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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는 정말 할게 못돼

ㅇㅇ |2018.02.22 22:29
조회 731 |추천 8

재수를 했어. 수시 광탈 당하고 정시는 일부러 지원안했어. 기숙학원을 갈까, 통학학원을 갈까 고민하다가 재수하니깐 기왕이면 죽은듯이 살자해서 새해 되자마자 바로 기숙학원으로 갔어. 재수 진짜 진짜 힘들어 할게 정말 아니야. 몸은 당연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들어. 가서 한달도 안되서 3키로 빠졌고 엄마아빠 보고싶고 그 싫어하던 동생까지 보고싶더라.. 전화는 할 수 있는데 하고싶을 때마다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어느 날은 못할때도 있었어. 액세서리 당연 안되서 귀걸이 빼고 귀 막혔고 옷도 입고싶은거 못입어. 후드티도 못입게했어. 그래도 밥은 참 맛있더라. 물론 재수 안하고 밖에서 놀러다니면서 맛있는 음식 사먹는게 백배천배 좋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공부하고 자기 전까지 공부만 해. 진짜 이러다가 죽을 것 같았는데 시간이 가긴가더라. 수능 날이 다가올수록 그동안 나 열심히 산 것 같긴한데 내가 대학 합격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잖아. 매일 불안해하고 다음엔 삼수하면 어떡하지 그러면서 혼자 운 날도 엄청 많았어. 고딩 때 그래도 1등급 후반에서 2등급 중반정도 나왔는데 나보다 성적 낮은 친구들도 대학 붙고 막 예쁘게 하고 다니는데 너무 초라하더라 나 자신이.
가장 초라했을 땐 졸업식이었어. 기숙학원에서 외출증 끊고 졸업식 하러 왔는데 애들이 졸업식 끝나고 술 먹으러가자는거야. 난 안간다고했어. 바로 학원 들어가야했고 무엇보다도 거기 있으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았거든.. 난 노는 것도 정말 좋아하고 핸드폰 하는 것도 정말 좋아했는데 나름 고등학생 때 다 절제하고 악착같이 산 것 같은데 자꾸 눈물이 나더라. 자신감이 없으니까 넌 열심히 안했어. 그러니까 결과가 이렇지 결국 재수하잖아? 자꾸 내가 나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 머리도 짧게 잘랐어. 머리 감는 시간이 부족했으니깐. 힘들게 길러온 머리 자르는데 너무 서럽더라. 1~2월시기에 친구들은 예쁜 옷 입고 예쁘게 화장하고 놀러다니거나 집에서 이불 싸매고 티비보고 시간 보내는데 난 그렇게 싫어하던 공부를 일 년 더 하게되었어,, 또 내 친구들이 선배가 된다는게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어. 그래도 버텨서 결국 난 올해 정시로 가고싶은 대학에 합격했지만 너넨 한 번에 갔으면 좋겠어. 내 동생 이제 중졸인데 나 매번 걔한테 넌 한 번에 대학 가라고 말하고 있어 정말 재수는 너무 힘들고 할게 아니야,, 지금 공부가 그렇게 싫고 짜증나도 꼭 해. 대학 합격하면 진짜 그동안의 한 노력이 다 스쳐가더라 전부 보상받는 기분이었어. 그 때의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드니깐 너네가 공부 꼭 열심히 해서 느껴봐 다들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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