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중인 31살 임산부에요.
직장과 집이 도보로 얼마 걸리지 않고 남자친구도 5분거리에 사는데다 근거리나 출퇴근시간이 아니면 택시를 애용해서 (사실 도보 20~30분 이상으로는 한달에 한번도 안나가고 동네에서 다 해결해요), 근 1년 동안 지하철을 타고 나간 일이 6,7번도 안되는것같아요.
하지만 최근에는..제가 혼전 임신이라, 식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닐 일이 많습니다.
특히나 예단보러가랴 신랑 예복보랴, 친구들 지인들 만나 식사대접하며 소식 전하고 하는 일 때문에 일주일에 3~5번은 나가는것같아요.
집이 4호선이라 4호선과 2호선을 제일 많이 타게 되는데, 이 두 라인은 평일 낮이고 퇴근시간이고 상관없이 늘 사람이 많은 호선이더라구요.
처음에는 배도 안나오고 하다보니 눈치가 보여서 그냥 서서 타는 일이 많았지만,
몸이 원래도 약하고 종합병원이라 임신초기부터 살이 3~4키로 빠지고 새벽입덧+잔뇨감으로 인한 잦은 화장실 (잠자다가 깨서 화장실가는게..3시간에 5,6번이에요) 등으로 인한 수면장애로 2월부터는 일을 쉬고 있는 상태다보니 지하철에서 3,40분씩 서가는게 힘들더라구요.
거기다 저번엔 흔히 말하는 지옥철 속에서,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을 못쉬겠더니 눈물이 펑펑 쏟아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런일을 겪고나니 이제는 눈치가 보여도 임산부석이든 노약자석이든 앉아 가야겠다는 생각에 임산부 뱃지를 들고다니기 시작했어요.
임산부배려석이든 일반석이든 양보를 강요할순 없지만, 적어도 뱃지를 눈에 띄게 달고 있으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계시는 분들은 양보를 해주시지 않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근 3주 동안 딱 한번 양보받았어요. 임산부배려석에 앉아 계시는 분이 아닌, 정말 감사하게도 그 옆에 앉으신 분한테... 양보받아 앉으니 그제서야 '어머 원래 여기 앉아야하는거 아니야?' 라고 하시더라구요.
젊으신분들..20대분들은 그래도 배려해주시지 않을까 했는데 20대분들이나 50~60대 분들이나 별차이는 없는것같아요.
노약자석이 비어있어서 가서 앉으면, 분명 노약자에는 임산부도 포함이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노인분들이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한마디씩 하시고,
임산부배려석에는 다른 분들이 앉아계시고,
솔직히 임산부뱃지와 배려석 왜 만든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런데, 임신해서 대중교통 타고다니며 일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지...
애기 태어나기 2달쯤 전에 차를 뽑기로 했었는데..남편이 그냥 지금 뽑자고 하는데 남편 출퇴근 했을때 제가 몰고 다닐수 있는것도 아니고
결국은 대중교통과 택시뿐인데..제가 뭐 부자라서 매번 택시만 타고 다닐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주저리주저리 속상해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