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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에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오렌지쥬스 |2019.01.19 01:25
조회 176 |추천 2

어릴때부터 너무 가난한 집에서 살았다


집에 쌀이 없는데도 돈이 없어서 사질 못해가지고


라면으로 끼니 때울만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고 가난은 지금도 유지중이다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투룸에서 가족 4명이서 산다


월세는 40만원


어릴때야 애가 2명이었지만 지금은 성인 4명


살면서 나나 내 동생이나 자기 방 가져본 적 한번도 없고


한 방에서 엄마 나 동생이서 같이 자고 아빠는 다른 방에서 혼자 잔다 심지어 나는 여자 동생은 남자라 성별도 다른데말이다


가난이 정말 싫다




중3땐 학교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 집건물 안에서 성추행당하고(당시엔 핸드폰이 없어서 직접 파출소로 가서 혼자 신고했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왜 그러고 다녔냐고 나를 꾸짖는 엄마가 있었고(몸은 괜찮냐는 말 한번 해주지 않았다)


같은 년도에 학교를 다니면서 반에서 왕따당하고 일부 애들한테 성희롱 당해서 그걸 담임에게 말했더니


그 애가 그럴리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길래 신고하는 걸 포기했다


부모에겐 당연히 말을 못했다


주도적으로 날 성희롱한 남학생은


축구선수로 지금도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이걸 회상하면 지금도 죽고 싶다


아직도 기억한다


내 입에 사정하고 싶다고 말 한 그 녀석을


나는 당시 친구 한명도 없어서


아무도 증인이 되어줄 것 같지않다


집건물에 들어가는 것도 무섭고


학교가는 것도 너무 무서웠다


부모님은 집열쇠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집은 항상 열려있다


도어락도 없다


돈이 없어서 열쇠를 안 만들어준다


나는 문이 열려있는 빈 우리 집에 들어갈때마다


날 성추행한 남자가 숨어있을까봐


벌벌 떨면서 집에 들어갔었다


사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직도 열쇠가 없다




어릴때부터 그림을 너무 그리고 싶었고 소질도 있었다


그림이 좋았다


사실 정말 그림이 좋았는진 모르겠다 도피를 하기 위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그것이 너무 절실했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학교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어떻게든 살아보고 싶었다


그 일념 하나로 중학교 3학년 시절을 버텼다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성적이 좋았는지 장학금을 탔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대학교가 가고싶어졌다


공부했다


고1때 반에서 1등도 해봤다


그래서 너무 기쁜 나머지 시험 1등을 하고 엄마에게로 달려가


대학교 가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엄마는 대학교 갈 생각하지도 말라고 했다 우리 형편에 돈이 어디있냐고


그걸 듣고 모든 게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포기는 안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중학교 시절을 버텨온 내가 너무 불쌍한 것 같아서


엄마의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


일단 공부를 하면 뭐가 되든 보험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나는 그림이 그리고 싶었다


그림과 관련된 대학교에 들어가고 싶었다


고2가 되던 해


미술학원에 보내줄 수 있냐는 말을 엄마에게 했었다


안된다고 했다


같은 반 학생은 미술에 관심이 없다가 급 생겨서 내일 바로 학원을 끊는다는 소리를 내게 들려줬다


부모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공부는 열심히 했다 고2때는 반에서 3등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일단 공부를 하면 뭐든 보험이 될 것 같아서


악착같이 했다


실기 시험을 봐야하는 대학교를 전부 거르고 나니


갈만한 대학교가 없었다


인문계가 아니라서 수능을 볼 수도 없었다 수능 공부를 학교에서 따로 안 배우니까


나에겐 내신이 전부였다


사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다


미술 학원뿐만 아니라 일반 공부도 따로 배울 수가 없었다


집에는 내 방이 없어 가족들이 다 자면 화장실에 불 켜놓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책피고 공부했다


왜냐면 같이 자는 방에서 핸드폰 불 키고 공부하면 엄마가 싫어했다


시력이 이때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


안경은 물론 없다


고3이 되었다


그동안 가진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입원할정도라고해서


부모님을 모시고왔다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봐야하는데


보건소에서 지원해주는 비용은 내 진료비에는 금액이 모자랐다


결국 돈이 떨어져서 병원을 다니다 말았다


부모님도 지원해줄 마음이 없어보였다


그래도 어떻게 고3때까지 학교공부는 열심히 해서


원서를 넣은 대학교에 꽤나 붙었다


성적우수장학생으로 붙어서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등록금은 다 학자금 대출로 했다


