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내년 3월이면 세돌인데, 이제 둘째 임신 초기인 거 확인하고 지난 출산 후기를 한번 정리 해보고자 써봅니다ㅎㅎ 저도 출산 전에 후기 엄청 찾아보면서 공포에 떨었는데, 그래도 무섭지만 여러 출산 후기 보는 것이 도움도 되었고요~ 물론 힘드나 아기 보면 너무 행복하고, 또 출산보다는 역시 육아가 더 힘들다는..ㅎㅎ 말씀 먼저 해드리고 싶네요.
저는 우선 임신중에 접했던 다큐랑 책 때문에 세미(?) 자연주의 출산을 시도 해 보고 싶어서 무통주사 원치 않았고 수중분만 하고 싶었다는 점 알려드려요. 그게 최고라는 건 아니고, 전 제가 여력이 된다면 원하는 대로 해 보고 싶었고, 그래서 수중분만 가능한 산부인과 다녔고요~ 근데 제 담당의 자체는 자연주의에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으셨고, 양수 먼저 터지면 수중분만 못한다고, 여러가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그냥 스탠다드 분만 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저처럼 원하는 분만 스타일이 확실히 있다 싶은 분들은 처음부터 호의적인 병원과 의사를 찾으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처럼 쭉 진료 받다가 한 9개월에 출산 방법 논의할 때 내적갈등 겪지 마시고요~~ 아무튼 전 막판에 의사샘 바꾸기는 또 그래서 그냥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9주 6일, 그니까 예정일 전날까지 흔한 가진통도 거의 없었고요~ 예정일 열흘 전까지 편도 한시간 반 출퇴근 하면서 풀로 일했고 산책 좋아해서 중기부터 저녁마다 미친듯이 걸어다녔는데도 아기도 내려올 기미가 없더라구요... 다 해봤어요~ 쭈구려 앉아서 바닥 청소랑 화장실 청소도 해보고. 다만 예정일 전날 저녁에 김밥 반줄 먹고 빠른 걸음으로 4시간 정도 ^^;;;산책하다가 잠깐 폴짝 뛰었는데 착지를 잘못하면서 골반(회음부쪽)에서 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아찔햇어요. 소리가 분명히 났는데 뭐 괜찮더라고요 그 소리는 뭐지 하면서 산책을 끝내고 집에가서 잠을 잤어요. 근데 그게 양수막(??)쪽이 터지는 소리였나보더라구요~
다음날 새벽 6시에 화장실에 갔는데 촤악 하면서 양수로 보이는 물이 바닥에 떨어졌고 신랑 어서 깨워서 출산가방 끌고 (꼭 미리 챙겨놓으세요 한 32주면 애기 빨래 다 하고 가방도 챙겨서 현관에 두는게 맘편함) 병원으로 향했어요. 다들 최후의 만찬 얘기를 하길래 병원 가기 전에 아침 먹고 가고싶었는데 신랑이 새가슴이라 병원 가서 괜찮은지 확인 하고 다시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정상근무 전에 가서 응급실/분만실로 체크인 되어가지고 이름 쓴 이상 못 나간다고 하더라구요. (약간 보내주면 의료적 판단?인지 보내줬다가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 책임 같은 게 있을 수 있어선가봐요) 울며 겨자먹기로 하나도 못먹고 관장이랑 제모 하고 링겔이랑 태동검사기 같은 거 끼고 아침 7시 반쯤 분만대기실에 누웠어요.
금요일 오전: 침대에 누워서 촉진제를 맞기 시작했고 신랑과 입원실 타입, 신랑 밥 유무, 제대혈 같이 결정해야 될 사항에 대해서 서류를 주어서 논의하고 체크하다보니 시간은 금방 갔고요, 다만 가끔 내진하는데 0.5센치라고 하고 1센치라고 하고 막 진통 건다고 세게 손으로 쑤셔서 ㅠㅜ... 너무 아팠어요 ㅠㅠ 근데 그러고 더 진통이 세진 거 같긴 했어요
오후: 오후 4-5시가 되도록 한 3센치 정도밖에 안되었고요, 전 최대한 자연적으로 하고 싶어서 무통주사 안맞아 보겠다고 했더니 담당의사가 퇴근 직전까지 물어보더라구요 진짜 안맞냐고... 간호사 분들도 정말 여러번 물어보셨어요ㅎㅎ 전 비장한 각오로 안맞는다고 하고 (나중에 엄청엄청 후회했습니다...). 진행이 너무 느려서 다음날 아침에 만나자고 하고 담당의사는 퇴근하셨어요.
