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고등학교 입학했는데 전학 생각 때문에 잠을 못 자서 여기에다마 적어봐 난 일단 타지역 특목고에 재학 중이야 공부하는 것과 친구들과의 관계 사이 문제는 없는데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어 일주일동안 울다 지쳐 자는 게 일상이고 잔 시간 다 합쳐도 채 한 시간이 안 되는 것 같아 밥만 먹으면 다 토하고 하루에 세 끼 먹는데 세 번 다 토하고 계속 토하니까 탈수 증상도 와서 그 밤에 구급차 타고 응급실 갔었어 머리도 계속 빠지고 기침할 때 피 나온 적도 있어 또 숨이 잘 안 쉬어져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 막혀서 애들이 등 두드려줘야지 간신히 쉬고 그래 물에 빠졌을 때랑 똑같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 그리고 글자가 날아다녀 글자를 읽으면 글자가 움직이면서 튕겨져 날아가 머리 몇 번 흔들고 쉼호흡 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이건 왜 그러는거지 너무 무서워 꼭 정신병 걸린 거 같아 별로 안 슬픈데도 눈물이 계속 나와 그냥 수업 듣다가 뭐가 흘러서 보면 눈물이고 밥 먹다가도 그래 슬픈 생각도 안 했는데 즐거운 얘기하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흘러 도대체 왜 그런거야 그리고 그저께 잠깨려고 손등을 손톱으로 세게 꼬집어서 피가 나는데 왠지 모를 희열과 그냥 살아있는 느낌도 들고 힘든 게 좀 풀리는 느낌이라 계속 긋고 꼬집다보니 손등에 상처만 벌써 스무개다 그리고 그냥 창밖보면 뛰어내리고 싶고 차 지나가면 뛰어들어가고 싶어 다들 적응기간에 이런가 적응기간이라 생각하고 버티려 했는데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서 오늘 부모님 보자마자 거의 두 시간 동안 울고 힘든 거 다 말했는데 토하고 그랬던 것만 말하고 다른 건 아직 말 안 했어 전학가고 싶다고 했더니 부모님도 눈물 흘리시면서 적응기간이어서 그렇다고 다른 애들도 다 그럴거래 한달만 지나면 다 괜찮을 거래 정말 그럴까 나 이번달까지만 버텨보고 계속 이 상태면 전학 가도 될까? 교복값도 아깝고 기숙사 물품이나 교과서 등 돈이 너무 아까운데 이대로 가다간 내가 죽을 거 같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봐 걱정돼 진짜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젤 활발하고 시끄러워서 조용히 해란 말도 많이 듣고 세상에서 가장 고민없을 거 같단 소리도 들었는데 이게 뭐야 사람이 일주일만에 바뀔 수가 있구나 다들 버티는데 나만 못 버티는 거 같아서 인생의 실패자가 된 거 같아 이거 하나 못버티면 무얼 할 수 있을까 싶고 부모님의 믿음을 져버리는 것도 무섭고 기대를 깨트리는 것도 친구들도 왜 다시 왔냐는 반응일 거 같아 두려워 근데 더 잘할 자신도 다시 기대를 시켜드릴 자신도 있기에 진짜 전학 가고 싶어 버틸 자신이 없어 나 전학 가면 후회할까? 전학 가도 돼? 다들 이렇게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