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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진이 vs 드라마 황진이

fufu |2007.06.07 00:00
조회 1,812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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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인물은 현대적인 해석에 의해서 다시금 살아나는 것이다. 물론 토대는 그 인물의 사실적인 행적에서 시작해야 하겠지만, 인물의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 보여줄 지는 전적으로 그 인물을 해석하는 사람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드라마의 황진이와 영화의 황진이 둘 중에 무엇이 더 좋은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개인적으로 황진이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국문학 공부를 하면서 황진이가 조선시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시를 매우 잘 썼다는 말을 교수님들께 꽤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황진이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006년에 드라마 황진이를 보면서 황진이를 무척 좋아하게 됐다. 그러므로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간 것은 내게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영화 속 황진이도 우리가 알고 있는 황진이였다. 그녀는 어느 순간에나 당당했고 도도했다. 남자를 얕잡아 보고 그들을 칭칭 감고 있는 껍데기를 벗겨버리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드라마의 황진이와 영화의 황진이는 황진이의 삶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이 달랐다.  
  영화 속 황진이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고 드라마 속 황진이는 예술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    드라마 속 황진이(하지원)는 기생이면서도 예인의 삶에 가까웠다. 그러므로 그녀는 스승 백무가 자신의 첫사랑을 죽게해서 미우면서도 백무의 학춤에 존경을 표하며 그녀의 춤을 기꺼이 전수하고자 했다. 백무의 라이벌인 매향에게도 검무를 전수 받았다. 예인으로서의 그녀의 노력은 정말 눈물겨웠다. 그녀가 피나는 노력 끝에 춤을 하나하나 완수해 갈 때마다 시청자들은 완성되어 가는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황진이는 마지막 자신의 라이벌 부용에게 박수를 받으며 자신의 춤에 화려한 결미를 장식한다.    영화 속 황진이(송혜교)는 기생이면서 정인을 끝까지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비록 놈이가 종의 신분을 갖고 있으나 황진이는 그를 마음에 품고 죽어가는 그 앞에서 죽을 때까지 당신 한 사람만을 마음에 품겠다며 다짐을 하는 진정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위해서 사또에게 몸을 내주는 헌신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고, 무슨 일을 벌여서라도 그에게 도움이 되고자 고군분투 한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황진이는 분위기가 달랐다. 드라마에서 하지원이 연기한 황진이는 무슨 일이든지 포기하지 않고 끈기와 노력으로 일을 해내는 추진력이 강한 인물이었고, 영화에서 송혜교가 연기한 황진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물이었다.   이와 함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황진이의 사랑을 받는 인물도 달랐다.       영화 속 놈이(왼쪽) 드라마 속 김정한(오른쪽) 두 남자는 황진이의 정인이었다.     조선의 음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예판 대감 김정한(김재원)이 바로 황진이의 정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황진이와 함께 야반도주를 할 정도로 황진이를 깊이 사랑했다. 이는 황진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사랑만큼 서로의 재능을 존경했던 두 사람은 마침내 서로를 위해 이별하고 만다.   영화에서는 종에서 화적, 의적대장이 된 놈이(유지태)가 황진이의 정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결같이 황진이를 마음에 품고 그녀를 위해 헌신한다. 비록 황진이가 원해서 기둥서방이 되기도 하지만 황진이가 기생이 된 것이 자신의 탓인것만 같아 끝내 그녀 곁에 머물지 못한다. 그리고 황진이는 놈이가 자유로워질 수 있게 그를 놓아준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에 황진이의 사랑을 받고 떠나서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남기며 죽는다.   드라마의 김정한은 황진이를 우선시 여기며 조선을 깊이 사랑하는 부드럽고 예의바른 인물이었고, 영화에서 놈이는 누구보다 강한 무술실력을 자랑하고 사람들앞에서 리더십을 행할 줄 아는 강한 인물이지만 황진이에게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고 외치는 순정파이기도 하다. 이렇듯 드라마와 영화의 정인은 황진이를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매우 다른 분위기를 낸다.     물론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방해자는 꼭 황진이나 그녀의 정인들보다 더 큰 권력과 힘을 소유하고 있다.       영화 속 악인 사또(왼쪽) 드라마 속 악인 벽계수(오른쪽)     드라마에서는 벽계수(유태준)가 그 악역을 담당했었다. 물로 그 또한 황진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한 사내였다. 그래서 괴로워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황진이와 자신의 친구인 김정한을 위험에 빠트릴 수 없었던 것이다. 때론 그가 쓰는 방법은 교활했고 비겁했다. 게다가 황진이의 기생친구 개똥이에게 상처를 주며 그녀를 힘들게 했다. 그러나 벽계수는 악인으로 치부하기에는 연민이가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사또(류승룡)가 황진이와 더불어 놀다가 마지막에는 치사한 방법으로 놈이를 잡아들이는 비열한 역할을 맡았다. 물론 황진이는 그러한 사또의 행위를 매우 비방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또는 놈이를 사로잡아 황진이와 놈이가 영원히 이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렇듯 근 6개월 내에 우리는 다른 황진이를 만나게 되었다.   물론 그녀가 벽계수를 시로써 희롱한 이야기나 송도 삼절 중에 하나였던 화담 서경덕을 만나서 그를 존경하게 되었던 것이든지 정인을 떠나보내고 세상에 맞서 살아가는 모습이라던지 기생으로써 어느 누구앞에서도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당당한 모습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모습과 더불어 황진이의 색다른 모습을 하나하나 만나는 것이 즐겁다. 우리가 방송매체에서 보는 것처럼 황진이의 모습은 그렇게 고정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드라마에서처럼 황진이가 예인으로서 자기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기생을 뛰어넘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고, 영화에서처럼 황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에 품으면서 그를 위해서 계속 눈물을 흘리고 그를 살리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지 서슴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것 하나만은 공통적으로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다. 영화의 메인 카피처럼 황진이는 세상이 두렵지 않았다. 세상을 발밑에 두고 짓밟으며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았던 그녀, 황진이는 정말 강한 사람이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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