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날때부터 바쁜 엄마아빠를 대신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서 자랐다.
너무 어린시절이라 기억나지는 않아도 그어떤
시절보다 행복했다는것 정도는 알수있었다.
5살이 되던해 난생처음 엄마아빠란 존재의 무게를
알게되었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나 도시에서
살게되었다. 나는 외동이라 혼자였고.
바쁜엄마 아빠 덕에 항상 혼자 집에 남았었다.
엄마가 모임을 갈때면 난 항상 무서워 울곤했다.
사실 돌이켜보면 내거 울었던이유는 마냥
귀신때문만은 아니였다. 엄마가 모임에 가는 날
이면 새벽 3~4시가 되어서야 집에들어왔고
난 혼자있다가 잠에들면 새벽 1시쯤 아빠가
집에들어왔다. 지금에서야 깨달은거지만
그시절 내가 무서워했던대상은 귀신보다도
아빠와 함께있어야 한다는 사실 이었다.
사실, 내가 아빠를 너무 나쁘게만 기억하는것도
있다. 나도 아빠가 나에게 다정한사람이었다는것
정도는 알고있었고 마냥 나쁜 기억만 가지고
있는것 역시 아니다. 그저 그 나쁜기억은
내 삶에 너무 큰 영향력을 가졌다는것 뿐이다.
내 아빠는 책을 너무좋아하셨다. 그래서 본인도
자주 읽었고 나에게도 책을 자주 권유하였다.
6살때부터 권유받은 책은 나에게 한편의 숙제와도
같았고 놀고싶은 어린아이에게 큰 압박감을
주었다. 그래서 책을 안읽고 노는날이 더많았고
아빠의 권유는 점점 강요가 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이 되어서 아빠의 책에대한 집착은
심해졌다. 엉첨많은책들을 사와서 나에게
읽으라고하였고 내가 읽은책들은 스티커를 붙이
라며 내가 나날이 스티커를 붙이는지 검사하였다.
몇몇날들은 갑작스럽게 나한테 책의내용을 묻는
날도있었다. 대답을 했던날도 있었는가 하면
못했던날도 있었는데 그날은 혼이났다.
번번히 아빠의 실망한 표정을 보는날이 많았고
그당시 나는 내 잘못 때문에 아빠에게 믿음을
져버린다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집에
아빠가있는날이면 책만 들었다.
아빠는 심지어 여행갈때도 책을 들게했는데
한번은 가족여행에가서 위인전을 들고갔던적이
있었다. 여행이끝나고 돌아오는길에 아빠는 내게
내용을 물었고 나는 내용은 대답하였으나 위인의
이름을 모른다는이유로 휴게소 위쪽에 차를대고
한참의 호통을 들었고 두꺼운책 3권으로 맞았다.
그날이후로 집분위기가 최악이었고 그 어린 내가
처음으로 집이 싫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책만 문제였을까 아빠는 엄격하신 사람이었다.
어렸을때부터 아빠한테 존댓말을 했고
우리부녀에게서 유대감같은건 찾아 볼수도없었다.
매사가 가식이었고 엄마랑 티비를보다가도
아빠가 집에일찍들어오면 보던 티비를 끄고
현관으로 달려가 인사를 한후 내방에 들어가
책만 읽어야했다. 매사가 그런식이었다.
또 아빠는 화가나는건 참지못하는 타입이었는데,
내가 6살때 엄마 아빠 전화번호를 외우지못해서
옷방에서 전화번호를 외울때까지 손들고 울면서
2시간동안 전화번호를 외웠다. 또 엄마와 아빠는
자주 싸우는 경향이 있었는데 아빠의 언성이 올라
갈때면 난 방에서 항상 울었다 너무 무서웠고
무서워서 두려워서 아무것도 할수가없었다.
아빠의 직업특성상 저녁에 가게에 출근하여
새벽에 퇴근하신다 그래서 낮에 잠을 주무시는데
학교마치고 집에 친구를 데리고오는 날이면
친구가 간 저녁에서야 나에게 방으로 불러
야단을 치셨다. 그래서 집에 친구를 잘 데리고오지
못했다. 지금생각해보면 그게 사는건가 싶다
진짜 어떻게 그렇게 살았었는지 난 아직도
끔찍한 그 시간속을 겪은 내가 실감이 안난다.
내가 이런 기억들중 정말 끔찍히도 싫어하는
기억이 있는데 아빠는 내가 안경쓰는걸 정말
싫어하셨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처음으로 시력이
안좋았다는걸 말했던날 정말 쳐맞았다.
진짜로 많이 맞았고 둘둘말린 달력으로 허벅지를
맞을때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내모습이 아직도
그려진다. 정말 안경하나 쓴다고 그렇게까지
쳐맞던적은 처음이었고 내 트라우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나는 아빠가 안타깝다.
우리아빠는 할아버지가 쓰레기라 할머니와
고모 2명과 자랐다. 할머니는 혼자서 애 셋을
키우느라 바빴고 누나 역시 자신을 챙길 시간은
없었던 터라 할머니가 일하던 식당에서 맨날
혼자 밥을 먹었다곤 한다. 어렸을때부터
사랑을 받지못했고 아빠도 아빠라는 존재가
없었기때문에 나한테 좀 더 아빠다운 역할을
못해줬다는것을 나도 잘안다. 그래서
혼자남겨진 아빠가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다.
하지만 정말 불쌍하다 그까지다. 그 이상의
감정은 떠오르지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게 있어 아빠란 없는 존재다. 물론 사실이기도
하다. 지금 엄마와 아빠는 이혼하셨고
나는 엄마와 둘이서 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빠와 형식적인 외식을 한달에 한번
하기는 하는데 그마저도 가식적인건 여전하다.
내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역시도 아빠의 역할을
잘모르겠다. 엄마랑 둘이살아, 전혀
부족한게 없고 넘치는 사랑을 받는 지금에서
아빠가 추가되어야 할 이유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아빠의 역할의 필요성을
모를거같다. 알필요도 없다고 생각이 된다
이러한 가정에서 자라서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는거같다. 또 아주 가끔은 아빠에게 궁금하다
내게 있어 아빠는 형식적으로 가식적으로
이루어진 관계며 불쌍한 사람인데
아빠에게 있어 나란 존재는 어떤존재였을지가
참 궁금하다. 사랑스러운 존재였다면 왜 그렇게
나를 낭떨어지로 밀었는지, 나를 모질게 굴었는지
묻고싶고, 당신에게있어 그러한 행동의 의미가
사랑이었다면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말해주고싶다. 이제와 무슨소용이겠냐만은 그래도
난 당신이 아니이기에 당신을 몰라서 묻고싶다.
13년동안 우리가 같이 살았던 그시절
나는 아빠에게 뭔가요
나는 아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아빠에게 있어 사랑이란 뭔데요
날 사랑하긴 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