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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에서 본 눈치없는 아줌마

ㅇㅇ |2018.10.29 03:17
조회 1,896 |추천 36

동물병원에 갔어요

접수하려고 접수대에 갔는데

한 아줌마가 5분 넘게 접수원이랑 얘기를 하더군요

별내용도 없는데 밍기적밍기적

눈살 찌푸려지긴 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접수를 했어요

진료 기다리며 멍때리다가

접수대를 봤는데

아까 그 아줌마인진 모르겠지만

아줌마가 접수원이랑 계속 얘기중이고

그 옆엔 50~60대 부부가 저처럼 한참 기다리는듯 보였어요

한분은 푸들을 안고 있고

한분은 푸들 가슴을 톡톡 두드리고 있더군요

그냥 아이한테 말 거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두드리는 손에 힘이 실리고

고개를 기울이며 아이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자세히 보니, 땅을 보는 줄 알았던 아이 목이 옆으로 처져 있는 듯했어요

혹시 목을 다친 건가? 사고인가? 생각하는 찰나

"똘아? 똘아, 똘아"

아이를 다급하게 부르며 흔들고 두드리다가

이내 견주 아주머니가 소리쳤어요

"기절했어요!! 기절했어요!!"

하지만 목이 메여 소리가 크지 않았어요

대기하는 분들은 그 광경을 보고 있었고

정작 옆에 있는 접수대 직원과 아줌마만 얘기하느라 아무것도 몰랐어요

곧장 접수대 가까이 두걸음 가서 기절했다고 말하자

접수원은 옆에 있던 문으로 뛰어들어갔고

견주분들은 푸들을 안고 어쩔 줄 몰라하며 발을 동동구르고 있었어요

몇 초 뒤에 진료실 문이 열리고 푸들을 불렀는데

소리가 약간 작았어요

그래도 충분히 들을 수 있었어요

근데

아까 카운터 앞에서 얘기하던 아줌마가 반사적으로

"네~~ 저요~~??"

하면서 진료실로 가니까

견주분들이 아닌 줄 알았나봐요

직원이 다시 한번 큰소리로

푸들을 부르니까

그 아줌마가

"호호 난 줄 알았네~" 하며 뒤돌아 나오고

푸들 견주분들이 진료실로 급하게 가는데

푸들을 감싸고 있던 담요에서 변이 떨어졌어요

그때 돌아나오던 아줌마가

"똥 흘렸다!! 여기 똥 흘렸다!!"

무슨 재미난 거라도 발견한 것마냥

견주분들 바로 뒤에서 가르키면서 소리지르더군요

머 어쩌란 건지

면상에 웃음기 보고

저인간 미친건가

애 기절한거 모르는가 했는데

"얼마나 아팠음 기절하고 똥까지 싸나~"

하더군요

알고 있는데도

나풀거리는 말투에 태도에

진짜 경멸스럽더군요

 

방금 한 생명의 죽음을 목격한 게 아닌가

기절 직전 괴로워서 목 끓는 소리도

기절 직후 힘 없이 처지던 모습도

장의 근육이 풀려버린 것도

정말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차에 치였는지

어딘가에서 떨어진 건지

어찌됐건 쇼크일 수도 있고

감당 못할 고통이 쏟아지니

의식을 잃은 거잖아요

0.1초가 급한 상황인데

저렇게 상황파악을 못할 수가 있나

애 기절한거 보고도

진료실에서 문 열리고 직원이 급하게 부르는걸 보고도

지 부르는 줄 알고 쫄래쫄래 간다는게

지능이 낮아서 그런 건지

위급한 상황에 걸림돌이 됐으면

얌전히 찌그러있진 못할 망정

웃기다는듯 견주분들 등 보며 똥 흘렸다고 소리치는 인간이 어딨나요?

진짜 기가막힙니다

 

애가 죽은 것 같아

계속 걱정되고

가슴이 먹먹했는데

몇 분 뒤에 다행히 깨어났더군요

들어보니 심장병 때문에 기절한 거라고 하네요

심장이 멈춘 건지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일 없듯 아이가 다시 돌아다니니까

맘이 놓이긴 했지만

분명 아까 고통을 기억할 텐데 얼마나 무서웠을지

겉으론 멀쩡하게 돌아다녀도

속으론 또 그렇게 될까봐 계속 겁이 날 텐데..

 

아.. 정말 가슴 먹먹하고

정말 화가 나기도 했던 하루네요

추천수36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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