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강호에 청춘 남녀가 있었다.화산파 대제자인 소협 영호충과 만마당 마씨집안의 외딸 마옥유는 서로에게 첫눈에 반한 뒤 호감을 느끼다 무림 공식 연인이 되었다.술집에서 홀로 시름을 달래던 영호충은 화려한 무희의 옷을 입고 뛰어들어오는 옥유와 부딪치고,넘어지는 그녀를 잡아서 안듯이 보호해 주었다.아버지의 감시를 피하던 중이었던 옥유는 그를 재밌다고 여기며 좋아하게 되었다.영호충은 사부 악불군과의 불화로 화산파를 떠나 자유롭게 살게 되었고 옥유는 그런 그를 응원했다.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영웅 영호충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가 많았다.그중 그를 진심으로 흠모하는 또다른 여자가 있었다.
아미파 말단 제자인 완벽은 조실부모하여 불우하게 자랐지만 멸절 사태에게 거둬져 제자가 되었다.그녀는 욕심도 많고 자존심도 강한 편이어서 원하는 걸 얻겠다는 생각이 많았다.멸절 사태는 그러한 그녀의 성격을 걱정하기도 했다.완벽은 무공이 늘질 않는 현실에 숲에서 조용히 울다가 영호충의 진심어린 위로를 받고 그에게 맘을 품게 되었다.그는 완벽을 어린 아가씨라 부르며 다정히이야기했다.사실 그는 그녀에게서 화산파 시절 동고동락했던 소사매가 생각나 그런 호칭을 쓴 것이었지만 완벽은 너무 설레었다.그러나 이미 그에게는 옥유가 있었으니...
완벽: 영호 대형!
충: 아,완벽이로구나.멸절 사태님을 따라온 거야?
완벽: 제가 따라오겠다고 했어요,대형을 보겠다고요.
충: 아,그래.다른 사매들과 있지 않고?
완벽: 이미 다 오패강으로 가버렸어요.
충: 같이 가자.나도 옥유에게 가야 해.
완벽: 지금요?벌써요?
충: ?
영호충과 옥유는 시종일관 다정했다.완벽은 그 모습을 보고 질투했고 그 서슬 퍼런 눈빛은 아미파의 사저,사매들이 다 알아챌 정도였다.옥유 역시 그녀의 연심을 알고 있었고 영호충이 그녀에게 잘해주는 게 싫어 토라지기도 했었다.그는 모두에게나 잘하고 다정하니.옥유는 그에게 들러붙는 다른 여인들이 너무 보기가 싫었다.
충: 옥유,거기 서!왜 그래?내가 뭐 또 잘못했어?
옥유: 충 오라버니는 모두에게 다정하지.나뿐만 아니라 누이들이라 칭하는 모든 여자들에게!
충: 어...?
옥유: 완벽 낭자는 예쁘장하고 귀엽지.늘 틱틱대기만 하는 나와 달라.
충: 그런 말 하지 마.네가 날 믿지 않으면 나는 죽는 길밖에 없어.
옥유: 흥.진심이야?
충: 당연히 진심이지.어떻게 하면 믿을래?지금 이 자리에서 맹세할게.나 영호충은 평생 마옥유만을 사랑할 것이며 어기면 벼락을 맞을 것입니다!
옥유: 호호호.그러다 못 지키면 어떡해.
충: 나와 혼인해 줘,옥유.
옥유: 충 오라버니...
이 장면을 옥유를 짝사랑하던 사내 철위당이 목격했다.위당은 옥유에게 있어 그저 좋은 친구였다.오래 전부터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했지만 자꾸만 떠오르는 아름다운 얼굴과 목소리는 그를 흔들어 놓았다.충 오라버니를 부르던 그녀의 눈빛은 별을 박아 놓은 것 같았다.그는 두 사람의 밀어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자리를 빠져나왔다.위당은 영호충의 깊은 속내와 뛰어난 무공에 탄복하고 형제로 여겨 왔다.그는 마음 속으로 그들의 축복을 애써 빌었다.
둘의 혼인 소식에 충격을 받은 건 완벽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들고 있던 찻잔을 부수어 깼다.옆에 있던 사저 당리가 무슨 일이냐고 완벽을 마구 흔들었다.완벽은 울며 이제 자신에게 기회는 없다고 말했다.당리는 영호 소협은 마 낭자와 천생연분이라며 그만 포기하라고 했다.그러나 완벽의 귀엔 그런 말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옥유는 남편을 위해 계화떡을 손수 만들었다.그 맛은 별로였지만 영호충은 참고 웃으며 먹었다.멸절 사태는 제자를 위해 영호충이 완벽과 맺어지기를 원했지만 이미 혼례를 올린 뒤라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그녀는 옥유가 정말 여걸이라며 미모와 재주 무공 모두 완벽보다 훨씬 우위라고 평했다.그만큼 영호충과 옥유는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위당은 아버지의 뜻으로 원치 않는 한약설이라는 여자와 혼인했다.혼롓날 그는 독한 술을 연거푸 마셔 완전히 취했고,신방에서 약설을 옥유로 보며 첫날밤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