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에 앞서 진지하게 말씀드려요. 주작 없이 진짜 실화에요...
안녕하세요. 군전역도 하고 졸업도 앞둔 20대 중반의 남자에요.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까닭은 다름아니라 제 연애 경험들이 진짜 너무 답이없어서 그래요... 제 사정을 아는 남자애들은 ''주작 좀 그만해라... 그게 가능한거냐'' 여자애들은 ''ㅋㅋㅋㅋㅋ 진짜 네이트 판에 올리면 죄다 주작이라 할 걸?'' -라고 하는 걸요. 하... 짜증나네요. 그럼 시작할게요.
1. 첫번째 연애.
18살 가을.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어요. 동갑내기 초등학교 동창이었고 먼저 다가와줬지요. 연애의 ㅇ도 모르던 그런 저를 좋아한다고 해주었기에 되게 고마웠어요.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했구요. 참고로 저는 경상도에서 경기도로 이사를 와서 그 친구를... 사귄 뒤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어릴 적 추억에 젖어 섣부르게 인연을 시작해버린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요. 둘 다 학생이었고 아직 학기가 끝나지 않았기에 ''방학 때 내가 내려갈게'' 라고 하며, 매주 간식거리나 편지같은 걸 동봉해서 택배로 보내는 게 다였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어 '드디어 여자친구와 첫 데이트를 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은 새벽 1시에 온 전화로 사그라들었습니다. 교대에 재학 중이던 과외 선생과 눈 맞아 바람났거든요. 그렇게 저는 142일만에 첫 연애를 메이플 스토리를 하다가 끝내버렸답니다...
2. 두번째 연애
처음 맛보는 실연의 씁쓸함에 입을 다시며 지내던 중 이제는 기억도 안나지만 어쩌다가 두번째 여자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는 천안에 살았어요. 제가 경기도에 사는 걸 생각하면 좀 멀었지만 그래도 좋았으니까요. 이 친구는 솔직히 말해 외모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때는 '어떤 것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멍청이였거든요. 정말 평범하게 사겼어요. 매주 데이트도하고 가끔씩 투닥거리며 싸우기도 하고. 그때는 몰랐죠. 늘 내가 천안가서 놀아주고, 화해할 때도 걔네 집까지 가고, 이렇게 멍청하게 좋아해주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사귀고나서 60일 쯤 부터였나요? 싸울 때 마다 자해를 하더라구요. ㅎ;; 그냥 자해하는 것도 좋지못한데 항상 그걸 인증샷을 찍어 보내줘요. ''○○아, 너랑 싸워서 이렇게 됐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자?'' 이러면서요. 영화 미져리 속 남주인공처럼 팔다리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엄청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멍청한 저는 뇌가 사라졌는지 그런 점마저 좋아해줬어요. 90일 쯤 데이트를 하다가 손목을 보여주며, ''이렇게 하도록 만들지마~'' -라는 말을 듣기 전 까지는요. 이후 100일 선물로 저는 이별을 선물했고, 그렇게 자해하는 친구와의 인연은 끝났어요.
3. 세번째 연애
드디어 나왔네요. 최고이자 최악이던 친구에요. 가장 오래 사귀기도 했고, 가장 크게 데인 연애이기도 해서 많이 길어요. 미리 양해를 구할게요! ㅎㅎ 첫 이별과는 다르게 준비된 두번째 이별은 저를 힘들게 하지않았어요. 후련했죠. 세번째 여자친구는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 사귀게 되었어요. 같은 경기도였지만 저는 경기 북부, 그 친구는 경기남부여서 왕복만 5시간 걸렸네요. 차없는 뚜벅이라서 버스를 애용했거든요. ㅎㅎ 그 친구는 되게 수수했고, 그런 수수한 모습이 오히려 더 끌렸어요.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속은 건지 아니면 원래 그랬는데 못 알아본건지, 결론은 전혀 달랐거든요.
