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요. 의견 좀 들어보고자 글 올립니다.
4년 전쯤부터 친해진 동성 동생이 있어요. 멀지 않은 동네에 살고 둘다 일 끝나고 맛있는거 먹음서 한 잔 하는거 좋아해서 엄청 자주 만나게 되었고 친해졌어요. 그 당시 저는 연애 초기였는데 남친 생겨도 우선 순위를 친구 혹은 남친 중에 한쪽에 절대적인 순위를 매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가끔 그 동생이 힘든일 있다고 하면 남친한테 양해를 구하고 만나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 친구가 먼저 남친 약속 좀 깨고 만나 달라거나 같이 만나자고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결국 만나서 들어보면 별일 아니었지만요...
그 동생의 가장 큰 고민은 1년 이상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하고 있다는 거였는데 진짜 엄청 답답해 했어요. 맨날 같은 고민을 되풀이해 들으니 저도 기분이 별로였구요. 제발 남친 좀 생겼음 했고 더블 데이트도 하고 여행도 같이 다니고 그러고 싶었어요.
남친을 만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데이트 앱으로 일주일에 2-3명의 남자를 만나러 다니던 동생은 결국 잘 맞는 남자를 만났고, 만나다 못해 만난지 2달도 안되어 결혼 약속을 했더라구요.
그런데 기분이 좋고 나도 행복해야 하는데 계속 기분이 상하는 일들만 생겼어요. 나한테 베프를 자칭하며 거의 매일 연락하고 못해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만나던 그 동생은 그 이후로 연락은 거의 끊기다시피 했고 그나마 연락을 하게 돼도 내 얘기나 안부는 안중에 없고 그 동생 남친 자랑만이 대화의 주를 이뤘어요. 한번은 섭섭하다는 내색을 비췄더니 남친 생기면 연락 줄어드는건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이때를 기점으로 우리 사이는 급격하게 틀어지게 되었어요. 서로 말은 안했지만 점점 갈등이 깊어지면서 저도 먼저 연락을 거의 안하게 되었구요. 그 이후 그 동생은 결혼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2주에 한번 정도 예비 시댁이나 예랑이한테 속상한 일 있을 때만 연락이 와서 한풀이를 하고는 하더군요. 처음엔 그래도 사이가 틀어졌어도 속상하고 힘든 동생을 생각하니 매정하게 굴 수 없어 다 들어주고 조언도 충고도 해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그러더군요. 진짜 속상해서 한 얘기는 아니라고. 그냥 가볍게 한 얘기라고. 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 들이냐구요.
너무 계속 서로 갈등이 쌓이니 한번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보자고 해서 한번 만나서 푼적이 있어요. 나는 너 힘들다고 할 때 만사 제쳐두고 달려 갔는데 넌 내가 힘들 때에 내 안부조차 묻지도 않고, 니 남친 자랑만 하지 않았느냐구.. 내가 주관적인 나의 입장을 얘기하니 충격을 받은 듯 하더라구요. 정말 너무 미안하다면서요. 내 입장에서 그런 부분까지는 생각 못했대요. 진작에 이렇게 서로 말로 좀 풀어볼껄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전혀 상황에는 변화가 없네요. 어이가 없을 정도로요..
결혼식이 이제 1-2달 남았는데 연락도 한번 없어요. SNS에 보니 웨딩 촬영 때 친구드를 부른 것 같지도 않지만 촬영 간다는 말도 안하고 다녀오고, 오늘 한번 연락해 보았더니 요새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별로라 청첩장 만나서 주는것도 다 생략하고 모바일로 보낸다고 하네요.
저는 사실 웨딩 촬영 때 부르지 않아도 되고 청첩장 직접 안받아도 되고, 연락이 줄수도 있고 자랑을 해도 되고 하소연을 해도 되는데... 잘 생각해 보니 기분이 너무 상하는 건 그 동생의 태도인 것 같아요. 자기는 내가 필요할 때 당연하다는 듯이 쓰고 자기 필요 없을 때는 힘들 때는 좀 소홀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태도..
이 와중에도 그 동생은 우리가 다 풀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내가 맘편하게 결혼식에 참석해서 베프 만큼의 축의금을 줄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사실 다른 친구 브라이덜 샤워할 때 데코를 전적으로 다 맡아서 하고 화관까지 손수 만들어 줬거든요.. 맘을 다해 축하해 주고... 그런 정도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듯해요...
서로 그냥 생각하는 사고 방식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이유로 굳이 결혼식 처럼 좋은날 안가는 것도 너무 매정한 것 같고... 제 남친이랑 같이 와달라는데 제 남친도 그 동생 진상 다 봐서 별로 안가고 싶어하거든요...
누가 잘했네 잘못했네 그런거 말고... 제가 결혼식에 가는게 좋을지 그냥 핑계대고 안가는게 좋을지... 의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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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 댓글 감사합니다.
당연히 첨엔 이렇지 않았어요.. 제가 챙겨주는 것 이상으로 저를 챙기는 동생이었구요.. 배려심도 정말 좋은 애였습니다. 어느 순간 외로움 타고 남자 만나는거에 목메기 시작하면서부터 확 변하더라구요..
모든 분들 말씀처럼 연락이고 뭐고 거르는게 맞는건데 우습게도 그걸 댓글들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되네요. 그렇지 않았던 동생이 이렇게 변했다는. 혹은 얘가 이런 친구였다는걸 이제야 알았다는걸 부정하고 싶었나봐요. 댓글에 나중에 결혼 생활 안좋아지거나 문제 생기면 저한테 쪼르르 와서 하소연 할거라는 분들 많으셨는데... 네 맞습니다. 지금도 그러는데 나중엔 더하겠죠.. 특히 술마시면 상대방한테 그 동안 기분 조금이라도 상했던거 다 뱉어내면서 우는 애라... 진짜 맞는 말이에요...
청첩장은... 지금은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라 우선 모바일로 돌리고 식 끝나면 한 명씩 만나서 식사 대접 한다고 하더라구요.. 뭐 상황은 다 다르니까 굳이 나쁘게도 좋게도 생각하기도 귀찮은데 ㅋㅋㅋ 근데 저 진짜 이런 경우 처음 봐요...
저랑 너무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배운셈 칠거라 댓글 남기신 분. 실제로 같은 일을 겪으셔서 그런건지 제일 공감이 많이 갔네요. 저도 연락 끊더라도 작은 금액의 축하 의미 축의금은 보낼까 해요. 그래도 저는 친했다고 생각했고 그 친구가 얄팍한 마음이라고 저도 똑같이 보복마냥 그러면 오히려 제 스스로 맘이 더 상 할것 같아서요.
여러 댓글들에 마음 정리가 정말 너무 잘 되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