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중반 쯤 너와 나는 친구로서 가까워졌어
자리 바꿀 때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늘 너는 내 뒷자리에 앉았고
모둠 활동을 할 때면 늘 같은 조로 활동했었어.
너의 이야기는 잘 꺼내지 않았던 너였지만 나는 내얘기를 들어줬던 너가 가장 편하고 좋은 친구였어.
어릴 적 나의 어리석은 짓들을 다 용서해 줄 만큼 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였어.
그런 너가 어느 날 나의 꿈에 나와서 나를 안아주더라 내가 태어나서 느낀 편안함 중 그 순간이 최고였어.
그 순간부터 너의 얼굴을 마주할 때면 그 꿈이 자꾸만 생각나서 서서히 너에게 빠져들게 된 것 같아 난.
그게 아마 12월 쯤이었지.
1학년 마지막 날 이제는 너와 같은 반에서 함께 지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집에서 홀로 눈물 훔쳤던 기억이 난다.
2학년이 되고 나는 너의 눈웃음이 너무 보고싶고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서 하루에 5번 정도는 꼭 너의 반을 찾아간 것 같아. 그럴 때마다 너의 주변 남자 아이들과 너는 “나가”라는 말만 엄청 하더라.
너희들은 웃으면서 그런 말을 했지만 내딴엔 그 말을 듣고 반으로 돌아가면 우울해서 수업도 제대로 못들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젠 정말 가지 말아야지’ 수백 번을 생각했어.
그런데 어떡해 나는 너무 너가 보고싶고 작년이 그리운데.
그렇게 힘들게 너와 대화 나눌 기회가 오면 내 입가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고 또 상처도 수도 없이 받은 것 같아. 난 그런 나를 보고 ‘나 정말 얘를 좋아하는구나.’ 확신했고 그런 너를 보고 ‘나만 얘와 관계를 끌고가기 위해 노력하는 거구나’라며 속상해했어.
너가 나를 (작년 같은반 친했던 애)라고만 생각하는 걸 알면서도 난 너가 좋은 걸 어떡해. 이렇게만 지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너의 가장 친한 남자아이들이 나와 너를 엮더라. “ㅇㅇ이가 너 좋아한다. ㅇㅇ이랑 언제 사귀냐.”
그럴 때마다 너의 반응은 그냥 웃음이었지. 또 주변 여자 아이들이 말하기를 너가 자꾸 나를 쳐다본대. 그래서 용기내서 메세지를 보냈는데 조금 이야기 나누다가 넌 공부하러 가야한다고 그랬지. 그래 너는 정말 그럴아이니까 난 괜찮았어. 이런 너에게 카톡 한 번 못해보고 보고싶은 마음에 1달 간 너의 사진을 보며 너의 생각만하다가 개학하는 날 신나서 고민고민하다 너에게 3번이나 말을 걸었는데 대답은 한 번 뿐이라서 슬펐어. 난 친구들의 이야기만 듣고 크게 아주 크게 착각을 했던 것 같아. 오늘에서야 알았어. 너가 정말 나를 좋아하지도 친하게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니 넌 내가 인사할 때마다 대부분 나를 무시했고, 말 걸 때도 쳐다보기만 했던 것 같아. 그건 원래 너의 성격이라는 걸 아는데 유독 나에게 더 그랬던 것 같아. 내가 너무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티냈었나봐. 나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는 너가 다른 여자아이들하고 사이좋게 떠드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서 미치겠더라. 질투가 이런건가 싶더라. 오늘에서야 깨닫고 너를 정말 좋아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고나서 우연히 너를 마주쳤는데 왜 그렇게 멋있는 건데 잘생긴 얼굴도 아닌데 왜 너는 후광이 나는건데,,
그러니까 내가 너무 힘들어. 나 이제 너 그만 좋아하고싶은데 많이 힘들겠지? 내가 말을 안 걸면 너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될거고 어느순간 친구가 아닐지도 모르겠어. 난 너무 두려워. 아무렇지도 않은 너의 모습보면 또 아플 것 같아. 그래도 몰라 난 너한테 말 안 걸게. 내 자존심을 너무 못 지켜준 것 같아서 이젠 나에게 미안해졌어. 너를 내 마음 속에서 놔주는 것은 어렵겠지만 한 번 해볼게.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