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1년차 30대 부부입니다.
현재 고양이 두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남편이 분양받아주었어요) 반려묘를 그닥 예뻐하지 않는 남편이 개를 한마리 더 키우자고 하는데, 이 문제가 끝없는 부부싸움으로 계속 번져 판을 보시는 여러분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ㅜ
(남편과 함께 볼꺼예요)
우선 저는 엄마가 어릴때 돌아가셨고 외동이며, 남편은 부모님모두 계시고 4남매로 자랐어요.
저는 아기는 이쁘기는 한데 막상 누가 애기좀 봐줘~해서 둘이 남게 되면 식은땀만 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당황스러워요.
아기들이 싫지는 않으나 혹시 아기봐달라고 할까봐 아기를 싫어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학생때도, 직장인인 지금도 후배보다는 선배가, 동생보다는 언니/오빠가 편합니다.
그래서였어요. 남편이 제가 누군가를 돌보고 챙겨주는게 서툰 것 같다며 저와의 연애시절, 어느날 갑자기 잠깐 나와보라고 해서 나갔더니 새끼 고양이를 제품에 안겨주었어요.
저는 고양이는 워낙 요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서 고양이는 무섭고 사람도 안따르고 도도하지만, 개는 사람들한테 친숙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데.. 어머..
언제 봤다고 그 작은아이가 제 어깨를 작은 두발로 꼭 쥔채 꼭 안기는데.. 그 느낌은 정말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러나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어떤분이 그러셨어요. '누군가는 애완동물이 애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애는 언젠가는 자라나서 독립을 하지만 애완동물은
평생 자라지 않는 애를 키우는 것이다.'라고.
사람에게 맞추어진 이런 환경에서 물과 사료를 주지 않으면 그들은 굶고, 화장실(모래)을 치워주지 않으면 더러운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힘없는 놈들이예요.
저도 사실 애완동물 하면 예쁜 모습만 보려고 했기때문에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고양이 두마리가 원룸에서 자취하는 제 삶으로 들어온 순간.. 너무힘든거예요.
야행성이기도 하고, 낮엔 제가 일하느라 집에 없으니 주로 잠을 자나보더라구요. 제가 퇴근하고부터 '우다다다다다-'. 밤에 잠을 자면 둘이 뛰어다니다가 제몸을 발판삼아 도움닫기를 하지를 않나 하... 페르시안 고양이니까 털이 얼마나 길고 가볍겠어요. 베개며 이불이며.. 원룸에서 지내는 저는 마음의 준비없이 갑자기 달라진 저의 생활이 감당이 안되고 그러면 안되지만 그저 '쟤네가 없던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 와중에 퇴근하면 그릉그릉(고양이들이 기분좋을때 내는소리)거리고 몸을 부비적 거리는걸 보면서 얘들에게는 그래도 나밖에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이 갔죠. 그놈들도 청년이 되니 어릴적 천방지축 우다다 뛰어다니는게 없어지더라구요. 제가 장난치면 어느새 시큰둥ㅋㅋ 귀찮아 했던 놈들에게서 서운한 감정도 느끼고 정도 이만저만 들어갈때쯤
지금의 남편이랑 결혼을 했어요. 처음엔 투룸에서 지냈어요. 방하나는 저희 쓰고, 남은 작은방하나 고양이들 방으로 썼어요. 개들은 상관없지만 고양이들은 워낙 점프를 잘하니 거실겸 주방인 곳에 두면 가스렌지며 싱크대며 올라가고 심지어 냉장고 위에도 올라가서 식빵을 굽습니다. 남편이 털날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방을 하나 주게 되었어요. 지금은 아파트로 이사해서 일반방2개+고양이방1개 사용중이예요.
저희 친정식구 중 특히 고모가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요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키우고 나서는 그나마 좋아하게 됐어요) 고모를 포함해서 친정아빠, 그리고 시댁식구들 모두 저희집에 오실때면 '너희 애기 생겨도 쟤네를 키울 것이냐. 어디 보내던지 해야지 애기랑 고양이랑 털때문에 어떻게 같이 사느냐.'고 하십니다.
그래요. 백번양보해서 저는 쟤네가 없어도 살지만 쟤네는 저 없으면 어디서 어떻게 되는걸까요. 길고양이는 그곳에서 터를 잡았기 때문에 삽니다. 하지만 집고양이는 집에서만 있어서 다른곳에 가면 무조건 죽습니다.(영역동물이고, 개산책은 쉬워도 고양이산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길고양이들은 수명도 굉장히 짧고요.
저는 저놈들이 제가 원해서 왔던 아니던 제 곁에 온이상 무지개다리 건널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그렇지 않아요. 저와 다툼이 있다거나 무슨일이 있을때는 꼭 시골(시댁)에 보내자고 합니다. 누구한테 보내버리자고.
저희 남편은 목청이 엄청 좋습니다. 사람인 저도 어쩔때 보면 이게 짜증을 내는 것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갑니다. 고양이들은 오죽하겠어요?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올라가면 안되는 곳에 올라갔다하면 "쓰읍!! 안돼!!". 고양이들이 무서워합니다 남편을.
