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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를 고민하는 판녀들에게

Uriel |2018.06.12 20:18
조회 1,256 |추천 10

안녕하세요. 저는 건강문제 때문에 특목고를 자퇴한 고2 여학생이에요.

 

 

요즘 판에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아 보이네요.

자퇴를 결정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 글을 남깁니다.

 

 

우선 자퇴의 장점은:

 

1.. 행복하다. (단, 일시적인 행복일 수도 있음)

 

사실이에요. 일단 저는 기숙사에서 벗어난 게 정말 행복했어요ㅋㅋㅋㅋ 아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행복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핳 집이 최고야(진성 집순이)

 

 

그때는 학교~기숙사까지 이어진 기싸움에 정말 지친 상태였어요. 학교 다닐 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병원 침대에서 잘 때였습니다. 우리 학교 관계자가 없었거든요. 특히 군기에서 벗어난 게 정말 행복했어요. 사람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경험하고 왔습니다. 아, 직접적으로 자퇴를 권유받은 적도 있어요. 저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럴수록 더 버티려고 했지만 뭐 결국 나왔네요.

 

 

2. 자유롭다.

 

저는 외국어를 정말 좋아해서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요즘은 일본어를 새로 시작해서, 이제는 길 찾는 수준까지는 될 것 같아요. 자퇴를 하니 목표인 6개 국어에 더 빨리 다가가고 있어요!! 자신만의 시간이 늘면, 목표에 다가가는 그 느낌의 여운이 정말 오래 남아요. 그럴수록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롯이 자기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느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학교에서는 학과를 정하라, 대학 이름을 정하라 압박을 주고 있을 때 느긋하게 하루 종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수도 있죠.

 

학교가 답답한 이유가 뭐였죠? 내가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못해서 그랬잖아요. 자퇴 후에는 마음껏 행동해도 돼요. 단, 책임은 온전히 본인의 몫입니다.

 

그리고 화장하는 애들은 화장과 염색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 정도? (의외로 못 꾸며서 스트레스 받는 애들 엄청 많더라고요!!)

 

3. 사람 보는 눈이 생긴다.

자퇴를 하고 나면 저절로 주변 사람들이 걸러져요. ‘그것도 못 버텄냐?’라며 저를 매도하는 사람도 있고, ‘그동안 잘 버텼다.’같이 저를 격려해주시던 분들도 계셨어요. 저는 정말 바보 같아서, 이렇게 힘든 일이 생겨야만 고마운 사람들이 보였어요. 자퇴를 한 후에는 아직도 이렇게 망가진 내 곁에 남아준 사람들이 정말 소중해졌어요.

 

“자퇴생이에요.”라고 밝히면 이 사람과 내가 인연일지 아닐지 확실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대놓고 첫 만남부터 표정이 구겨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어.”라고 포근하게 안아주는 분도 계셨어요.

 

자퇴 후 약 4달 정도 지나면 누가 저를 정말 좋아하고, 누가 제 단물만 빼먹으러 왔는지 구분할 수 있어요. 자퇴해서 늘었던 건 사람을 보는 혜안과 눈치 정도? 그리고 주변 사람을 정말 소중히 대할 수 있어요.

 

자퇴를 해서 가장 행복했던 점은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전부 기뻐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학교 밖을 나가면 그 ‘당연하다’라고 생각한 것들을 누릴 수 없어요. 한번 소중한 걸 잃고 나니까 아... 이제부터 난 정말 내 울타리에 들어온 것들을 놓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말랑말랑해진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네요. 별것도 아닌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한테는 세상 밖으로 나오니 모든 게 소중했고 기뻤어요.

 

 

4. 건강해진다.

개인적인 기준이기는 하지만 저는 확실히 스트레스가 줄어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해졌습니다!!!(짝짝짝) 저는 너무 멍청한 사람인가 봐요. 한 번 소중한 걸 잃어야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네요. 건강... 최고입니다. 건강 잃으면 공부 아무것도 못해요.

