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하다 진짜
남자친구가 고시생인데 32살이 되도록 못붙고 있다. 당연히 모아놓은 돈도 없고 올해 붙는다는 보장도 없고 이제 열심히 하는거 같긴하지만 고시란게 확답이 없으니 막막하다.
그렇다고 집이 잘사냐면 집안 사정도 썩 좋지는 않은거 같고, 부모님은 원인 모를 별거중인데 물어보면 싫어한다. 준5급 공무원 외벌이였는데 아버님은 정확하지 않지만 퇴직하신지 3년은 넘은거 같다. 이것도 왜인지 물어보면 대답 안해준다.
가끔 얘기하면 얘가 공부를 잘하긴 한건지 잘 모르겠다. 동문이긴 하니까 넘어가는데 사실 대화하다보면 일단 유명한 클래식 작가나 문학작품을 잘 모르고, 아는 한자도 많이 없는거 같다. 일반상식 수준인것 같은데도.... 뭔가 찝찝하다. 오히려 내가 문과이기는 하지만 인문계쪽은 아니고, 얘는 정통 인문계임에도 불구하고ㅠ 하지만 이건 내가 평균에 비해 많이 아는편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넘어가고 있다.
건강이 의심된다. 일단 간헐적 단식을 너무 자주하고 잘때 옆에서 깜짝 놀랄만큼 경련을 일으킨다. 코를 골다가 가끔 컥하고 막혀하는데 이건 우리 아빠랑 비슷한 증상이다. 수면중무호흡. 걱정이 되서 얘기해줘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다. 답답하다. 그리고 이를 잘 안닦는다. 억지로 시키고 시켜서 닦게 만들었는데 평소에 잘닦는지는 잘모르겠다. 보면 건치인 편도 아니라 때운 이도 많아서 솔직히 나중에 치과 치료비 많이 들겠다는 생각. 든다.
다정하고 가부장적이지 않은건 좋은데, 여자는 남자와 전부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당연하게 가지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체력적으로, 사회구조적으로 남자가 더 유리하고 더 오래 돈을 벌수 있는 우월한 지위에 있는것조차 인정안하는것 같다. 여자도 똑같이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좀 힘들다. 내가 나중에 출산휴가를 1년 쓰겠다고 하니 자기도 1년 쓸거라고 한다. 아니 너가 낳은것도 아닌데 왜 똑같이 쓰는거임..? 게다가 나는 1년 써도 되는 직종이지만, 너는 1년 쓰면 상식적으로 승진에도 평판에도 지장있을 직종이잖아. 애는 어디서 공짜로 떨어지는거고, 앞뒤 사정 생각안하고 당장 책임만 공평하게 지려고 하는건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나는 그렇게 힘들게 살고싶지 않다. 차라리 애를 안낳으면 완전한 공평이 가능하다. 왜 애를 낳는다는 전제하에 공평을 논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걸 보면 그래도 밥먹고 계산은 당연히 자기가 하려고 하는게 신기할 정도다. 하지만 주로 내가 제발 저려서 비용은 거의 6대4정도 유지하는것 같다.
아아 써놓고보니 헤어져야할 이유가 너무나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지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너무 다정해서. 너무 잘해줘서. 모르겠다. 그게 뭐라고 남친이
너무 좋다. 근데 미래가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걱정된다.
내가 너무 멍청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