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야 연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MBC 일일드라마 '귀여운 여인'(극본 정성희, 연출 최이섭)의 제작진이 이지훈에 대해서 한 말이다.
가수 이지훈이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고 있다. '귀여운 여인'에서 이지훈은 자신을 가르쳤던 시간강사 정선경(최승은역)을 일편단심 사랑하는 호텔사장의 둘째 아들 세웅역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연상녀인 승은에게 사랑공세를 펴는 귀여운 이지훈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제목을 '귀여운 여인'이 아닌 '귀여운 남자'로 바꾸라고 한다. 세웅과 승은의 밀고당기는 사랑싸움에 시청자들도 눈을 돌려 어느새 시청률도 20%까지 뛰어올랐다. 세웅과 승은이 세웅 부모의 반대를 뚫고 결혼에 골인할 때쯤엔 시청률도 더 오를 전망.
처음엔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촬영 이틀전에야 출연섭외가 들어와 부랴부랴 '귀여운 여인'의 식구가 됐다. 데뷔전 연기자 수업을 받았고, 시트콤에도 출연하는 등 연기경험을 했었지만 제대로 된 드라마 연기는 쉽지 않았다.
"첫 대본 연습때 제 리딩을 보고 선배님들이 '쟤 누구야'라고 하셨대요." 선배들의 도움이 '연기자 이지훈'이 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첫 스튜디오 촬영때 아버지로 나오는 백일섭이 "네가 하고싶은 대로 해라"라고 말해 용기를 얻었다고. 어머니인 이효춘과 김형자 등 대 선배들도 아들처럼 귀여워해 줘 이젠 촬영이 즐겁기만 하다.
이지훈은 특히 파트너인 정선경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대본연습 때도 끝난 뒤 따로 대본연습을 하는 등 항상 신경써준다.
일편단심 세웅의 모습에 이지훈을 '느끼맨'으로 여겼던 시청자들이 이지훈의 열렬팬으로 바뀐게 또 하나의 성과. 게시판에 '예전엔 이지훈 싫어했는데 지금은 광팬이 됐어요'라는 글을 보면 가슴 한곳이 뿌듯해 진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모든 연기를 처음부터 다 잘할 순 없는 법. "아직 감정처리하는 게 잘 안돼요. 특히 선생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선 제가 경험하지 못한 게 많아서인지 항상 선배님들에게 물어보기도 하죠."
'귀여운 여인'이 끝나면 이지훈은 다시 가수로 돌아간다. 3년전 이미 제작을 마쳤지만 여러 사정으로 나오지 못한 5집이 드디어 햇빛을 보는 것. 새 곡을 몇 곡 더 추가해 3∼4월에 내놓을 생각이다. 가을엔 강타, 신혜성과 다시 뭉쳐 그룹 S의 2집을 낼 계획이다.
10년 뒤 이지훈은 뭘하고 있을까. 노래에 이어 연기에 도전한 이지훈이 마음속에 또 하나의 야망을 간직하고 있다. 바로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지훈이 토크쇼를 꿈꾸게 된 것은 라디오 DJ를 하면서부터. 98년부터 SBS 파워 FM '이지훈의 영스트리트'(98∼2000년)와 SBS 러브 FM '이지훈의 기쁜 우리 젊은날'(2001년)을 4년간 진행하면서 진행자로서의 재미를 맛봤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토크쇼를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주위에서도 제가 토크쇼하는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세요"라며 이지훈은 슬쩍 욕심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연기자와 가수로서의 욕심도 여전하다. 조용필 이문세 같은 대 선배처럼 계속 새 음반을 발표하고 싶고, 관록이 묻어나는 연기자의 삶도 꿈꾸고 있다. 10년 뒤 세 가지 꿈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이지훈은 쉴 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