19살 중간부터 4년을 사귀었어요. 2살 연하였지만 생각하는 것도 꽤 어른스러웠고 싸우고 나서 서로 장문의 문자를 교환하며 고쳐나갈 점을 찾아가는, 정말 제가 바라던 이상적인 연인에 가까웠지요. 하지만 사귄 지 1년쯤 되고, 이 친구가 저한테서 배워간 것들이 있어요. 그 중 하나가 LOL이에요. 게임을 하면 연락이 힘들잖아요? 이해해요. 친구랑 놀 때 도, 클럽을 간다고 할 때도, 다 괜찮았어요. 그게 매일 일상이 되어 남자인 제가 연락을 구걸하고, 그 친구는 ''미안하다. 나는 오빠만큼 좋은 사람이 못 된다. 나는 연락을 왜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다.'' -라며 이별을 고해도 늘 붙잡았습니다. 그렇게 4년동안 6번을 헤어지고 다시 사귀는 걸 반복했었어요. 그렇게 다 찢어져가는 끈을 억지로 동여매고 '괜찮다, 괜찮다. 괜찮을 거다' 자기최면을 걸며 연애아닌 연애를 이어가던 중, 23살의 2월. 제가 군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군입대를 앞둔 모든 커플이 그러듯 '헤어져야하나... 내가 너무 짧은 20대의 2년이나 질질 끄는 게 아닌가... 미안한데 어떻게 하지?' 하며 고민하고, 벌써부터 좋지 않게 될 미래로 걱정하며 밤을 지새는 날이 많아졌었어요. 그러다가 입대 이틀 전. 마지막 데이트나 하자며 그 친구의 동네로 갔습니다. 오후 4시부터 pc방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죠. 원래 저희 커플도 사귀고 1년 ~ 2년 정도는 되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하던 활발한 커플이었지만, 그 친구가 LOL에 빠지며 10번 중 9번은 pc방 데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마지막 데이트를 하는데, 분명 이 친구는 게임을 할 때 폰을 안보는데 자꾸 카톡을 하고 이것저것 하더군요. 내 연락은 그렇게 안 받으면서 누구랑 하는 지 궁금해서 물어봐도 ''말 할 수 없다'' 라고 밖에 말을 안했구요. 그러다 새벽이 되어 MT를 갔어요. 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장소는 맞지만 그 어떤 것도 없이... 잠만 자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피곤하다구요. 하지만 입대를 앞둔 남자가 잠이 올 리가 없잖아요...? 뜬 눈으로 밤을 지새던 중 새벽 5시에 그 친구 폰의 알림이 울렸습니다. ㄲㅌ 하는 소리에 저는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어요.
열 명이 넘는 남자들과 연락을 하고 있었어요. 자신의 일상 사진이던지 조금 야한 사진을 보내면서 그 남자들은 기프티콘이나 이것저것을 보내주고 있었구요. 입대 카운트 D-1. 희망도 행복도 기쁨도 들어있지 않았던, 절망과 좌절, 그리고 실망, 배신밖에 들어있지 않았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전 그대로 2시간을 담배만 뻑뻑 피워대며 폰을 만지작 거렸습니다. 하... 7시쯤 되었나. 그 친구가 일어나 왜 폰을 만졌냐고 화를 내더군요. 그러고는 혼자 또 울고. 자기가 나쁜 년이라고, 울기시작하더군요. 멍청하고 미련한 저는 그걸 또 달래며 ''괜찮다. 그럴 수 있다.'' 열심히 달랬지만 돌아온 대답은 ''나 오빠 입대할 때 안가도 되겠냐고. 못 가겠다고.''
싸늘한 대답을 들은 채 저는 동서울터미널로 향했습니다. 그 날은 입대 전 날이자 동시에 경상도에서 전역한 초, 중 동창이 저를 보러오는 날이었거든요. 무거운 마음 반, 기쁜 마음 반으로 착잡한 입대 전 마지막 하루를 보내다가, 어떻게 또 그 친구를 달래서 잘 해결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내구요. ㅂㅅ이 따로없었죠. 그때의 전 아무래도 정신병 말기였나봅니다.
그렇게 입대하는 날 제가 입여하는 훈련소로 그 친구와 경상도에서 올라온 두 베프와 작은외삼촌과 함께 가게되었습니다. 주변에 군인이 있으면 다들 아실꺼에요. 훈련소에서의 '포상 전화' 라는 것을요. 사랑했던 그 친구를 위해 열심히 바닥을 기어다니고 굴러다닌 결과! 저는 포상 전화 5분을 두 통 따냈습니다. 뭐, 노력과는 다르게 결론은 전부 그 친구가 LOL을 한다고 못 받았고, 마지막 1분에 뒤늦게 엄마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때 살면서 처음으로 가족때문에 속상해서 울어봤습니다. 그 짧은 1분 동안 나를 걱정해주던 그 목소리 하나로, 내가 여자에 미쳐가지고 1분 밖에 가족이랑 전화를 못 했구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서요. 그렇게 즐거운 훈련소 생활을 보내던 중 어릴 때 있던 천식때문에 정밀검진을 받으러 큰 군병원을 가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솔해주시던 조교님께서 ''나는 이제 진료를 보러간다. 나도 너처럼 훈병이던 시절이 있어서 너가 지금 얼마나 힘들지 안다. 내가 없는 동안 혹여나 너가 도망가지 않았으면 하지만... 길을 잃게 되면 바로 전화로 너가 어딨는지 위치를 알려야한다.'' -라며 군번을 이용한 전화방법을 알려주시더군요. 네, 맞아요... 저에게 전화 할 시간을 주셨던 거에요. 마지막에 들어가기전에 ''이쯤 말하면 너가 뭘 해야하는 지 알겠지?'' 라며 쑥스럽게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걸요.
