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나보고 고기방패래".
지옥같았던 유격훈련을 마치고 일병 정기휴가를 받았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군생활이지만, 사회 공기는 역시 차원이 다른다.
정오가 되기 전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동기 녀석이 신나서 얘기를 한다.
"지훈아, 군인한테는 스타벅스가 공짜래!"
그말을 듣고 우리는 잠깐 스타벅스에 들르기로 한다.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를 공짜로 받았다.
대단한 보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군인으로서 존중 받는 기분이었다.
바로 앞 테이블에서는 서른 전후로 보이는 여자들이 김지훈씨와 같은 카페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옆 테이블의 여자 하나가 김지훈 일병을 흘끔 보더니 일행에게 뭔가 말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간히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스벅은 군인한테 커피 공짜로 준대.... 여자가 먹여 살려줬더니..서비스는 고기 방패들한테 다가네..".
그리고 다른 여자 하나가 웃으면서 말한다.
"그러게 말이야. 울며불며 딱 2년만 기다려 달라던 냄세나는 고기방패 새끼 생각나네 ㅋㅋ".
김지훈 일병은 뜨거운 커피를 손등에 왈칵왈칵 쏟으며 급히 카페를 빠져나왔다.
중간에 동기 녀석이 어딜 가냐면서 붙잡는 걸 뒤로하고,
멋있게 광낸 A급 전투화가 구겨지는지도 모르고 달렸다.
오후 내내 멍했다.
사회에서 '남자'를 '혐호'하는 글들이 인터넷을 통해 올라온다고 들었지만,
현실에서도 있을 줄은 몰랐다.
머리가 멍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회의감이 몰려왔다.
집에 도착하고 밤 12시가 넘어서 들어온 친누나 김지영 씨가
1,500짜리 아메리카노를 내려놓고 나서야 점심도 저녁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종일 밥을 먹지 않았다고 말하자, 김지영 씨가 무슨 일이 있는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나보고 고기방패래."
누나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런 정신병자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여자들은 군인에게 고마워해. 신경쓰지마 지훈아."
"아니야. 아까 내가 직접들었어. 스타벅스에서 어떤 여자들이 애기하는 거 내가 똑똑히 들었어."
"개내들 한달 커피값 보다 내 군대 월급이 더 적다는걸 알고 있어???"
"누나 나 그깟 커피 공짜로 마실 자격도 없어?.아니 고기방패? 내 목숨값이 그 커피값보다 싼거야??
내가 가고 싶어서 갔어???"
"엎드려서 절받고 싶은거 아냐..다만 고마운건 몰라도 우습게 보진 말아야지......"
남자로 태어난 덕분에 20대 초반, 황급같은 시기 다 포기하고 나라를 지켰어...
그랬더니 고기방패래..난 이제 어떻게 해야 돼??
그 이후, 남은 군생활 조심히 잘 전역했다.
전역하고 알바를 알아봤지만, 흔히 말하는 "꿀알바"는 전부 여자들을 원했다..
그래서 그냥 몸쓰는 일을 했다.
억울하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남자를 우대할 테니까...
금방 4학년이 됐다. 취업준비는 당연히 쉽지 않았다.
여자들은 내가 군대있던 그 시간에 자격증을 땄고, 해외여행도 갔다 왔으며, 학점도 높았다.
하지만 억울하진 않았다.
사회에서는 남자를 우대할 테니까...
피곤한 지하철 퇴근길
SNS를 보니 한남충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남자는 잠재적범죄자 라는 얘기도 있다.
남자가 사회적으로 강자라는데...
나는 대체 언제 강자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한번이라도 강자인 적이 있었나??
그때, 카드결제 예상금액 문자가 온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에 붓는 데도, 해외여행을 단 한번도 안갔는 데도,
내 통장엔 500만원도 없다.
에휴...잡 생각 그만하고.. 더 열심히 저축해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평균 결혼 비용이 1억이 넘는다는데.....
그 돈은 언제 다 모으지...
지상으로 나올 일이 없는 지하철 같은 인생인건 아닐까.....
그렇게 지하철을 나오는데...한 여성분이 내 멱살을 잡으며, 소리친다....
"이 사람이 내 엉덩이를 주물럭 거렸어요!!!"
??????????????????????????????????????????????????????????????????????
나는 그렇게 아무짓도 하지 않았지만, 현행범으로 잡혀 갔고........경찰은 합의하라고 종용을 한다.
"전 억울합니다....단 한번도 법을 어기지 않았고.....나쁘게 살아온적 없습니다."
.
.
..
...
...
그리고 나는 재판을 받게 되었고.....판사가 말했다...
"피해자가 진술이 일관성을 유지하므로 사실로 판단되며, 피고 김지훈 반성의 의지가 없으
므로 징역 6개월을 선고 합니다."
그렇게 난......범죄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