 

솔직히 말해서 복통, 편두통 정도는 고3 되면 없는 게 이상한 것 같고(요즘 친구들 보니까 고3병은 고2부터 다 생기더라고요) 정말 심각한 건강문제거나, 저처럼 수업을 받지 못할 정도로 지장이 있다면....... 본인이 3년을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특히 지금 1학년이라면 2년을 버텨야 합니다.

 

저는 왜 이제까지 버텨서 건강 다 망가지고 나서야 나왔나 생각해요. 아......... 이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그냥 빨리 확 나올 걸 생각이 드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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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퇴는 장<<<<<<<<<<<<<<<<<<<<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자퇴생이지만 이건 부정할 수 없네요...

 

단점:

 

1. 자퇴하면 주변의 시선이 달라진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겠지만, 실제로는 상상도 못할 만큼 정말 달라져요.

 

명절 때 친척집 가는 거? 상상도 못해요. 특히 동갑이나 연년생인 사촌들이 있다면... 최악입니다. 본인이 나름 공부를 잘했다면 더더욱 최악입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착하지 않아서, 분명 누군가는 당신의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비웃을 거예요. 솔직히 그런 사람들이 대다수일 거예요. 괜히 '인간이 악마에 가장 가까운 생물'이라는 소리가 나온 게 아니에요.

 

제일 자퇴생을 심하게 비난하는 경우는 아마 동급생이 아닐까 생각해요. 뭐랄까, 꼭 마치 자퇴생을 무시하기 위해서 학교를 다니는 것 같은 아이들도 주변에 꽤 많았어요.

 

오히려 목표가 있는 자퇴는 정말 대단한 건데, 그런 이유의 자퇴마저 사회 부적응자로 내모는 사람들(특히 같은 10대)이 많아요.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을 함부로 판단하는 사람인 본인이 얼마나 나쁜지도 모르고 말이죠.

 

여담이지만 목표를 가진 자퇴생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 대학 가기 힘들다.

 

유명한 말이 있죠.

수시: 아! 내가 이 대학을 왔다니!!!!

정시: 아... 내가 이 대학을 오다니...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빡수시(심지어 학종) 파였어요. 하지만 자퇴생은 학종을 거의 못 쓰기 때문에(높은 대학은 지원 자격조차 거의 안 줌) 정시로 가야합니다.

 

특히 특목에서 학종 쓰려는 애들... 버티시길 바라요. 버티지 못한 제가 이런 충고를 하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나오게 되면 아... 내 학력이 이렇게 떨어질 수도 있구나 알아차릴 수 있어요. 아직 수시 정시 안 정한 특목 애들도 웬만하면 버티는 게 좋을 거예요...

 

특목은 일반고로 전학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실제로 아는 사람들 중에 전학 가서 행복하게 사는 애들 꽤 있어요.

 

단, 자신이 정말 답 없는 일반고 + 난 정시 각오 되었다 또는 특목(문과)인데 이과로 바꾸겠다(이과 반 없다는 전제 하에)고 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자퇴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아주 조금은 들어요.

 

그리고 EJU로 일본 대학을 가고 싶은 아는 언니는 오히려 자퇴를 하지 않은 걸 후회하더라고요. 차라리 자퇴 후 2학년 때부터 EJU 학원에서 살았다면 좋았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이 모든 건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의 경험이에요.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이 경험한 길에 맞추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진부한 말이지만 해줄 말은 이런 것밖에 없네요. 무엇을 하든 간에 본인이 만족하고 행복해할 만한 길을 찾아주세요.

 

 

3. 자유롭다.

 

자유는 자칫하면 맹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은 10대 후반쯤 되면 깨달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유는 책임을 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즐겨야 합니다.

 

정시 100%로 가겠다는 분들, 무조건 학원 가세요. 본인을 믿지 마세요. 독재 학원이라도 가세요. 일단 학교를 나왔다는 건 어느 정도 학교의 규칙에 반감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학교 규칙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규칙을 지킨다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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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늦었지만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추천수10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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