고 말았다.자매는 약속은 다 잊었냐며 청쇄를 다그쳤다.
청쇄: 이제 그 일은 그만하고 싶어요.오랫동안 해왔지만 그래서 그것들을 찾았나요?어디에도 없잖아요!
자매: 원청쇄,네가 내 발등에 기어이 도끼를 찍는구나.그래서 그 놈팽이를 따라가려고?
청쇄: 제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고 의지하는 사람이에요.
자매: 그동안 내가 해줬던 모든 것들은 다 까먹었나 보구나,배은망덕한 것.청쇄,넌 네가 진짜 원청쇄인 줄 알지?
청쇄: 무슨 소리에요?
자매: 나소호를 따라가는게 과연 최선일까?잘 생각해 보려무나.
청쇄: 내가 원청쇄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자매: 좋을 대로 생각해라.
그녀는 뜻모를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청쇄는 이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졌다.내가 내가 아니라니...?약속한 날짜가 되었지만 그녀는 이 의문을 풀지 못했다.소호가 데리러 왔지만 그녀는 기다려 달라며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녀가 간 곳은 영취사였다.일전부터 위비가 자주 다녔던 절이었다.자매는 대왕에게 총애받는 위비의 상궁이었으니 이곳에 실마리가 있을 터였다.청쇄는 그곳에서 숨겨진 책을 하나 발견했다.사라진 단목 집안에 관한 책이었다.실종된 소녀 단목련...청쇄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그리고 직감적으로 단목련이 자신임을 알았다.
청쇄: 소호,나는 원청쇄가 아니야.니가 알던 내가 아니라고.
소호: 무슨 말이야?대체 왜 그래.
청쇄: 나는,나는 지금은 없어진 단목 집안 사람이야.시황제의 보물들을 지켜왔어.그런데 나는 모종의 이유로 기억을 잃었고..고모에게...
소호: 그 자매란 여자,꺼름칙하고 마음에 안들어.네가 에 집안 사람이든 난 상관없어.어서 떠나.
청쇄: 안돼!그럴 수 없어.지금 떠나면..
소호: 뭘 망설여?이제와서 두려운거야?
청쇄: 기억을 되찾아야겠어.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거야.
미인은 청쇄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귀엽고 예쁘장한 첩실을 새로 들일 생각에 기분 좋았던 마국안은 인 공주 쪽에 사정을 물었다.미인도 영문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소호와 튀었을 거라 여기고 잡으란 명령을 내렸다.그리고 소호도.그녀는 소호를 자기 남자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접지 않았다.
미인의 큰언니이자 초왕의 적장녀 미주는 자신에게 알랑방구 뿡뿡 뀌고 온갖 못된짓 하고다니는 미인을 싫어했다.그래서 그녀를 골탕먹이고자 가엾은 청쇄를 먼저 확보해 그녀가 잡을 수 없도록 보호해 주었다.청쇄는 감사하다며 은혜 갚을 길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미주는 곧 진나라로 시집간다며 자기가 가면 지켜줄 이가 없으니 알아서 잘하라고 말했다.모든게 두렵고 겁이 난 청쇄는 단목집안에 대한 궁금함을 접고 다시 떠나려 했다.허나 자매는 그녀를 악착같이 찾아내 협박했다.끝내 소호는 자매에게 칼을 들이대며 위협했고 그제서야 두 사람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깨에 기대어 우는 청쇄에게 소호는 이제 아무것도 생각 말라며 어르고 달랬다.그의 고향,철장으로 가는 길에 초나라 주 공주가 진나라로 시집가는 행렬이 보였다.은인 미주에게 청쇄는 멀리서나마 감사의 절을 올렸다.머릿속엔 자매의 목소리와 단목 집안에 관한 책이 벌레처럼 웅웅거렸다.그녀에게 자매가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