대학교 들어가면서 필요한 돈도


생활비 대출로 매꿨다


엄마 말대로 부모님은 그 무엇하나 돈을 대주지 않았다


대학교에 들어갔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애들 천지라


나같은게 여기 있어도 되나 싶었다


그 와중에 부모가 생활비 대출로 돈 빌린거


자기네들 줄 수 없냐고해서


나는 바보같이 대략 300만원가량을


부모에게 다 줘버렸다


그래도 알바를 하면서


학교다니면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돈은 지니고 다녔다


졸업이 코앞인데


내 실력이 너무 한탄스러웠다


나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집에서 끄적거리다가 대학 온 게 전부인데


대학와서 빚만 생기고


허무하게 졸업하나 싶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입시미술학원을 다닌 사람이 널리고 널려있는데


나같이 반에서 그림 좀 잘그리는 정도에 속하는 애가


뭘 할 수 있을지


앞길이 너무 막막했다


그런데 내가 학교다니면서 만든 포폴이


회사 서류 면접에 붙었고


졸업도 하기 전에 그 회사에서 면접 합격이 되어서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너무 신기했다


그치만 기쁘진 않았다


합격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내 실력으로 어떻게 회사를 다니냐는 생각만이 머리에 맴돌았다


자신감도 자존감도 떨어질만큼 떨어지고


우울증의 영향으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힘들어졌다


과호흡도 생겼다


낮에 자는 잠은 괜찮지만 어두운 밤에는 잠도 못잔다


그래도 입사하는 것 외엔 나에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회사는 신입 연봉 3300 이었다


이런 회사가 날 오래 써줄리가 없다


인턴 기간 끝나면 분명 짤릴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나에겐 학자금대출과


부모님이 내 명의로 빌린 생활비대출이 남아있어서


한편으론 기적처럼 인턴 기간이 끝나면 정직원으로 계약되길


간절히 빌고 있다


웬만하면 다 붙는다고 회사분께서 말씀하셨지만


지금까지 불안함만 겪어봐서


아직도 불안하다




그래도 언젠가 돈을 많이 벌어서


내 방을 가져보고 싶다


미술도 다시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아직 스물두살밖에 안되었으니까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사실은 아까 말했듯 많이 불안하다


내 인생은 불안함의 연속이어서


앞으로도 그럴거란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그래도 나도 남들이 누리는 것 만큼 누려보고 싶다


내 방이 생기면 벽지를 분홍색으로 꾸며보고 싶다


귀여운 동물 인형도 잔뜩 들여놓아보고 싶다


침대를 사서 그 위에 누워보고 싶다


나만의 화장대를 가져보고 싶다


옷장을 가져보고 싶다


계절별로 옷을 나눠서 정리해보고싶다


병원도 제대로 다니고 싶다


병원하니까 생각난건데


병원 다닐 적에 선생님이 나는 힘든 상황을 버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직도 그게 기억에 남는다


그 힘이 아직도 남아있으면 좋겠다


부모를 더이상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학교 다니면서 왕따를 당하고


성희롱을 당하고


집 건물 안에서 성인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선생님에게 억울하게 뺨을 맞고


병신 소리를 들어도


나를 빗자루로 때리고


딸인 나보다 자기 친형제가 더 중요하다고 윽박도 지르고


내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무엇하나 해결해주지 않았지만


내가 배우고 싶은 거


하나도 못 배운채로


대학생이 된 나에게


빚을 더 지게 만들어준 부모지만


그래도


내 인생이 과거보다


더욱 나은 삶이 되어


내 삶이 윤택해지고 나 자신도 성장하게 되면


더 이상 누군가를 원망하면서 살고싶지 않다


누구를 원망하면서 사는 것도


너무 힘들어졌다


그냥 차라리 아예 일어나지 않은 일 취급하면서


내일 아침에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카레에 돼지고기를 넣을지 소고기를 넣을지


내일 아침에 긴치마를 입을지 바지를 입을지


계란으로 계란후라이를 할지 계란말이를 할지


이런 시덥잖은 고민이나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내일은 친구랑 밥 먹기로 약속한 날이다


글을 쓰다보니 벌써 오늘이 되었다


그래도 글로 쓰고


누가 봐줄거라 생각하니


맘이 후련해지는 기분이다


살면서 일기를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데


사람들이 일기를 왜 쓰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일찍 일어나려면 지금 자야겠다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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