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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집 살던 이야기 4

정혜경 |2018.01.27 02:13
조회 632 |추천 6

또 혼술입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맥주가 자주 땡기네요.. 성격상 시작한 일은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후다다닥 쓰렵니다.

저는 국민학교 세대였고 당시엔 보습학원이 유행이었죠 ㅎㅎ 제가 다니던 보습학원 영어 선생님이 나이드신 할아버지(?)셨는데 수업보다 재미난 얘기를 이것저것 많이 해주셨어요. 미스테리한 얘기를 좋아하셔서 오싹한 얘기도 종종 해주셨죠.
그 분이 한 번은 무슨 얘기 끝에 저를 물끄러미 보시더니 “너는 신기가 있어 보인다... 조심해라” 하시더군요...
신기 있다는 얘기는 그 때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단순히 도깨비 집에 살면서 예민해진 성격을 알아차리셨다고만 생각했지요.
나중에 커서 보니, 집안 내력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친할머니는 젊은 시절 동네 절(이라고 하지만 굿당이었던 것 같아요) 에 다니시다가 어떤 계기로 교회에 다니시게 되셨어요. 개종을 하시고 한 달동안 새벽기도룰 매일 가셨는데 교회로 향하는 다리 입구에서 매일 귀신이 할머니 교회 못가게 기다리고 있었다네요... 성경책을 들이대면서 “물러나라”를 덜덜 떨면서 그렇게 한 달을 다니셨답니다.
제 외가는 모두 불교입니다. 그런데 엄마를 포함한 이모들이 모두 영감이 좀 있으세요. 주로 예지몽을 잘 꾸시는 편이시구요, 제 사촌언니는 지금까지도 정확한 예지몽을 꾸는 편입니다. 그 언니는 아마 영이 맑아서 그럴 거예요... 정말 착한 사람이거든요.
암튼... 그런 영향 탓인지 저도 제 오빠도 뭔가를 봅니다... 저는 지금은 채널(?)을 끄고 살지만 갑자기 저도 모르게 팍 켜지는 날이 있구요.. 오빠는 지금도 쿨하게 귀신보도 있을 거예요.

제가 중학교 2 학년 때, 학교에서 수련회를 갔어요. 말이 수련회지 극기 훈련이었죠. 온몸이 엉망이되어도 놀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둘째 날은 교관님 순찰이 돌면 다시 일어나 수다 떨기로 약속하고 15-20명 쯤 되는 한 방 친구들과 약속하고 누웠는데, 체력이 완전히 방전 된건지 모두 눕자마자 잠들었었죠...
저도 한 참 꿈꾸며 자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잡고 흔들더라구요.. 일어나라구요... 밖으로 나가야 된다구요... 저는 아직 잠이 덜 깨서 짜증 내며 누워있었더니 제 팔을 잡고 쭈욱 일으키더라구요... 그제서야 눈을 슬그머니 뜨니, 제 앞 뒤로 친구들이(?) 한 줄로 서 있고, 문을 열고 나가고 있고, 복도 밖으로도 사람들이 줄지어 나가는게 보이더군요. 저를 일으켜세운 뒷사람이 제가 서서 졸고 있으니까 짜증 내면서 “앞으로가!” 그러더군요. 잠이 덜 깬 상태로 비척비척 걸어갔습니다. 그러다가 뭔가에 발이 걸려서 앞으로 넘어졌고 제 뒤에 서 있던 친구가 너 때문에 줄 끊겼다고 성질을 내면서 제 어깨죽지를 확 때리더군요. 제 앞사람은 그 새 문을 닫고 나가버렸구요.
잠결이었는데 나가는 타이밍 놓쳤다고 어깨에 주먹질한 사람(?)이 짜증나서 “ 아이씨 알았다고~!!!” 하며 짜증내며 다시 비척비척 일어나 문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잠이 덜 깨서인지 손잡이 문을 잡고서 잠시 어느 방향으로 돌려야 하나 고민에 빠졌는데, 그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요...
손잡이 잡고 고민하는 지금은 왜 재촉을 안하지? 그리고 여태 들리던 사그락 거리는 비단 소리(이불 밟는 소리) 가 왜 안나지?
잠시? 혹은 오래? 고민하다 뒤를 돌아봤어요...
분명 깜깜한 밤에 줄 서있는 사람만 봤는데
어슴푸레한 새벽 빛에 누워서 자고 있는 친구들만 보이더군요... 얼떨떨한 기분으로 다시 제 자리에 돌아와 누웠습니다.
몇 년 후에 같은 장소로 수련을 간 다른 학교 친구들이 있었는데, 오래 전에 자다가 사라진 학생이 있었는데 끝내 못찾았다고 교관들이 그러더래요... (물론 제가 가기 전 입니다) 교관들 얘기야 믿거나 말거나죠... 암튼.. 장소는 곤지암 수련원이었습니다. 장소도 아직 기억나네요 ㅎㅎㅎ

