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 글을 읽어보시고 저희 가족이 힘을 내어 싸울 수 있게 여러 곳에 공유 부탁드립니다.
고혈압 말고는 특별한 지병이 없던 아버지가,
아침에 일어나 평소처럼 등산하고 본인이 직접 운전해서 병원에 입원했던 아버지가,
약 한달 동안 같은 부위를 4차례나 수술을 하고 췌장뿐만 아니라 건강하던 십이지장, 비장까지 다 들어내고 중증환자가 되었습니다.
소화기내과에서 위를 검사하는 도중 췌장 머리 부분에 혹이 하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신경세포종 이었습니다.
의사는 췌장관 하고만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매일 아침에 하는 약 3시간만 하면 되는 수술이라고 하면서 수술하자고 했습니다.
2016년 12월 29일 수술을 했습니다. 당초 3시간 걸린다던 수술이 6시간이나 결렸고, 보호자 호출이 있어 수술실에 들어갔더니 하얀 덩어리 하나를 보여주면서 생각보다 혹 크기도 작고 다른 장기들이 다 양호하다고 했습니다. 이후에 시간이 왜 그렇게 길어졌냐고 물어보니 자세히 본다고 길어졌다고 했습니다.
열흘이면 스스로 걸어서 퇴원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첫수술 이틀 뒤부터 배액관 하나가 새기 시작했습니다. 새는 배액관은 빼버리더군요. 구토와 설사, 고열, 심한 배액악취, 탁한 배액 등의 현상이 이어졌습니다. 증상이 심상치 않게 느껴져 호소를 했지만 사진 상으로 이상이 없고, 더러 그런 경우도 있다며 계속 관찰만 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2017년 1월 5일, 하나 남은 배액관에서 갑자기 선홍색 피가 터져 나오고 호흡이 급해졌습니다. 혈압도 잡히지 않아 결국 중환자실로 들어갔습니다.
의사는 필요한 조치들을 하고 나면 괜찮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 심폐소생술까지 하며 다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전화 녹취로 동의를 해야 할 만큼 상황이 급박 했습니다.
그 뒤로 2차례 더 같은 부위를 수술했습니다.
몸은 회복능력을 잃었고 아버지는 사경을 헤매게 되었습니다. 온갖 합병증을 다 겪고 1년이 다 된 얼마 전까지 수술부위 배 상처로 장액이 새어나왔습니다.
의사는 집에 가면 다 낫는답니다.
환자는 중심정맥관을 꽂았던 오른팔이 엄청나게 부어있습니다. 혈전이 생기고 혈관이 좁아졌답니다.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오랫동안 먹지 못해 심각한 영양실조에 우울증까지 앓고 있습니다. 밥 한 숟가락 겨우 드시는데 그마져도 자주 토해버리십니다. 현재 몸무게는 38kg입니다. 췌장이 없어 당뇨환자가 되었습니다. 절실하게 재활도 필요합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한달만에 같은 부위를 4차례나 수술하고, 건강하던 여러 장기들을 떼어내고, 수술부위 배 상처로 장액이 멈추지 않고 새어나와 거의 1년을 먹지도 못하고 주사약에 의존해 겨우 살아있는데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집에만 가면 정말 다 낫습니까?
옆에서 갖은 고통을 참아가며 노숙도 불사 않고 자리 한번 뜨지 못하고 간병한 어머니는 아버지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라고 힘없이 넋두리 하십니다.
퇴원을 하면요? 그럼 거기서 끝입니까? 아니지요. 또 다른 시작입니다.
살아있는 환자의 후유증을 관리하고 어떻게든 재활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지...
막막함이 앞을 가리지만 그래도 해야지요.
일을 겪고 보니 우리사회는 아직도 가진 자의 편이더군요.
의료사고가 발생 했을 때 절대적으로 의료지식이 전무한 피해자가 어떻게 인과관계 등을 소명합니까?
온갖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형병원을 상대로 한 개인이 어떻게 동등한 입장에서 싸울 수 있습니까?
사고를 당한 것만으로도 피눈물이 나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제는 힘없는 피해자로 대형병원과 싸워야 하는 또 다른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른 만만치 않은 비용은 또 어떻게 감당해내야 할까요?
청와대에 국민청원이라도 내어 볼까요?
둘러보니 의료사고로 고통 받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 극심한 고통 속에 있어 힘이 빠져버린 걸까요? 너무 아픈 상처로 가슴속 깊이 못이 박혀 힘을 내지 못하는 걸까요?
고혈압 외에 별다른 지병이 없던 아버지가 갑자기 췌장, 십이지장, 비장까지 다 들어내고 중증환자가 되어버린 이 상황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 절망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