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봄맞이 추억소환] 봄 소개팅의 기억

duri |2018.03.03 06:42
조회 601 |추천 1
수다쟁이라 긴글주의ㅋ(심심하신분만 보셈)

나는 30대녀.
봄이 올락말락하는 설레이는 3월!
작년봄을 떠올려봄.
난 항상 벚꽃필무렵(메밀꽃필무렵아님ㅋ)싱숭생숭하는 뇨자. 만물이 생동하는 봄때문일까. 마침 쿨한 지인에게 소개팅 제의를 받음.
블라인드 테스트도 아니고
자세한 정보없이 둘이 알아서 하라고 하고
연락처만 주고 빠짐.
그래도그렇지 약간의 정보도 안알려주나
원망스러웠으나
연락처 저장 후 카톡친추되기까지 살짝 설렘.
스스로 '기대하지마 기대하지마~릴렉스~'주문을 검.
카톡 사진을보니...내가 봤을 때 엄청 놀게 생김. 외모에 엄청 공들일 것 같은...머리카락 한 가닥가닥 각도잡아 세팅할 것 같고, 예쁘장 인물값하게 생긴남자.

나도 대학시절 잠깐 모델활동하고 이것저것 협찬도 받고 하긴했었으나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
SNS도 없던 시절이라 다 지나간 예전얘기ㅋㅋ 이제 길에서 누가 나를 "학생! 아가씨!"불러주면 다행스러움ㅋㅋ 그냥저냥 평범.

자신감없고 소심한 나는 아니었지만
그냥 똭! 직관적으로 냉정히봤을 때,
저 남자 기준에 내가 부합할 것 같지도 않고,
나도 너~무 겉모습에 치중하는사람 별로고
이제 정말 진중하게 사람만나야 할 삼십대이기에
뭔가 내 눈에 가벼워보이고 바람둥이 느낌의
첫인상에 '에휴..이번에도 아니네..'하며
대화하기도 전에 체념.

카톡으로 대화하다가 일하는 분야를 대충 알게됨.
난 예술(겉보기에 화려하나 빛 좋은 개살구. 전시해본지도 오래됨). 그사람은 의료.
의외이긴했는데 분야도 너무 다르고,
며칠 앵무새마냥 똑같은 안부도 영~재미없고.

"만나기 전에 꾸준히 연락하는거 별로 안좋아해서요..굳이 안그러셔도 돼요." 했음.
(내가 좀 직설적임. 재수없다 생각할수도 있지만..
소개팅 전 매일 연인마냥 연락하다가
소개팅 후 연락두절이면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좀 그렇지 않음?)

굳이 만나볼 필요까지 있나 싶었음.
일정도 계속 안맞아 미루고 미루고..
그러다보면 흐지부지 되겠지 싶었음.

근데 한달반동안 매일 카톡이 왔음.
'어라? 뭐지? 가벼운 마음은 아닌가보네?'
느껴지기도 했으나 뭔가 부담스러웠음.
계속 이렇게 지낼수도 없어서
한번은 만나야 끝이나겠다싶었음.

나만 그런건 아닐거라 생각하는데 ㅋㅋ
셀기꾼이란 얘길 좀 들음.
여자들은 화장도 하고 잘나오는 앱으로 사진빨 만들수 있잖음?ㅋ
저남자가 저사진 믿고 매일 연락했나본데
실물에 실망하면 어쩌나..두려움?까진 아니더라도
걱정됐음. 까여도 슬퍼하지말자는 생각으로 나감.

첫인상 '곱다아..'
못생긴 남자도 싫다만
나보다 예쁜남자 만나기 싫었음.
왠지 남성호르몬 부족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ㅋㅋ(괜히 디스하기ㅋ)
머 잘보일 필요도 없고..
어차피 나온거 한두시간 재밌게
카페에서 얘기나하자 싶어
푼수마냥 서로 농담 막던지며 놀았음.

초면에 괜히 어색해서 그런지 장난스런 초딩처럼 옷차림이나 말투가지고 꼬투리잡고 놀리는데
그게 무례하고 기분나쁘지 않고 웃겨서 서로 디스하고 깔깔거리며 수다떰. 이미지 관리는 저멀리..

자연스럽게 친해지는걸 좋아하다보니 솔로.
평소 억지스런 만남같아 소개팅같은걸 싫어했고,
면접보는 것마냥 어색하게 호구조사하는것도 싫었음.그래도 이런저런 얘길하다가보니 결국 나이묻고, 전공묻고 하게되었고 소개팅남은 의대나왔고 전문의라고.