일반적으로 알려진게 개는 반가우면 꼬리를 흔들고, 화가나면 으르렁 거리는 반면 고양이는 심기가 불편하면 꼬리를 살랑거리고 기분이 좋으면 그르릉 거립니다. 개냥마다 성격이 다르겠지만 사람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개들은 손을 핥고, 품에도 안겨 있으나 고양이들은 자신의 몸을 사람에게 스치고, 쓰다듬어 달라며 가만히 있는 손에 머리를 부딪힙니다.
저는 고양이들이 저희에게 충분한 표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르면 못들은척 할때는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본인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TV에서 보는 개들 처럼 내 옆에 와서 자지 않는다고 투덜투덜 댔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동물들도 본인을 좋아하는 사람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호통만 치지말고 잘해줘봐."라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고양이들은 남편의 발걸음 하나, 목소리 하나 신경씁니다. 남편이 먹을 것을 손에 쥘때만 애교쟁이가 되지요.
그러던 어느날, 펫샵에 갔는데(고양이 간식사러) 프렌치불독 새끼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전부터 키우고 싶어했던 프렌치불독을 보더니 집에 와서 키우고 싶다고 합니다.(개들은 사람들한테 애교부리고 잘 다가오고 그런게 좋아보인대요.)
고양이는 1년에 한번씩 종합백신 맞는데, 그것도 "길에서 사는 고양이도 아니고 맞을 필요가 있냐."고 한 사람입니다.
털달린 동물을 키우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털때문에 못살겠답니다.
똥냄새 난답니다.
고양이 키우며 기본도 생기는 기본적인 문제도 안받아 들입니다.
털이고 똥냄새고 그런 문제들로 고양이들을 방한칸에 가두고 키웠는데
제가 "고양이랑 개랑은 성향도 다르고, 고양이들은 털때문에 방안에 가둬놓고 키웠는데 셋이 방안에 가둬놓으면 걔네가 어떻게 사느냐?"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풀어놓고 키우겠답니다.
어떻게?? 털이 날릴텐데??
친정이고 시댁이고 털때문에 아기한테 좋지 않다며
방안에 가둬놓는 고양이도 키우면 안된다는데
개한마리 더 키워서 방도 오픈하고?
1년에 한번 맞는 예방접종도 필요없다고 하는 사람이
개는요?
고양이와 개는 화장실도 다르고, 사료도 다르며
간식도 다르고.. 뭐든 돈이 두배로 들어가죠.
결론은 한마리 그저 더 키우는 그런 문제를 떠나서
아기도 낳아야 하고, 그렇다고 남편이 그동안에 한 언행으로 봐서애완동물이지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래저래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 상황인데 왜 궂이 개를 키우냐고 제가 묻습니다.
남편왈
"나는 그럼 어디서 위안을 받아? 넌 고양이한테 위안을 받잖아?"
하....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초등학생들 장난감가지고 다투는 것도 아니고 니꺼 내꺼라뇨?
본인이 애들 예뻐하면 그놈들도 다 알아서 옵니다.
다만 표현의 방식이 다를 뿐이지.
남편이요. 고양이 시골에 갖다준다 했었습니다.
고양이 문제로 다투다 열받을때요.
저놈들 영역동물이라 환경이 바뀌면 적응 못해요. 친한 언니네 고양이는 잠깐 저희집 올때 차를 타면 거품뭅니다. 피가 섞인 설사도 해요. 스트레스 받아서요.
그런걸 아는 사람이 시골보낸데요. 태생부터 집고양이를요.
그래서 제가 "개도 키우다 안맞으면 시골보내게?" 했더니
보낸답니다.
고양이도 저한테 분양해줄때
이렇게 결혼해서까지 키우게 될 줄 몰랐대요.
저는 저렇게 무책임한 말을 하는 사람이,
그것도 키우는 고양이들은 본인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개를 한마리 더키우자고 하는데 도대체 말이 안통합니다.
남편은
"내가 그동안 너 하고 싶은 거 못하게 한적 있었냐,
그리고 내가 그동안 뭐 갖고 싶다는게 있었냐. 그 개한마리 갖고 싶다는 그 소원을 못들어 줘서 이러느냐"고 합니다.
제가 그랬어요. "차라리 130만원짜리 식물을 사. 내가 오빠 하고 싶는 거 못하게 하는 그런문제가 아니잖아!! 아니면 그렇게 개가 키우고 싶으면 임시로 보호해주는 그런거를 좀 해봐. 그러고 나서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땐 찬성할께."
그랬더니 남편이
"앞으로 니가 뭐 하고 싶다고 하는거 싹다 못하게할테니 그런줄 알아. 고양이도 너 없을때 어디로 보내버릴테니 그런줄알아."
오늘밤,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한테 또라이 같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또라이라고 했다고 미쳤냐며 승질내다 방안에
들어가버렸어요.
애완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추가로 키우는 것을 반대한 것인데..
도대체 저사람에겐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