저녁시간: 4센티가 넘어가면서 무통주사 안맞은 걸 빠르게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당... 너무 창피해서 신랑한테 부탁해서 이제라도 안되냐고 물어봤더니 시기를 넘겨서 안된다고 했구요.
밤: 11시쯤 희망했던 가족분만실(거기 아니면 4인까지 들어가는 분만실에서 다른 산모와 함께 힘줘야한다고 해서 그냥 추가 비용 내고 신청했어요)로 들어갈 수 잇었는데 신랑은 소파에서 10분만에 잠들었고ㅎㅎ 근데 한 1시간 됐나? 경산모가 갑자기 들어와서 다시 쫓겨나느라 신랑 깨워서 짐 다 들고 나오고 난리 부르스였습니다~ (경산모는 정말 들어오자마자 낳으시더라구요! 저도 이번엔 그럴 수 있을지...) 저는 진통때문에 계속 서서 돌아다니고 짐볼타고 아무튼 그냥 누워있을 수가 없었구요. 밤을 꼬박 뜬눈으로 새우면서 새벽에 다시 분만실 들어갔습니다. 진통이 심해지면서 견디기 힘들었는데 자는 신랑 깨워서 책에서 본 내용으로 등을 열손가락으로 살살 쓸어달라고 했더니 그게 고통 경감에 엄청 도움 되었습니다.
토요일 새벽: 6시경에 친정부모님이 잠깐 보러 오셨는데 제가 진통할때마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얘기했더니 엄마가 저희 외가가 모두 허리로 트는 진통이었다고 해서 죄없는 엄마께 버럭버럭 소리질렀어요 (엄마 죄송해요... 진짜 친정엄마는 사랑입니다 ㅜㅜ) 왜 진작 안얘기해줬냐고 몰랐다고요. 그 와중에 아빠는 신랑 붙잡고 수술은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아니면 안하는 게 좋으니 의지를 다잡아주라는 무리한 부탁을 하시고 ^^; (저도 당연히 자분 고집하는 건 산모를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고 생각해요!! 다만 아버지는 저희 엄마가 저 낳을 때 수술하셨는데 그땐 기술이 안좋았는지 아랫배를 가로로 쭉 절개해서 많이 안타까우셨대요. 신랑이 그 아침에 정신없는데 그런 말 듣고 좀 당황스러웠을 거 같더라구요...) 마침 아침에 온 당직 선생님은 초음파 보면서 아이가 똑바로가 아니라 살짝 비뚤어져 있다고 수술해야 될 수도 있다고 했답니다. 저는 수술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너무 무서웠어요. 고양이 자세로 엎드려서 힘줘서 교정하자고 해서 시도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거의 울면서 못하겠다고 포기하기도 하고.. 이때 제일 힘들었던 거 같아요.
