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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어요. 텅 빈 것 같아요.

ㅇㅇ |2019.03.07 17:15
조회 13,386 |추천 72

저는 꽤 불우하게 자랐어요.

집이 너무 가난했고

치매증상으로 성격이 괴팍해진 할머니 손에 자랐고

머리는 좋았으나 학원한번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오기로 공부했지만 한계가 있었고...

수도권 4년제 대학에서 장학금 준다는 곳으로 그냥 갔고요.

집이 지방이라 경기도 올라와서 생활비를 벌어야하니

학점은 4.0대로 유지하면서 평일알바를 2개씩 했고요

오후엔 알바를 해야하니 1교시부터 몰아서 수업듣고나면

오후알바 끝나고 퇴근시간은 11시였구요

집에와서 과제하면 새벽 3시 4시..

4시간 자고 다시 학교

영양실조도 걸렸었고 살 빠진다며 좋은척 했지만 46키로/167 대로

살 빠지면서 쓰러질뻔한 적도 여러번 있었고..

그래도 학자금은 천만원이고

학점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딱 학점까지만이고

다른애들처럼 자격증, 공모전, 개인스펙같은건 하나도 챙길 수 없었어요..

생활비가 모자라서 부득이하게 휴학하고 다시 학교 갈

돈을 벌어서 복학했고요..

 

그렇게 그냥저냥 대학 나와서...

지금 전혀 전공과는 상관없는 곳에서

1년 계약직으로 세후 170, 180 받고 일하는데

이마저도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고..(업무 적성때문에)

제 나이 벌써 28살이네요..

하루 벌어 먹고사느라 학자금도 전혀 갚지 못했고 이자만 늘어가고

모은 돈도 없네요..

 

어렸을 때 저 생각해보면 어려서 철이 없었던건지 성격이 희망찼던건지

참 꿈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뭔가 다 말라 비틀어진 버석한 지푸라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원래 사는게 이런건가요

항상 정말 바쁘게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 생각했는데

저한테 남은건 하나도 없네요...

추천수72
반대수1
베플산지기|2019.03.09 10:05
맘이 찡하네요...현실을 부정하지않고 참 열심히 살아오셨네요..번아웃증후군인거 같네요..쉬고 싶지만 현실이 쉴수없는 상황이라니 안타깝네요..하지만 계속 이런상태가 지속되면 건강하게 살기 쉽지않겠죠...특히 몸 뿐만아니라 마음까지...하지만 지금이 고비입니다 저역시 님 만큼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한때 안좋은 생각까지 한적이 있었구요..그러나 그 고비를 힘겹게 넘기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려고 하니 점차 마음이 회복되더군요..자신을 너무 객관화해서 연민과 동정으로 대하지마세요...정도가 지나치면 자존감 급격히 무너지면서 자신의 삶이 무가치하게 변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강해집니다..용기내시고 내일도 태양은 뜹니다..희망을 버리지마시고 지금까지 잘 살아오신것처럼 굳굳하게 이겨나가시길...화이팅입니다!!!!
베플ㅇㅇ|2019.03.09 11:34
번아웃이시네요.. 하지만 곧 일어나실 겁니다. 그렇게 쉽게 주저앉을 분이면 여태 수많았을 고비 지금까지 극복하시지도 못했을 거고 그 극복한 힘이 마음의 근육이 되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경력이 쌓이고 인생의 고비가 와도 남들은 넘지 못할 때 본인은 훌훌 넘기며 실력이 늘고 그럽니다. 마음의 근육이 이제부터 본인의 진짜 능력이 될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제부터 학원과 부모님으로는 해결이 안될 진짜 문제들이 닥치면 약한 사람들은 못 넘지만 우리처럼 단련된 사람들은 다 넘어요... 버티세요... 이길 거에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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