이미지랑 너무 달랐음. 뻥치지말라 공부하나도 안했을 것 같아 보인다라며 내가 놀렸음. (내가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은 아닌데 그 분위기가 장난으로 화기애애했기에 여과없이 튀어나온 말ㅋ) 농담반진담반으로 넘기며 주선자에게 물어볼거라며 내기했음.

누구나 저마다 노력해서 현재의 자기 위치에 섰겠지만
전문직이라 불리우는 직업들은 더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자기 컨트롤하며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지않음? 나로선 불가능에 가깝기에 대단하다 존경하지만
내가 만난 전문직 사람들 중에는 '내 직업이 이런데 네가 날 안좋아할 수 있어?'하는 태도가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직업만 듣고 마냥 좋아하지 않음.
그를 모르던 과거에도 그사람은 열심히 살았었겠구나 짐작될뿐. 남들 다 좋아하는 '사'자 직업이라고 들러붙긴 싫었음. 더구나 수술과 의사면 매일 피보고 개복하고 장기보고 찢고 꼬매고 꺅! 담력있고 용감하지만 잔인한 것에도 무뎌진 사람일테니 한편으론 무섭기도 ㄷㄷㄷ
(막 나에게 이상한 주사놓으면 어캄?
몇초간 호러소설을 씀ㅋㅋ)
어쨌든 끼리끼리라는데 나는 나를 사랑하지만
내 이상형의 기준보다 오버스펙인 소개팅남.
저사람의 기준엔 내가 부합하는게 뭐가 있을까
작아지는 마음이었음 (판에서 열쇠3개랬는데..)
부담이되어 마음비움.

더구나 결정적으로 그 역시 내게 반하지않았다
확인사살 할 수 있었던건
토요일 애매한 5시에 만나 커피만 마시고
저녁약속이 있다했음.
완곡한 표현..그래 캐치하마.
내가 좋았다면 나랑 저녁을 먹었겠지(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무리는 아니라고 판단)
컴컴하기라도 할것이지..길어진 해가 야속했음.
현실직시 모드로 귀가.


이틀이 지남. 카톡이 왔음.

"왜연락안해? 당연히 연락올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 자신감ㅋㅋ당연히래.
솔직하긴 엄청나게 솔직한 저 남자.
거짓말은 안할것 같네 ㅋㅋ너무 웃겼음.
저 자신감을 사그라들게 해줄 여성이 되어보고싶었음.
읽씹할까했으나
주선자가 떠오르고 욕먹긴 싫어
답장은 하되 꾸미지않았음. 우린 직설적이니까!

"소개팅 2시간하고 헤어진거면 안꽂힌거 아냐?"
"약속있어서 그런거잖아"라며
나에게 꼬기꼬기 사달라고 조르는 소개팅남.
뭐 이런게 다있나 싶었으나 삼세판인가?싶어
속는셈치고 만남.

'두번째 만남에 고기스멜 진동하게 갈비집이라니..
향수향 샴푸향은 개나줘버리고..
그래 내가 여자가 아닌거지?'
내숭없이 맛있게 먹기나하자 싶어 반찬리필까지 했음.

그렇게 저녁을 먹고 나왔는데 뭔가 촉이..
남자가 자꾸 내 눈치 를보고 안절부절못함.
뭔가 자꾸 다가올것만 같은 느낌.

순간 '아! 나도너도 아까 양파 마늘 왕창먹었잖!!'

내 지난 연애의 흑역사는 키스였음. 내가 솔직+장난스레 한말이 전남친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냈었고 내게 이별을 고함. 저남자 상처안받게 돌려말해야하는데...거리는 가까워지고ㅋ 급하게 내뱉은 말ㅋㅋ

"양치하고 만나"

얼굴은 화끈화끈..
주관있는 나란 녀자 마음의 소리를 외침ㅋ.
첫단추를 마늘양파와 함께 하고싶진 않았음.
난 가방에 항상 치약칫솔이 있었고..
아까 식사한 고깃집 화장실에 다시 들어가는
용감함을 발휘.
그 남자도 편의점에 다녀온걸까
어느샌가 칫솔을 들고 화장실로 고고 ㅋㅋㅋㅋ
엄훠..내가 뭐하는겐가 아니 뭐 사귀지도 않는데..

어쨌든 양치 후 다시 차에서 만나 뻘쭘뻘쭘..

"사귀지도 않는데 이게 뭐하는거야 우리 웃기다 그치?ㅋㅋ 우리 사귀는거야?"
소개팅남은 쾌속으로 답하며 그남자는 키스함.
심지어 내게 집중해!라며..꺄악!
그렇게 사귀기로함.

-----------------------------------------------------------------------------

※올봄 소개팅하시는 분들 모두 잘되시길!
기대를 안하면 의외의 성과가 있을지도!





추천수1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