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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니까 오늘 꾼 기이한 꿈 적고 갈게

ㅇㅇ |2018.09.24 01:20
조회 155 |추천 2

별로 안 기이할 수도 있는데 그냥 자기 전에 시간 남는다 생각하고 봐줬으면 좋겠다!

일단 주변이 황폐화되어 있었어
모래바람인지 뭔지 계속 가루가 날려서 시야가 굉장히 흐릿했는데 주변 건물들이 싹다 부셔져 있어서 콘크리트 가루 같았다 내가 걷고 있는 바닥이 다 부서진 건물 파편들이 쌓여있는 거더라고

사람들이 한 4줄? 정도 간격맞춰서 일렬로 쭉쭉 줄서있었어
내 뒤로 정말 지평선 끝까지 쭉쭉 사람들이 줄서있었어
줄 서지 않은 사람들은 줄에서 떨어져서 자고 있거나 막 손가락으로 눈을 파고 있더라 계속 중얼 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목 꺾여 죽은 새들을 씹어 먹는 사람도 있었어

다른 나라 사람인 것 같은 군인들이 유성매직 같은 걸로 팔둑에 숫자를 막 썼어 10968 막 이런 식으로
그렇게 숫자가 적힌 사람들은 오른쪽 눈 밑에 팔에 적힌 숫자를 문신으로 박아야 했어 나도 물론 문신을 새겼고 줄 서지 않은 사람들 모두 눈 밑에 숫자가 새겨져 있었어
그리고 적힌 숫자로 불렸어 다들 자기 이름을 모르는 거 같았어 여권도 없고 신분증도 없고 물론 나도 내 이름을 몰랐어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계속해서 폭발음이 들려왔어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는데 숫자를 새기고 나니까 그냥 바람소리처럼 익숙했어 귀에서 피는 계속 났어 폭발소리가 정말 컸거든 계속 들려오는 비명소리도 컸고
숫자를 새긴 사람들을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하고 또 그 속에서 어린 아이, 청소년, 어른, 노인으로 구분했어
난 여성-청소년으로 구분됐고 그 속에서 친구를 한 명 만나게 됐어

그 친구와 나는 철로 만들어져서 엄청 큰 원형 통 안에서 맨 손으로 일해야 했어 손톱 사이에 철조각이 계속 박히고 머리가 계속해서 빠지고 눈이 흐릿하고 머리가 지끈거렸어 근데 그 통 안에서 계속 일해야 했어 맨손으로 나사를 조이고 부품을 끼웠어
몇시간을 일해야 했는지 몰라 일정 시간에 맞춰서 종이 한 번씩 울렸는데 3시간에 한 번씩 울린 것 같아
종을 두 번 칠 동안 잠자고 6번 칠 동안 일하면 하루가 지났으니까 한 18시간씩 일했나봐
일만 하는게 아니였어 군인들이 손짓하면 뛰어가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야했어 속옷도 입지 않았는데 치맛자락을 들어올리고 춤을 춰야했어 사람들이 다보는 곳에서 강간을 당하는 애들도 있었어 그리고 하루에 열명 가까이 죽었어 자살한 사람, 사지가 잘린 사람, 모든 구멍에서 피가 나는 사람 등 되게 다양했어 그들은 수레에 폐사된 닭을 실어 나르듯이 옮겨졌어

우린 개, 돼지처럼 아무 말도 못하면서 일해야 했어
그 친구랑 난 옆 자리에서 일하고 잠도 같은 이불을 덮고 잤어
거울이 없어서 난 어떤 상태였는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눈에서 피눈물이 고여서 흐르고 있었어
우리가 드디어 일을 끝내서 원형 통을 완성했어 오랜 만에 트인 눈으로 멀리서 원형 통을 보니 빨간색 글씨로 크게 warning이라고 적혀있더라 폭탄이였을까? 정말 거대했어

나와 그 친구는 종이 울리고 다음 종을 치기 전까지 자유시간을 갖게 됐어 근데 우리는 돈이 없어서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밖에 할 수 없었어
사실 이 곳 돈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도 못했어
나와 그 친구는 매일매일 붙어 있었는데도 대화를 한 두 번 정도밖에 못 해봤었어 한 번은 인사를 했고 한 번은 우리와 함께 자는 아이들이 모두 죽어버렸다는 얘기였어

이번이 세번째 대화였어
그 친구는 나에게 돛단배를 몰아 이 곳을 떠나자고 했어 하지만 난 성공 못 할 걸 뻔히 알았어 눈 밑에 새겨진 숫자는 우리가 이 국가 사람이란 걸 알려주는 표시였으니까 어딜 가든 총에 맞아 죽었을 거야
난 싫다고 했어 근데 그 친구가 소리를 막 지르고 울면서 종이 치기 전에 떠나자고 내 팔을 쥐어 당겼어
나는 총 맞아 죽기 싫다고 그 친구를 밀쳤어
넘어진 그 친구는 새겨진 숫자만 없애면 되는 거 아니냐면서 바닥에 있는 돌을 주워서 얼굴을 막 찍는 거야 곡식을 찧어서 가루를 내는 것처럼
그 친구 얼굴은 피범벅이 됐어
볼에서 주륵주륵 피가 난다는 건 누가봐도 숫자를 지우려고 한 흔적이란 걸 알거야 난 그래서 부질 없는 짓이라 생각했어

양 볼을 다 찍고 나서 날 쳐다 보는 거야
우리 둘은 아무 말도 안 한 채 서로를 바라봤어
그리고 그 친구 동공이 흐릿해지더니 나한테 하는 말이
너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였다
그리고 가슴 붕대에서 나이프를 꺼내 자기 관자놀이에 박고 죽었어

그러고 난 꿈에서 깼고 늦은 이 시간까지 생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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