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측 "과실 인정" 확인서 작성
한달지나도 진심어린 사과 없어 분통
한술더떠 "이물질 출처 모른다"
동영상까지 공개스타벅스측
"본인에 충분히 사과언론통해 사과할 일은 아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13일 집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 양재점에서 '모카 프라푸치노'를 주문했다. 음료를 마시던 김씨는 입안에 이물감을 느껴 황급히 뱉어냈다. 얼음에 섞여 있던 이물질은 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의 흰색 플라스틱 조각이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플라스틱 조각은 한쪽 끝이 잘려나간 듯 날카로워 자칫 입속이나 내장을 크게 다칠 뻔했다.
김씨가 매장측에 항의하자 양재점 책임자는 "아이싱머신(얼음을 얼리는 기계)의 고정용 나사인 것 같은데 청소하다가 떨어진 것을 모른 채 얼음과 함께 얼린 것 같다. 믹서에 얼음을 가는 과정에서 끝이 잘린 것 같다. 병원에 다녀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매장측이 과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직접 작성해 슈퍼바이저 하모씨의 서명을 받았고, 사진과 동영상, 녹취 등 증거를 확보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이 다 되도록 스타벅스측은 이물질의 출처는 물론 어떤 과정에서 음료에 섞였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스타벅스측은 이물질이 발견된 후 10일이 되도록 '병원에 다녀왔느냐'는 연락도, 책임자의 진심어린 사과표시도 없었다. 결국 내가 먼저 스타벅스 본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그제서야 담당자가 '안 그래도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다'고 하더라"며 스타벅스측의 안이한 대응자세에 분통을 터뜨렸다.
5월31일 스타벅스측 제조물배상책임보험(pl) 관계자, 손해사정인이 김씨를 찾아와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고, 이렇다 할 상해 흔적이 없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없고, 보상금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결국 김씨는 자신이 지불한 병원 진료비 금액만 돌려받았다.
▶"이물질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김씨는 "스타벅스와 피해보상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불한 진료비 외에 금전적인 보상은 요구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일간지 사과문 게재를 요구했으나 스타벅스측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물질이 발견됐을 당시 '아이싱머신의 부품 중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했던 점장과 지역담당자(디비전매니저)는 뒤늦게 '이물질의 출처를 모르겠다'고 해 김씨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결국 김씨는 "금전적인 보상은 필요없으니 동영상 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스타벅스측에 통보했고, 지난 6일 다음 'tv팟'에 '스타벅스 양재점에서 나온 이물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충분히 사과했다."
김씨는 "이번 사건 때문에 회사업무에 지장이 초래됐고,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스타벅스측의 대응은 정말 실망스러웠다"며 "책임있는 담당자의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만 있었어도 동영상 공개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해사정인이 회사로 찾아와서 '법적으로 줄 게 없는데 도대체 요구하는 게 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거대 기업의 횡포를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 홍보팀장은 "고객에게 충분히 사과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서 사과할 일은 아니다"며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고객에게 죄송하고 내부적으로 안전에 대한 주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