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도칠이에게..
아마 이 편지가 너에게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일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도 오글거린다. 미안하다.
.
나는 너에게 항상 미안하다.
딱히, 너한테 미안해야 할 일이 없는데도 너를 보고 있으면 미안한 생각이
먼저 든다.
너는 동물이고 나는 사람이기 때문에 미안하고,
그렇지만 다시 태어난다해도 나는 동물로 태어날 생각은 없고
너와 나는 둘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너의 말을 못 알아들어서 미안하고,
너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정말 미안하다.
난 너의 무수히 많은 야옹소리를 못 알아듣는다.
그래도 너와 산지 몇년 됐다고 몇개의 야옹소리는 알아듣겠으나,
애절한 야~옹
구슬픈 야~옹
배고프다 야아아옹
놀아달라 야야야옹옹
졸립다 이~야~옹
너 배고프다고 징징대는데 내가 너무 배고파 나 먼저 먹은거 미안하다.
장난감 흔들라고 징징대는데 배고픈줄 알고 간식주는것도 미안하다.
너는 졸린데 심심한줄 알고 장난감 흔드는것도 미안하다.
창문 열라고 징징대는데 나는 춥다고 창문 안열어준것도 미안하고,
너는 귀찮은데도 너 잘때 발 잡고 자는것도 미안하다.
이 미안함은 모두 너의 말을 못 알아들어서이다.
너가 이해해라.
내 능력이 이것밖에 안돼서 너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
너는 싫어하는데 이빨 닦아주는것도 미안하고
너는 싫어하는데 눈꼽 떼어주는것도 미안하고
너는 싫어하는데 똥꼬 닦아주는것도 미안하고
그냥 나는 너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냥 미안해진다.
너에게 해줄것이 별로 없어서,
도칠아,
너는 나에게 미안한게 있을까? 나는 생각해본다.
없을 것 같다.
너가 나에게 하는건 당연한거다.
나는 집사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칠아 정말 미안하다.
너의 통장을 이제 안건들께.
너의 자유적금통장에 100만원 가량 있었는데,
몇일전 내가 개인사정으로 너의 통장을 너 몰래 해약해서
20만원만 다시 자유적금으로 남겨놓고 나머지는 썼다.
용서해라.
다시는 안그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