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6살의 네이트 톡엔 존재하지 않는 0.1% 훈남입니다
쌀쌀한 가을날씨에 왠지 그때 그녀석이 떠올라서 한 글자 끄적여 봅니다
제가 12살때쯤인가였을거에요
어느날 저녁에 부모님께서 외출을 하시고 오시면서 머리가 아주 큰 고양이 한마리를 가지고 온거에요 (애기 고양이가 아니고 수컷 다 큰 고양이였어요)
마치 이런 모습이었어요.. 임의로..머리를 크게 만들어 보았어요..
그 고양이는 뭐냐고 부모님께 여쭤봤죠
부모님께서 이모집에 갔다가 오시면서 길가에 노란색깔의 머리가 아주 큰 고양이 한마리가 있어서 야옹~ 하고 부르니깐 부모님께 고양이가 다가 와서 데리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처음 봤을때 첫인상이 엄청 순했어요
그 고양이가 집에 오고 나서 동물을 좋아하는 저에겐 정말로 행복이었죠..
먹는거며 자는거며.. 정말 정말 잘 대해줬어요..
앵고가 집에 온 지 며칠이 지나고 주위 도둑 고양이들이 모이게 되더라구요
그 고양이들이 우리 대갈장군 앵고를 쉴 틈 없이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제가 집에 있을땐 문제가 안됐는데
낮에 학교를 가면 매일 같이 그 나쁜 논두렁 깡패같은 도둑 고양이들이 우리 대갈장군 앵고의 머리를 사정없이 짓이겨 놓더라구요 ㅠㅠ
우리 앵고는 너무 순해서 항상 맞기만 하는것 같더라구요..
전 다쳐서 올때마다 소독약으로 소독하고 빨간약에 붕대까지 감아주곤 했죠..
우리 앵고가 제일 좋아하는 밥먹는 시간엔 도둑고양이들이 우리 앵고를 쫓아보내고 밥을 뺏어 먹어서 제가 항상 밥먹을땐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드랬죠..
그 사건이 있었던게..
아마 제 기억으로는 쌀쌀한 초가을이었던것 같아요..
앵고가 집에 오고 몇달 후..
그때 제가 살던 집이 1층집이었거든요
울 앵고가 잘때는 창문 틈 위로 올라와서 제 방 창문을 열고 들어와서 자고 나가고 많이 그랬거든요
제가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볼에서 차가운게 느껴지는거에요..
전 자다가 깼죠..
첨에는 앵고가 옆에서 혀로 핥아주나..그러는줄 알았죠..
근데 약간 비린내가 났어요..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가 여경찰에게 한 대사 있잖아요..
" 형사님은 향수 안쓰시는 모양이네요
근데 지금 생리하시죠? 살짝 비린내가 나는게 "
그 비린내가 코를 진동 하는거에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일어나서 전등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우리 대갈장군 앵고가 입에..
전어를 물고
전어를 물고
전어를 물고
전어를 물고
마치 야식으로 같이 먹자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더라구요..
전 앵고의 그 기특한 마음을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어요..
최홍만의 핵꿀밤보다 빠른 속도로 베게를 들어서 우리 앵고에게 던졌죠..
그 이후로는.. 머리 큰 우리 앵고를 볼 수 없었어요..
그 때 맛있게.. 같이 먹어줬다면..아직도 곁에 앵고가 있을것 같아요..
쌀쌀한 가을이 되니깐.. 옛생각이 떠 오르네요..
그때 머리 큰 앵고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