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에다가 이런 진지한 글 올려보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두서가 없더라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약 3년 동안 우울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내가 우울증이구나 자각하고 한 일 년동안은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사정이 있어서 계속 미뤘었는데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까 그동안 마음이 잘 아문 것 같아서 병원에 갈 필요를 못 느끼게 됐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오기 조금 전부터 여름 즈음까지는 몸이나 마음이나 건강하게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학기에 접어들면서 무슨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우울증이 급격하게 심화된 게 스스로 느껴졌어요.
일단 몸이 아파왔어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인가도 걸리고, 스트레스성 위염에 불면증(이건 아마 카페인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도 오고... 체력이나 기억력까지 깎이는 게 신기할 정도로 순식간이었어요. 가끔 불안감에 못 이겨서 심장이 아플 정도로 빨리 뛸 때도 있고요. 호흡 관련한 증상은 아직까지 없는 것 같아요.
한 가지 놀랐던 게, 연필을 잡으려고 손에 힘을 주려 했는데 힘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서 울었어요.
여기서부터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정신적인 부분이에요.
학교에서 걸어갈 때 옆으로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알 수 없는 공포를 느껴요. 사람이 너무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로 큰 공포감. 이유 없이 터지는 눈물도 전에는 잘 참았는데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려 해서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아요. 안간힘을 다 해 눈물을 참을 때마다 속으로 '누가 나 좀 제발 구해줘' 라고 계속 외칠 정도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요.
자존감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낮은 것 같아요. 오죽하면 친구들이 저보고 자신을 너무 낮추지 말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ㅋㅋㅋ
분명 내 얘기가 아닐 것 같아도 별로 안 친하던 친구가 무언가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면 '내가 뭐 잘못했나? 내가 뭘 잘못했지? 지금 무슨 말하는 거지? 내 얘긴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워요. 어쩔 때는 당장 가서 사과하고 싶어지고요.
그렇다고 해서 학교 생활이 삐그덕거리는 건 아니에요. 사람이 무섭다고 해서 발표같이 앞에 나서서 무언가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하는 건 또 좋아하고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이나 전부 저를 좋아해 주고 아껴주는 게 느껴지는데 저 혼자만 이런 것 같아요. 나 혼자 이러고 있는 게 민폐인 것만 같아서 미안하고 무서워요.
글로 쓰려 하니까 평소 제가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나서 좀 답답하네요...ㅜㅜ 아무튼 제가 지금 이런 상태인데요 정신과에 가서 우울증인 것 같다고만 이야기해 볼까요? 그리고 약물 치료 한 번 하면 꾸준히 계속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