다행히 그 때는 그 친구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에 포상 전화 두 통 게임하느라 못 받아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입대 전 연락했던 그 사람들 다 정리했는데 한 명이 끈덕져서 한 번만 만나고 떼어내도 되겠냐고. ㅂㅅ같은 저는 그러라고 했습니다. 곁에만 있어주면 그걸로 좋았거든요. 그렇게 훈병시절 마지막 통화를 끝내고, 저는 자대를 배치받게 되었어요. 지금이야 부대 내에서 폰도 쓰고 이것저것 다 하지만 저 때는 페이스북과 부대 내 유선전화가 밖과 소통할 유일한 수단이었어요. 그 친구는 제 입대와 동시에 한 학기 유학을 가있어서 전화도 못 하고 페이스북 메세지가 정말로 유일한 연락 수단이었죠.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매일이 반복되던 중, 그 친구 입국날에 맞춰 제가 휴가를 썼습니다. 처음으로 쓰는 휴가였지요.
그 친구가 입국하는 인천공항에 마중을 가고, 같이 그 친구네 동네로 왔습니다. 역시나 pc방 데이트를 했고, 또 아무런 something이 없는 MT를 갔지요. 그러고나서 저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3일 동안 연락이 다섯 스크롤이면 끝나버리게 될 미래도 모르고 말이에요. 입국하고 한국이 그리운 거, 그리고 친구들 만난다고 바쁜 거, 다 이해했어요... 하지만... 3일 동안 부대에 연락한 것보다 연락이 없는 게 말이 되나요? ㅋㅋㅋㅋㅋ 진짜... 그렇게 4일 째 되는 날 연락문제로 다투고서 그 친구와의 7번째이자 마지막 이별을 했어요. 1544일의 연애를 끝냈어요.
4. 네번째 연애
'군인이 무슨 연애냐' -라는 생각으로 그 친구를 잊는 시간이자 그 친구에게 상처받은 것들을 정리하는 심정으로 군 생활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전역이 눈 앞에 오게 되어쬬!!! (사실 제일 행복했을 때...) 마지막 휴가를 나갔을 때 중학교 동창에게서 여소를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예뻤고 아담한 게 되게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터질듯 한 볼살에 푹 빠져 반해버린 친구였어요. 친구같은 연애를 했어요. 얼마나 친구같았냐면 헤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친구로밖에 생각이 안돼' 였으니까요 ^^ 이 친구는 갑자기 일이 바빠져서 한 달정도 연락이 잘 안됐었어요. 저는 세번째 연애에서 연락문제로 3년 동안 힘들었었기에, 좀 많이... 힘들었구요. 저는 여자친구라는 존재에게 큰 거 바라지않아요... 그냥...
일어났으면 ''나 일어났어!''
밥 먹을 때에는 ''나 이제 밥 먹어. 너는 밥 먹었어?''
어디 나갈 때에는 ''나 누구랑 어디 가. 심심해도 기다려~''
일 끝나고는 ''퇴근이야... ㅠ''
집 도착해서는 ''나 집이야. ㅎㅎ''
자기 전에 ''이제 자려고! 너는?''
이렇게 기본적인 안부식 연락만 해줘도... 고마워요. 막 몇 시간을 붙잡고 통화하고 문자하고 그런거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진짜, 정말 기본적인 것들. 그런건 전 예의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힘들었던 것들을 제가 말했어요. ''이러이러한 것들 때문에 힘들다. 내가 전에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 아직 다 나은게 아니었나보다. 미안하다. 이런 나라서. 그래도 너랑 더 잘 되고 싶어서 그러는데 혹시 대화를 좀 할 수 있겠냐'' -라는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건 ''넌 충분히 좋은 사람이야. 더 좋은 사람 만나'' -라는 일방적인 문자와 함께 수신차단을 당했어요. 그렇게 마지막 연애는 65일만에 자다가 포맨의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식 이별을 당했지요. ㅎㅎ
헤어지자는 문자가 사귀고나서 처음 받는 장문의 문자였고, 요즘 힘들다는, 혼자 있고 싶다는 그 친구의 뜻을 존중하기로 맘 먹어 더 이상 잡지는 않았어요... 헤어지고 당일과 그 다음 날 까지는 잡았지만 계속 질질 끌어봤자 그 친구가 더 부담스러워 할까봐 더는 못하겠더라구요.
제 최근의 연애는 그렇게 끝났어요. 저는 아무래도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라 꽤나 많이 팔아먹은 나쁜 놈이었나 봅니다. ㅎㅎㅎ 주작아닌 진짜 실화에요.
바쁜 와중에도 바보같은 제 글,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해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