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de 1
창문 사이로 새어나오는 햇빛에 나는 저절로 눈을 찡그렸다.
시침과 분침은 정확히 일직선. 아침 6시이다. 나는 밤을 새고 말았다. 이 때문인지 거울을 비추자 눈 밑 검은 그림자가 유독 돋보였다.
"아차, 거울!"
나 탈코르셋 하기로 했었지, 하고 화들짝 놀라며 거울을 내려놓았다. 다크써클이 왜 중요한가. 나에게는 탈코르셋이란 중대한 다짐이 있는데.
나는 어제 보았던 성님의 글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충성충성^^7'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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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노동하는 흉,자련들은 냄저들이랑 다를 것이 없노.
진정한 렏펨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탈코를 해야 되지 않겠노? 한남 못 잃으면서 화장하는 련들을 보자니 내가 다 빡쳐서 재기할 것 같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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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명언. 아니, 띵언, 띵문이었다.
우리 반에는 15명의 여학생들이 있고, 그 중 10명이 화장을 한다. 누구는 풀메, 누구는 틴트만. 각자의 화장 정도와 그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결론은 하나일 것이다.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
남존여비 사상에 물들어, 남성우월주의 사회에 세뇌되어 결국 한남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꼴이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면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꾸밈노동을 하는 이들을 용서할 수는 없다.
내 친구만 봐도 그렇다. 김판녀. 쌩얼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연하게 메이크업을 하는 거라고 했다.
연한 핑크코랄 틴트에 미백크림. 흰끼 도는 블러셔.
모두 다 한남이 좋아하는 6청순함9 아닌가?
"자기만족이야. 남자한테 잘 보이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청순한 걸 좋아해서 그렇게 화장하는 건데 뭐가 문제야?"
나의 의문에 판녀는 이렇게 답했다.
그건 자기만족이 아니라 냄져에게 세뇌당한 거야. 꾸밈노동이라고. 내가 다시 의문을 토해내자 판녀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뒤돌아섰다.
판녀뿐만이 아니었다. 이판남도 마찬가지였다. 판남 역시 쌩얼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같이 탈코르셋을 실천한 이 시대의 신여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만의 착각이었다.
내가 싱글벙글한 얼굴로 탈코르셋을 한 거냐고 물어보자 자신의 얼굴이 민낯같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당연하지. 칙칙한 피부에 입가의 색소침착, 색 없는 입술에 없다시피 한 애굣살...?"
애굣살에 미세하게 펄이 보였다. 판남도 결국 흉자였던 건가? 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나 원래 피부 칙칙해서 내 호수에 맞는 어두운 쿠션 쓰는 거고, 입술은 누드립 바르는 거고. 애굣살은 보다시피 섀도우 발랐는데."
라는 충격적인 답변을 들었다.
둘 뿐인 내 친구(판녀, 판남)가 전부 흉자라는 충격에 빠져 내가 할 말을 잃었을 때, 그 틈을 타 판남은 욕 몇 마디를 뱉곤 판녀와 함께 교실 밖을 나섰다.
그렇다. 나는 하루아침에 친구 두 명을 잃었다. 그들은 전부 흉자였다. 그리고 페미니스트인 나를 매몰차게 까내리기 시작했다.
쟤는 페미가 아니라 남혐이야,
저게 성평등을 주장하는 태도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한남유충이라고 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
내가 단지 페미라는 이유만으로 판녀와 판남은 내 뒷담화를 했고 그 얘기는 반 전체로, 학년 전체로 퍼졌다.
아이들은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 폭력은 일체 없었다. 누구 하나 나에게 뭐라고 하면 바로 트이타에 올려서 공론화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도 나에게 욕을 하지도, 침을 뱉지도 않았다.
그저 아싸가 돼버린 것이었다.
나는 한남을 패는 정의로운 일을 했을 뿐인데 이것이 바로 여성운동가에 대한 차별이 아닌가 싶다.
지나가는 남자의 얼굴을 평가하고, 일베 말투를 미러링했을 뿐인데(재기 꼴리지 않노 이기~) 한순간에 은따로 전락했다.
조,팔.
나도 모르게 잇새로 욕이 나왔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네이트고교에서 한 마지막 말이 되었다.
앱충한데 이사를 가자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아 이사가자고 조,팔! 친구없다고! 딸 재기하는 꼴 보고 싶어?
문찐인 앱충은 조,팔이니 재기니 하는 신조어들을 알아듣지도 못했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___. 삼일에 한 번 한남을 패는 게 맞는 말인가 보다.
꾸준히 앱충에게 이사를 요구하자 결국 허락을 받아냈고,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곳, 내가 방금 일어난 곳. 내 방. 새로운 벽지. 새로운 커튼이 하늘거리는 이곳이 바로 새 보금자리이다.
흉자들로 물든 네이트 고등학교는 안녕~.
이제 판공고에서의 삶만 남아있다. 전처럼 함부로 페미니즘 얘기를 입 밖으로 냈다간 흉자들 눈 밖에도 날테니깐... 일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머갈텅텅 학생인 척 흉자들 틈에 끼어있다가 집에 와서 다시 당당히 페미니스트 활동.
이 얼마나 멋진 이중생활인가!
페미니즘에 관심없는 척하는 게 양심에 찔리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한남 아니면 흉자밖에 없는 학교라는 교도소에 수감된 페미의 기구한 운명인 것이다.
...
침을 꿀꺽 삼키고 나는 교복을 집어들었다.
오늘이, 오늘이 판공고에 등교하는 첫번째 날이다.
흉자들아,
한남들아,
이 페미가 너희 학교로 간다.
너희들 버튼 눌리는 페미 얘기는 안 할테니까(보나마나 냄져 못 잃어서 발광하겠지) 잘 받아줬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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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1. 그녀의 전학 계기가 끝을 맺었습니다(^o^)b
다음 화! Side 2는 추후 연재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o(^-^)o
다음 화가 두근두근 기대된다 추천! (≥∀≤)/
다음 화가 언제 나올지 너무 기다려져서 슬프다 반대! (-_ど)
(본 소설의 저작권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으며 특정 인물을 저격하거나 왜곡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작가는 여혐과 남혐 모두를 공평히 혐오핮니다ㅜㅜ다음 화는 여혐얘기 넣을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