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 2라는 프로그램 자체를 참가자인 김하온이 이끌었다
재도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재도전자인 오담률 윤병호 방재민 이지은보다 주목받지 못했고
방송전에는 참가자들이 실력보다는 스타성이나 화제성을 중심으로 뽑혔다
엠넷에서 키프클랜 vs 딕키즈 구도를 만들고 두 크루를 밀어줄거다 등등 논란이 많았다
시즌 1의 몇몇 참가자(우승자를 비롯)는 신중하지 못한 행실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기에
힙합의 부정적인 이미지(폭력적/공격적)와 이러한 상황이 맞물려 자칫 프로그램이 망할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김하온이라는 존재가 이 모든 논란과 우려를 지워버렸다
1화에서는 순박해보이는 모습과 철학적인 가사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시청률을 끌어올렸고
그 이후에는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생각이 깊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나이대 청소년이 보여줄 법한 쾌활함과 명랑함, 장난기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모습, 우승에는 큰 미련이 없다는 듯한 말을 했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조금씩 피어나는 우승에 대한 욕심, 열정을 자연스럽게 내보이기도 했다
자신을 너무 낮추지도, 너무 높이지도 않았고 그냥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문득 사골국이 생각났다
다양한 재료들을 넣고 오랜 시간 푹 끓이면 깊은 향과 맛이 우러나오는 사골국이 완성된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고 오랜 시간 요리해야 하기에 우리는 사골국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고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음식의 주재료인 소를 비롯해 다양한 식재료들을 기르고 가공하고 운반하고 판매하는 과정 속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그리고 열정이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골국에 있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사골, 즉 '소'이다
사골국에 들어가는 소가 얼마나 알차고 신선한지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또 우리가 맛있는 사골국을 먹을 수 있는 건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서 오랜시간을 견뎌낸 소 덕분이다
우리는 평소에 사골국을 보며 땀을 뻘뻘 흘려 가며 고생해서 국을 끓여주신 식당 아주머니나
어미니, 할머니의 얼굴을 제일 먼저 떠올리고 또 감사해하지만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소에게 가장 감사해야 하는 셈이다
김하온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는 김하온을 보며 잘 키워준 부모님, 꿈을 응원해주는 좋은 친구들과 지인들, 인기 방송사의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 좋은 멘토와 프로듀서, 좋은 라이벌 덕에 김하온이 고등래퍼 2에서 성공을 거두며 일약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그 말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하온의 성공을 만든 것은 고등래퍼 1의 실패를 담담히 극복해내고 다양한 경험과 공부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스스로를 단련시킨, 그리하여 마침내 지금의 자리에 선 김하온 그 자신이다
또 김하온이라는 아티스트는 랩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지만,
우리는 고등래퍼 2에서 단순히 랩을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겸손하지만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실패를 겪었지만 실패를 인정하고 극복해낼 줄 아는, 부족하지만 부족함을 알고 배울 줄 아는
성숙한 인격체로서의 김하온을 본 것이다
그렇기에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 '오래된 어린 녀석'의 모습에 감탄하고 감명받으며
누군가는 그가 힙합이란 장르의 '격'을 높였다고까지 말하는 게 아닐까?
나는 한때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하다 못해 시기질투하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이었다
그들의 성공을 부정하기 위해 그들의 노력과 재능을 폄하하고, 내가 가진 환경을 탓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으니 정말 멍청했던 과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나이기에 김하온을 보고 더 큰 인상과 감명을 받았던 것 같다
이젠 나도 인정하고 극복해낼 줄 아는, 더 배울 줄 아는, 내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내가 되고 싶다
너무도 힘들었던 나의 과거를 인정하고 내 상처를 담담히 닦아낼 줄 아는, 그런 내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믿는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마찬가지이다
김하온은 단 1년만에 스스로를 성장시켜 대중에게 인정받고 1차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윤진영, 배연서 등도 1년 전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장용준, 조원우 등도 자신을 갈고닦은 지 1년만에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으며 궤도에 올랐다
여러분도 한번 곰곰히 자신의 모습과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목표를 세워 도전해봐라
죽을만큼 노력하면 안될 게 없다고, '고등래퍼 2'가 말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