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얼마전에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죽기전에 항상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만약 자기가 죽으면 고양이를 부탁한다고
그런소리 하지말라고 했지만 끈질기게 말하더군요
그냥 하는 소리니까 알겠다고 대답만 아니 그것도 아니고 고개만 끄덕여달라고
만날때마다 그 소리를 하길래 저도 결국 어쩔수없이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안돼서 교통사고가 났어요
친구는 분명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운전자의 부주의였죠
하지만 저는 알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친구는 자살을 했다는것을
그냥... 알 수가 있었어요
내가 고양이를 맡아주겠다고 하니까
정말 뭔가를 털어냈다는 표정으로 웃었거든요
평소에 감정도 잘 안들어내는 애가 아주 환하게
나는 약속대로 고양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의 죽음때문에 고양이를 제대로 돌볼수가 없었어요
호텔에 맡겨놨다가 삼일전에 찾아왔습니다
지금 제 자취방 있구요
힘드네요
고양이를 케어하는게 힘든게 아니라 얘를 보면 친구가 계속 생각이 나요
그리고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아마 제가 끝까지 고양이를 맡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친구는 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듭니다
친구는 가난한집의 기둥같은 존재였어요
학자금대출로 겨우겨우 졸업하고 취직했지만 월급의 반이상을 빚갚는데쓰면서 또 일정부분을 집에 계속 보태주고
특히 그 집 오빠라는 인간이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녀서 그 와중에 조금씩 모은 적금같은것도 다 깨부수고 그랬더군요 오빠 여자친구 낙태비도 대준걸로 알고 있어요
친구는 자기돈을 자기가 거의 쓰지를 못했어요
그러다가 고양이를 기르게됐고, 풍족하지는 않지만 나름 잘해준거 같았어요
저도 친구집에 놀러갈때면 항상 캔이나 장난감 같은걸 가지고 갔구요
자기는 안써도 고양이한테는 꼬박꼬박 투자를 하더군요
고양이랑 있으면 친구의 항상 우울하던 얼굴이 조금은 밝아 보였습니다
동물이상으로 많이 의지를 하는 것 같더군요
저도 친구의 정확한 상황은 잘 몰라요 딱 저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아마 저에게 말하지 못했던 더 큰일이 있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분명한건 저도 친구의 죽음에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약속대로 고양이를 맡긴했지만 친구의 죽음을 계속 떠올리면서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다른사람에게 주지도 못하겠죠
내귀에만 그런지 몰라도 고양이가 뭔가 슬프게 우는것 같기도 하네요
얘도 친구가 죽은걸 아는걸까요?
아무한테도 말을 못해서 너무 답답하네요
그냥... 익명의 힘을 빌려 몇자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