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너무 공감되는 글이예요.

정리하는중 |2017.10.27 20:50
조회 7,781 |추천 21
아픈
손가락 p052

그 사람이 나의 마지막 인연이기를 바랐다.
스쳐가는 사랑이 아니라 머무르는 사랑이길 바랐고
어리숙했던 지난 연애와는 다르기를 바랐다.
그만큼 소중했고 애틋했고 놓치기 싫었다.
그만큼 나는,그 사람을 사랑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내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항상 신경쓰였고 혹시나 덧날까봐 걱정되었고
깨질까봐 무서웠다.
그렇게 지키려고 애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내 마음이 점점 불어나서
나 자신을 집어삼킬 만큼 커졌다.

특별할 줄 알았던 우리의 연애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흔한 연애가 되어가고 있었다.
다투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 우는 날이 더 많아졌다.
그 사람은 점점 지쳐갔고,
지쳐가는 그 사람을 보며 나도 따라서 지쳐갔다.

그래도 나는, 그 사람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다퉈도,아무리 울어도
우리가 행복했던 기억은 흐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때로는 그 기억이 더 선명해져서 슬퍼지기도 했다.
행복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서 그 사람과 마주보고
그 사람에게 안겨서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차마 놓기 싫었던 그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사람에게서
나를 떠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사이가 언제 끝나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였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말이 오고갔다.

차라리 내가 없는 것이 더 낫겠다고
그 사람이 내게 말했다.
이런 내가,지겨워졌다는 듯한 목소리로
아프게 말했다.
울고 있는 내 모습마저도 귀찮게 느껴졌는지
얼른 전화를 끊고 싶어했다.
어떻게든 지금 이 상황을 피하려고만 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더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힘이되는 존재가 아니라 짐이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내가 그 사람 곁에 있는 것이 미안한 일이 되어버렸다.
인연을 이어나가야 할 이유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마지막이길 바랐던 연애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사랑했기에 후회와 미련은 없다.
그래도 가끔씩은,
그 사람과 마주보고 그 사람에게 안겨서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사람은 내게 아픈 손가락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감정을,억지로 누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겨울이 지나 다시 보이 오는 것처럼
그렇게 그 사람이라는
계절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추천수2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