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허심탄회하게 하고 싶어서 편하게 반말로 할게
올해 나이 26 여자
중등 영어 임고 재수 실패하고 못 만났던 사람 좀 만나러 다니고
너무 지쳐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진짜 폰 보는거 말고 아.무.것.도 안했더니
오히려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더 심해지고 무릎에 염증도 갑자기 생기더라.
내가 23살 때부터 강직성척추염이란 희귀난치성 질환 생겼거든 (원인불명)
면역전신질환이라 온몸 관절/눈에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병이고 염증이 생기면
엄청 아프면서 주로 척추랑 주변 근육 인대가 굳어가는 병이야
이 병 갖고 임고 2년동안 올인했는데 중간에 아파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 많았지만
그래도 10대때 장래희망조사서에 교사를 안쓴적이 없기 때문에, 몸이 아픈만큼
더더욱 전문직이 간절해서 지금 임고를 안보면 나중에 분명 후회하겠다 싶었어
끝까지 해보자 올해 안되면 진짜 말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왕복3시간 노량진 다니고
모의고사 보면 합격 가능권 등수에도 몇번 들고, 시험 직전 마지막 상담할 때
8주 동안 모의고사 성적 추이 보시면서 강사가 넌 올해 된다. 떨지마. 라고 응원과 기대를 받고
나도 잘 할 수 있겠다 이번엔 진짜 되겠지! 했는데....당일날 결국 1년에 한번뿐이란 생각에
너무 압박되고 긴장해서 몸이 말을 안듣더라. 그렇게.....결과는 망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도 강조하는 노오오오력과 마인드컨트롤도 실력이라는 그 말,
그렇게 말하면 할 말 없는데. 그렇다고 내가 영어실력이 진짜 없냐?라는 말엔 진짜
납득 못하겠더라. 공부해왔던 과정에선 분명 잘했으니까. 상대적으로.
근데 결과가 임고 떨어지고 나니 정말 내게 남는게 뭔가 싶더라
몸은 여기서 더 망가지면 일상생활 못할거 같애서 임고나 공시는 그만하고
이제 돈벌면서 취업준비하려고 학원강사 등록해놓으니까 경력이 없어서
월급 이백도 못 준대. 그 순간 먼저 현직 교사로 가 있는/ 취뽀한 동기들 생각나면서
정신이 아찔해지더라. 이럴려고 내가 외고 영어과 졸업하고 중경외시 영교 왔나 싶어서..
여태 그 고생을 했나 싶어서...
이제까지 후회안하고 인생 살던 모토가 한번에 몰아서 엄청난 후회로 모든걸 덮쳤음.
나는 병 갖게 된 순간부터 화려한 미래 꿈꾸는건 거의 버리고 소확행을 찾자로
인생 모토가 아예 바꼈어. 연봉3천 주는 회사만 들어가도 좋겠는데 그것도 쉽지 않아보여
정말 여러모로 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하고 잠에 드는 것도 힘들다
가뜩이나 인터넷 검색해봐도 사범대 출신 사람들이 어쩌고 산다는 얘기는 거의 없어서
말을 안하면 너무 답답해서 말했어...지금 끊임없이 우울증 조증 왔다갔다하면서 존버타는데...
한번씩 우울 찍으면 그 때 기분 이겨내기가 너무 힘드네.
내 학력 만들어주느라 너무 고생하신 부모님 위해서 빨리 자리잡고 안심시켜드리고 싶고
내 취미생활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야...읽어준 사람들 모두 고맙고 새해 잘 풀리길 바래
내 미래, 내가 지금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어둡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