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은 밤인데
술 마시고 어떻게 속 풀이 할 곳도 없어서 여기까지 왔네요
만약 이 글을 보신다면 그 사람 명복 같이 빌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오빠 안녕 곧 오빠 번호가 사라질 것만 같아서 이렇게 급하게 글을 써내려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이름 석자가 사라질까봐 무서워
진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
오빠가 마지막은 나한테 그래도 알려주고 싶었던거겠지? 모르고 지나갈 수 있었는데 말해줘서 고마워..
어쩐지 요즘 내가 무기력하더라.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내 감이 맞았네. 왜 예전에도 그랬잖아. 내 몸이 좀 불편하면 오빠도 아팠던거.
오빠한테 어떻게 된 건지 너무 더 알고 싶고 이 고통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지만, 오빠네 가족을 위해서 그냥 혼자 감내할게. 오빠 역시도 아직 나를 용서하지 않았던 것 같으니.
오빠 내가 진짜 너무 잘못했어. 같이 지낸 시간 동안 더 잘해주고 아껴주기만 했어야 했는데. 한없이 날 예뻐하고 사랑해줬는데, 그 시간들을 더 즐길걸.
오늘은 계속 우리 처음 만난 때부터 굵직하게 했던 것들을 다시 되짚어봤어.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만남, 처음으로 했던 모든 것들, 매주 오빠 데리러 간 것들, 오빠 보고싶어 썼던 편지들, 먹을 것 챙겨주던 소포, 내 반지, 싸우면 연락이 안되던 모습, 술취하던 모습, 여행갔던 모습, 플스 같이 하던 모습, 농구 봤던 그 모습, 그 외 모든 모습들이 다.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고 처음으로 사랑을 받던 내 모습들이. 디테일 하나하나 다 억지로 잊고 살았는데 다 너무 예쁜 추억이었어. 나와 그 시간들을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다 내가 너무 어렸어. 오빠랑 헤어지던 해 오빠의 나이가 된 지금도, 난 너무나 어려. 자존심만 세우고 지기 싫어하고. 손해보기 싫어하고.
지금의 나는 솔직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래서 연락을 했던거고. 오빠가 여자친구와 헤어진거였든 아니였든 그냥 마지막으로 오빠를 잡고 싶었어.
솔직히 한 달전에도 그렇게 말할게 아니라 그냥 그까짓 자존심이 뭐라고 내가 먼저 전화하면 됐는데.
오빠 지금 와서 솔직히 말하지만, 난 단 한순간도 오빠의 번호를 머릿속에서 지운 적이 없어. 오빠가 번호를 적어주지 않았더라도 난 이미 모든 숫자들을 다 외우고 있었어. 보고싶은 새벽이면 쳐봤고 몰래 오빠가 행복하게 새 여자친구와 지내는 모습을 보며 안심했었어. 그래도 나보다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그래도 연락은 참고 안했으니 나 되게 장하다 그치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오빠가 언젠가는 다시 나와 만날거라 믿었고, 우린 인연이라 믿었어.
모든 순간을 오빠와 다시 만나는 그 날을 꿈꾸며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내 모든 생활의 중심이었어 오빠는. 헤어지고 나서도 마찬가지였고. 왜 그렇게 집착하냐고 묻는다면.. 그 때와 다르게 정말 지금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내 어리숙하고 미성숙한 태도가 오빠를 많이 다치게 했을텐데, 너무 많이 미안해.
너무 보고싶다 정말, 나한테 또 욕해도 좋으니까 일어나서 나한테 꺼지라고 해도 좋으니까 이 모든게 현실이 아니였으면 좋겠다.
헤어진 사람이고 오빠는 끝까지 날 미워했으니까 나도 신경쓰지말자 싶다가도, 우리가 행복했을 때가 자꾸 아른거려. 나만 행복했던 걸수도 있지만.
이제 나는 다시는 오빠와 한 모든 것들을 바라볼 수 없을 것 같아.
많이 고마웠어. 고생했어. 내가 맨날 장군 만들어서 현충원 보내준다고 했었는데, 그런 말도 하지 말걸 그랬어.
내가 가장 많이 힘들고 아팠을 때가, 오빠 여기 있기 싫다고 힘들다고 눈물지을 때였거든. 곧 전역 신청할 수 있겠다 속으로 같이 햇수를 세고 있었는데... 왜 끝까지 군대에 있어...
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하고 있어. 오빠가 그만 사랑하라고 해도 난 계속해서 오빠를 품고 살아갈거야.
조만간 꼭 보러갈게. 너무 보고싶어. 목소리도 듣고 싶고 다시 한 번 오빠의 채취를 맡고 싶어. 너무 오래 떨어져있던 만큼 이번 일이 덜 충격적일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아프다.
내 첫사랑 안녕. 많은 것들을 해줘서 고마워.
나는 그에 비해 많은 것들을 해주지 못하고 덜어주지 못해 미안해.
이제는 편히 쉬어.
오빠의 멈춰있는 시계만큼 내가 더 열심히 살아서 오빠한테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살게.
사람 살리는 직업인 내 직업을 그닥 자랑스럽게만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늘 감사하고 겸손하게 살게.
오빠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부서를 이동해야겠어..
이제 정말 안녕. 이젠 정말 편히 쉬어.. 고생했어. 오빠 정말 너무 보고싶어. 내가 진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