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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의욕이 이젠 사라졌다

나는 어떻게든 살았어야 해서 바퀴벌레처럼, 누가 보기에는 아주 추해도 악착같이 매달렸다.
어머니는 암을 진단받으셨다.초등학생이던 나는 그 날 이후로 매일같이 네가 이해하라는 말을 들으며 살았다그래서 이해했다. 청소기로 맞을 때에도, 책이며 머리빗으로 두들겨 맞을 때에도.몸 팔아서 돈 벌라는 말에도,교복이며 책가방 불 태우시려는 그 행동에도 몸으로 막으며.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으며 다행히 어머니는 호전되셨다.그래서 우리 집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다시 평화로워졌다. 나만 빼고.
내 마음속에는 화가 들끓었다. 어머니의 아주 사소한 말에도, 물음에도 욱했다.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우시고, 화 내시기도 하고, 나를 포기하시겠다며 아주 냉정한 태도를 보이시기도 했다.죄책감이 생겼다. 어떻게든 참아야지, 왜 이런 걸로 화를 내냐며 나는 나 자신을 책망하기 시작했고 그건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모든 감정을 내 안으로 욱여 넣었고, 나는 결국 고등학교 3학년 때 내 발로 정신과에 갔다.서랍 속에만 넣어 두면 안 들킬 거라고 생각했는데. 서랍을 열어 보신 어머니는 약을 발견하고 집안은 발칵 뒤집혔다.
집이 싫었다. 나는 성인이 되어서도 정신과 병동에 입원을 하였으며, 여전히 마음 속에 응어리진 분노가 쌓여 있었다.내가 절대로 가지 않을 것 같던 학과에 온 가족의 권유와 성화로 들어갔다.그럼에도 잘 해 봐야지, 나를 다독여 가며 학점을 4점 대로 유지했다.그렇게 2학년이 되었을 때. 아무런 목표 없이 그저 '열심히'만 하던 나에게 번아웃이 찾아왔다.
무기력증이었다.당시 기숙사에 살던 나는 룸메이트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폭식증으로 이어졌다.가족은 왜 나에게 말로 해결하지 못하냐고 했다.나는 아무 데도 숨 쉴 데가 없었다....
1년 휴학을 하고 싶었다. 내가 혼자서 계획도 세우고, 몇 날 며칠을 울며 빌며 설득했다.난 죽을 것만 같아서,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조금 쉬고 싶었다.결국 생활비를 내가 벌어서 내는 조건으로 나는 쉴 수 있었다.
타지에서 혼자 살며 아르바이트를 두 개, 세 개씩 했다.친구들은 왜 그렇게까지 하냐며 물었다.모르겠다. 무언가에 쫓기듯 사는 게 일상이었으니까.정말 아픈 날이 있었다. 일터에 양해를 구해 하루 휴가를 얻었다. 다른 사람들은 타지에서 아프면 가족이 생각난다던데 나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 나에게, 토닥여주면서, 열심히 해 왔다고. 너무 잘 해 왔다고. 그렇게 말 해 주었으면 했다.
다시 복학을 했다. 이제는 예전처럼 무식하게 열심히만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다.내가 나를 몰아넣지 않겠다고.그런데 가족들은 이런 나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 또 재촉을 한다.나는......... 이제는 내가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겠다. 사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그저 하루하루를 잘 견뎠는지, 잘 넘겼는지가 관건이 되었다.힘들지 않은데 마음이 힘들다.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고 이런 내가 이상한 것만 같다.너무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서였을까.의미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가도 나 같은 사람을 누가 좋아해 줄까 하는 생각에 금세 그만두게 된다.
오늘도 잘 넘겼다.다음 주도 나는 어떻게든 넘길 것이다...나는 매일 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면 한다. 그냥 죽었으면 한다. 아주 무미건조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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