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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아

종현아 안녕

편지쓰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어서 여기에 써

막상 쓰려고 하니까 무슨 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제 네 빈소에 다녀왔어. 울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사진 속에서 너무 해맑게 웃고 있는 널 보니까 눈물을 참지 못하겠더라.

나는 아직도 믿기지 않아. 너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뉴스는 자꾸 나오는데, 너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아는데 나는 아직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 어딘가에서 너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작곡을 하고 있을 것같고 멤버들과 함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서로 장난치며 웃고있을 것 같아.

처음에 네 소식을 듣고도 나는 현실을 부정했어. '우리 종현이가?', '종현이가 그럴리가 없어. 다른 사람이겠지~'. 그런 부정이 얼마안가서 너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어. '도대체 왜?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나도 그렇게나 싫어하고 너도 싫어하는 소리를 내가 하고 있더라. '남들도 사는 거 다 힘들어해. 너보다 힘든 사람 많아. 다 견뎌야지.'.. 이런 소리가 널 그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건데 나도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었더라고. 나도 언젠가 저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어. 그때 나는 '나의 짐이 너보다 가볍다고해서 내가 느끼는 무게가 가벼워지는게 아니야.'라고 되받아쳤었는데 나는 어리석게도 너에게 똑같은 말을 되돌려주고 있었어. 미안해 종현아, 벼랑 끝으로 이미 내몰린 너에게 그런 말을 해서.

나는 데뷔 때부터 널 좋아했지만 돈이 없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콘서트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어. 이제 다섯명이 서있는 콘서트를 더이상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지금까지 계속 미뤘던게 후회가 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가 마주하는 게 네 빈소가 될 줄 몰랐어. 너의 힘듦을 몰랐다고하는 말이 더 맞는 말이겠지.

네 노래도 내가 우울할 때 위로받기 위해 들었지 정작 그게 너의 마음일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했던 것 같아. 며칠간 계속 네 가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네 노래를 들었어.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네 모습이 자꾸 생각나고 그 상황 속의 너가 계속 떠올라서 눈물이 나더라.

노래방에 가서,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항상 친구들과 네 노래를 즐겁게 부르곤 했는데 그런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내가 다시 너가 웃고 있는 옛날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같이 웃을 수 있을까?..

어제 너네가 모두 함께 나온 예능을 다시보기로 잠깐 봤었어. 너네는 그 화면속에서 그렇게나 해맑게 웃고 있는데 나는 너무 슬펐어. 이제 다섯명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걸 아니까, 네명이서 나왔을 때 그 허전함이 너무 크게 다가올걸 아니까 재밌는 내용인데도 웃기지가 않고 슬프더라.

너가 유서에서 그랬잖아.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내 삶이 아니었나 봐'라고.. 나는 그 부분이 자꾸 걸렸어. 너가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아서 가수가 된 걸 후회하는 것 같아서. 우리가 너의 행복에 걸림돌이 된 건 아닐까..

시간이 지나면 나도 이 우울했던 시간들을 잊고 또 웃으면서 살고 있겠지. 그리곤 가끔 널 떠올릴거야. 그리고 이 시간들도 같이 떠오르겠지. 그렇게 난 가끔 널 떠올리며 지낼게, 너는 이 세상에서 좋았던 일들만 기억하면서 지내.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그땐 다 펼치지 못한 네 날개를 맘껏 펼쳐. 

많은 사람들이 네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너의 노래에 귀 기울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너는 빛나는 별이다, 봄이다, 내 꿈이라고 하고있어. 많은 사람들이 너가 그곳에서는 행복해하길 바래. 너가 생각하는 네 길은 가시밭길이었을지 몰라도 네 인생은 헛되지 않았음을 기억해. 너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착한 아이였으니까, 이제 더이상 네 길을 가시밭길이라고 생각하지 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그건 내가 먼 훗날에 네가 있는 곳으로 가면 함께 얘기하자.

말이 너무 길었지?

결국 내가 하고싶은 말은 하나야.

종현아,

내 별,

수많은 사람들의 별,

종현아,

수고했어. 정말로. 고마워 9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해줘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워.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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