맥주하나 또 깠습니다...
요새 스트레스 많은데 없는 글솜씨지만 은근 스트레스 풀리네요..

지난 번 말씀드린대로
이번엔 재 수호령 얘기해 드릴게요
정확히는 수호령이라도 믿고 있는 존재죠 ㅎㅎ

저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고 그 집을 떠나게 됩니다. 아주 신기하게 초등학교 5학년 부터 매일 흘리던 코피가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단 한번도 (현재까지) 흘려 본 적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코피 흘리다가 정신을 잃은 적도 있었던지라 서울 삼성병원에서 코만 정밀 검사를 해봤는데, 육안으로 봐도 혈관이 밖으로 돌출되어 있더래요 그래서 라면의 뜨거운 김만 닿아도 코피가 줄줄... (포장마차에서 어묵 먹다가 코피가 콸콸 쏟아져서 이대목동병웜 응급실로 뛰어간 적도 있었죠) 그 당시 의사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밖으로 튀어나왔다. 평생 코피를 흘려야 할 거다. 자신들이 해 줄수 있는 방법은 코피가 난 상처부위에 발라줄 수 있는 연고 처방이 전부다.. 그 얘기를 해주시던 젊은 교수님의 애처로운 눈빛이 지금도 기억 납니다.
아... 내 인생은 이렇게 끝이 나는 구나... 하긴... 나는 스무살 이 후의 삶을 한 번도 상상해 본적이 없었지... 내 삶은 사실 길 지가 않지...
그러나 저는 스무살을 넘겼고, 평생 상상 조차 할 수 없었던 서른 살도 넘겼습니다. 사실 서른 살이 넘기고 나서는 저는 다시 새로움 삶을 허락 받았다는 느낌이었어요. 다시 살기를 허락 받은 느낌...

암튼... 중간얘기는 이제 각설하구요...
이십대애 이런저럭 일들을 겪으며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나의 느낌(?) 직감. 예감에 의존 하지 않는 삶을 살기로요... 중간 과정 얘기는 생략 할게요.
어찌어찌 이공계로 진로를 정하면서 미스테리한 모든 일들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했죠(그러면서 영적 채널이 끊겼어요.. 사실 그걸 바라기도 했었구요)