아침: 드디어 제 담당의사샘이 오셨는데 간호사분에게 당직샘의 진단을 전달받으시더니, 당장 초음파 부탁하시고 초음파 보고는 걸크 쩔게 이정도는 자연분만 하면서 충분히 교정할 수 있는데? 그대로 진행하자고 해서 수술이 무서웠던 전 너무 안심되고 감사했어요. 촉진제도 밤 중에 잠깐 중단했던 걸 다시 넣기 시작해서 진짜 더더더 진행도 빨라지고요. 8센치 되니까 정말 살아있지 않은 거 같은 고통이었고요, 이젠 정말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던데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독이고 타일러 주셔서 (정말 수술밖에 옵션이 없으면 하게되는 거니까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에만 집중하라고, 산모보다 애는 더 아프다고..) 힘주기와 호흡법을 연습할 수 있었어요~ 근데 진통와서 힘주면 순간적으로 태동검사기가 태동을 잃더라고요 저는 막 패닉돼서 신랑한테 아기 괜찮냐고 소리지르고 신랑은 잘 모르는데 저한테 엄청 소리지름 받고ㅋㅋㅋㅋㅋ
정오 거의 다 돼서 정말 애가 나올 거 같은데 제바로 전 산모 출산이 다 안끝나서 선생님이 못오셨어요 ㅠㅠ 힘주기 하는데 막 응아 나오고 ㅠㅠㅠㅠ 신랑은 계속 패드 갈아주고 ㅠㅠㅠㅠ 너무 창피해서 울고ㅎㅎㅎㅎㅎ 신랑은 계속 괜찮다고 하고 암튼.. 처참했어요 ㅎㅎ 근데 힘주기가 전 영화처럼 막 소리지르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소리내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힘이 빠진다구요... 마침내 의사 쌤 오셔서 힘 두번 줬더니 예고 없이 갑자기 간호사샘이 배를 힘껏 눌러서 괴물소리 내며 아기 출산했습니다ㅎㅎ
출산 순간의 느낌은 빨간 무가 쑥 뽑히는 느낌이었고 신랑이 나왔다!! 하는 순간 진짜 모든 고통이 사라졌어요. 직후에 제 가슴 위로 올려주시는데 진짜 신기했구 울고있는데 너무 예뻤어요... 아래서 처치 해 주시는 건 정말 하나도 느낌이 안났구요, 신랑이 목욕 시켜주고 다시 제 몸에 올려주셔서 젖도 물려보고 한 30분 정도 함께 시간 보냈습니다.
아기와 신랑 올려보내고 누워있는데 간호사샘이 못일어날테니 잡아주겟다는 거예요~ 저는 너무 멀쩡한 기분에 ㅎㅎ 에이 왜 못일어나요~ 하고 일어났다가 정말 쓰러질뻔했어요. 피를 많이 쏟아서 그런지 어지러워서 서 있는 건 불가능하더라구요. 소변을 볼수있겠냐고 해서 변기에 앉았는데 이상하게 절대 안나왔어요. 방광이 충격 받아서 안나오는거라곸ㅋㅋ(3시간 안에 소변 성공하면 소변줄 안해도 된다고 해서 진짜 2시간 후에 간절히 소변 보았더니 성공 했어요ㅎㅎ 제가 정말 무서워하는게 수술이랑 소변줄 ㅜㅜ)
근데 전 이게 제가 그냥 건강한건지 어려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무통주사 안맞으면 회복이 더 빠르단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었거든요 근데 전 정말 느끼기에 빨리 정상으로 돌아온 거 같았어요 출산하고 한시간 좀 지났는데 막 걸어서 아기 보러 가고싶어서 막 빠른걸음으로 엘레베이터 타러 내려가고요ㅎㅎ 잠도 안자고 신나서 앉아서 얘기하고 출산 축하해주러 온 친구들한테 무용담을 늘어놓고ㅋㅋㅋ 암튼 이제 극한의 고통도 많이 잊혀졌는지 둘째도 갖게 되었네요ㅎㅎ
저는 그저... 제 경우 아기가 아직 나올 준비 안됐는데 잘못 전날 운동해서 양수가 터졌고, 그래서 유도분만이 그렇게 오랜시간 걸리게 되었나 싶더라구요. 이번에는 만삭때 더 몸조심 행동조심 해보려 합니다~ 모든 출산 앞둔 산모님들도 몸 조심하셔요 ㅠㅠ
아기 낳고나니 수유가 장난이 아니고 기저귀 가는 것도 처음엔 진짜 하루에 20번 갈고ㅋㅋㅋ 출산은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ㅋㅋㅋ 잠을 못자서 죽을거같고 점점 머리 커가면서 훈육도 힘들고 아기 안다치게 하는 거 힘들고... 막... 그치만 아기와의 매 순간은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러니 출산 너무 무서워하지 마셔요 ㅠㅠ!! 순간입니당~
아 그리고 아이를 낳고 나서 남자들 군대얘기 계속 하는 기분이 이해가 가대요. ㅎㅎ 저한테는 그게 출산얘기랄까요 ㅎㅎ 아무리 얘기해도 질리지 않는ㅋㅋㅋㅋ 모든 엄마들 다 너무 위대한 거 같고,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와 산모가 건강하면 최고죠 ㅠㅠ!! 암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출산 준비하시는 분께 마음의 위로가 되시길 바라면서 글 마칠게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