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없는 당신에게 긴 넋두리를 보낸다
itsyou
|2018.10.07 17:33
조회 1,548 |추천 5
열병처럼 앓던 마음을 따라 이곳에 왔었는데,
식어버린 희망처럼 오랫동안 이곳을 잊고 있었다.
당신은 많이 바쁜 사람이니까 이런 곳의 존재조차 모를 거라 생각하지만...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
특별할 줄 알았던 추억이 비슷한 모양으로 여기저기 흩뿌려져 울고있다.
그리고 결국 나는 글을 쓴다.
당신을 처음 본 건 봄날이었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뒤로도 몇 번 일 때문에 당신의 직장에 갔지만 당신과 나 사이엔 깊고 긴 우물이 있어 말 한번 섞어보지 못했다.
딱 한번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목소리도 좋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저 그뿐이었다.
당신과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너무 놀라 그대로 당신을 보고만 있었다.
당신은 어쩔 줄 몰라하며 나와 눈을 맞췄다가 시선을 피하기를 반복했다.
옆사람이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있었다.
그날이 마지막 만남이었다는 걸 며칠이 지나서 깨달았다.
그렇게 뒤늦은 열병이 시작되었다. 한번도 앓아본 적 없는 병이었다.
당신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지만, 어쩐지 모든 면에서 위축되는 기분이 들었다.
한번 말이라도 나눠봤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소개팅이 잡혔다.
당신 때문에 내키지 않았다.
한편으론 가능성 없는 짝사랑에 언제까지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소개팅 며칠 전, 나는 당신을 찾아갔다.
마지막으로 본 뒤로 한달만이었다.
당신은 내가 온 줄 모르고 있었다.
사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긴 했다.
그리고 당신과의 사이엔 여전히 깊은 우물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당신을 눈에 담고 돌아왔다.
당신을 못 본 한달동안 그 전에 더 많이 담아두지 못한 게 몹시 속상했던 탓이다.
소개팅은 망했다.
내가 왜 그날 당신이 있는 곳에 갔을까.
보고싶었다 당신이.
생애 처음 느낀 감정에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당신이 알아줬으면 했다.
내가 당신을 보고싶어 했다는 걸.
당신의 인생에 조금은 특별한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소름 끼치는 기억으로 남지는 않을까 걱정한 적도 있다.
여기 없는 당신에게 긴 넋두리를 보낸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