대학원 석사 시절, 운 좋게 미국으로 두달간 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타대 타과생으로 과분한 상이었죠. 짦은 기간이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우울한 모텔에서 한달을 지내다가 우연히 귀국을 하시는 분 도움으로 학교앞 원룸에서 그 분이 두고간 가재도구를 사용하며 편히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너무 좋은 원룸, 너무 좋은 침대...
근데 연락할 사람이 없는 외로움...
사실 그 곳에 도착하고 두달간 기침이 맘추질 안 더하구요... 채력이 떨어져서 감기인가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알러지였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알러지거 없었는데 그곳에서는 끊임없이 기침나고 가끔씩 오한에 비염에... 그래도 돌봐달라고 부탁할 만큼 친한 사람도 없고... 주말엔 그냥 집안에 콕 박혀서 지냈습니다.
미국에 가면. 가그린 같은 큰 통으로 타이레놀이나 나이퀼 이라는 해열 감기약을 팔아요.. 저는 그 때까지도 단순 감기라 믿고 거의 매일 그 약에 의존해서 잠을 잤습니다(수면제 성분이 들어있어요)
나이퀼을 먹고 잠든 어느 주말...
저는 더 이상 일어날 힘도 없었습니다...
아침은 당연히 걸렀구요...
전화기를 한참 들여다봐도 간병을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더라구요(그 당시 제 신분이 유학생도 아닌 파견 학생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유학생들의 삶은 정말 빡세답니다)
스튜디오(우리나라 원룸) 에 누워 미쳐 잠궈지지 않은 부엌 수도꼭지에서 나는 -똑똑... 물떨어지는 소리만 들리는 적막하고 힘든 날이었어요.
아... 제발...
누가 나에게 물 한잔만 가져다 줘요..
물... 물...
라는 생각으로 누워서 잠들었다 깨어났다( 의식이 혼미했다 정신이 들었다 였을 수도...) 를 반복 하고 있었어요 ... 목은 타들어갔고 일어날 수는 없었죠... 저도 모르게 물...물... 소리만 입 밖으로 내고 있었어요..
한참 자다 깨다를 반복 하던 어느 순간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어떤 남자분이 제 앞에 서 계시다가 제 주변을 빙 돌아 제 뒤로 오시더니
제 이마를 손으로 짚으시며 “ 많이 이파?”
라고 물으시더라구요... 그 따듯한 손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손이 움직여지는 걸 보니 가위 눌린건 아니었어요. 온힘을 다해 그분을 바라보았는데 목 아래 채크무늬 남방과 면바지만 보이더군요. 그렇게 한 참을 제 머리에 손을 올리시던 그 분이
“나 이제 갈께” 하면서 돌아 서시더라구요.
섭섭함과 고마움과 누구인지 궁금함이 한꺼번에 일어 온 정신을 손끝으로 모아 뒤 돌아 서는 그 분이 검지 손가락을 간신히 잡았습니다
“누구세요?”
제가 입밖으로 저 소리를 진짜 냈는지는 모르겠어요.. 저에게 손가락 끝이 잡힌 그분은 잠시 당황한 듯 저를 바라봤고, 그 순간 사라졌습니다. 저는 허공을 향해 손을 뻗어 잡고 있는 손동작 그대로 멈춰있더군여( 몽유병아니구요... 꿈 아닙니다) 그렇게 몸을 일으켜 세워 물을 찾아 마셨습니다. 저를 두달 동안 괴롭히던 그 알러지는 거짓말처럼 나았습니다.

아가씨 때여서 한동안 마음이 많이 설렜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중학교 때 며칠을 연속으로 꿈을 꿨었는데
꿈을 꾸던 그 당시에는 깨어나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깨어나면 제가 허공을 향해 팔을 휘저으며 울고 있었어요. 절대절대 잊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꿈에 깨었을 때 눈 앞에 아주 슬픈 얼굴의 남자가 서서히 사라지는 걸 마지막으로 봤죠... 왜 슬픈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저도 같이 울고 있었어요...

여기까지 쓰다 보니 저도 묻고 싶네요
여담이지만 20대 중반
처음 신점을 봐주셨던 보살님이(무속인)
제 사주를 보시더니 한숨을 푹 쉬시면서
본인 사주에 신기 있는거 알지?
이 직업이 정말 힘들어...
나도 안 받을려고 버티다가 결국 아들 앞세우고 이렇게 사는거야.
라며 한참 본인 얘기하시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근데 저는 암만 생각해도 영매는 아닌거 같아요...
그냥 평범하지 않은 정도로만 영적 능력이 있는 건가요? 궁금해요 박보살님 ㅋㅋㅋㅋ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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