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1시간 반 중거리 연애 중이예요.
일주일에 1번? 어떨 땐 한달에 1~2번도 볼까말까 하죠
카톡은 10개남짓 주고받나 싶네요
통화는 거의 안해요 딱히 길게 나눌 얘기도 없구요
남들이 보면 심하게 권태기 때려 맞은 커플 같겠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연애 초반처럼 사이가 좋아요
전엔 없던 애틋함이 생겼고
뭐랄까, 양이 준 대신 질이 좋아졌달까?
기다리고, 싸우고, 울고, 헤어지자면 붙들기 바빴는데
어느 순간 제 인내심에도 끝이 오더라구요
힘들어서 못 해먹겠으니 헤어질거면 헤어지든가
하고 났더니 비로소 답을 찾았습니다.
남친이 먼저 연락하기 전에는 며칠이 걸리든
카톡을 안 보냈어요.
회식이나 피시방간다고 하면 '다녀왔다' 보고가 올 때까지 일체 연락 안 했어요
만나자고 해도 만나러 와서 내 눈앞에 서기 전까지
1도 기대 안했고 딱히 만날 준비도 안했어요
옛날처럼 고대기 한 시간, 화장 한 시간? 절대 안해요
편하게 나가서 편하게 보고 들어와요
츄리닝에 쓰레빠 찍찍 끌고 그런게 아니라
평소 꾸밈없는 제 모습대로 만나요
그랬더니 많은 것이 달라지더라구요
일단은 제가 바빠요
친구 만나고 미용실 다니고 헬스 다니고 고양이들 하고 놀고 등등등.. 하루가 빠듯해서 핸드폰 볼 틈이 없어요
남는 시간에 생각나면 카톡 주고 받는데
예전처럼 하루를 공유한다는 개념보단 안부?보고?
같은 개념의 연락으로 바뀌었어요
데이트도 약속 잡고 해요
난 언젠 되고 언젠 안 된다며 서로의 스케줄을 확인해요
만나는 날이 많지 않으니 데이트에 더 집중하게 되고
'보고싶다'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된 것 같아요
연락도 항상 단답으로만 오거나 저만 질문하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여기저기 하트가 날아 다니네요
저는 제 마음이 같이 식어서 남친에게 관심을 줄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제서야 적정선을 찾은거죠..
저마다 자기 시간, 자기 할 일의 기준이 다르고
어떤 사람은 자기가 정해놓은 선 안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일부러 벽을 세우기도 하잖아요
그 전에는 제가 남친에게 너무 바짝 붙어 서 있었다면
지금은 서너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보는 중인 것 같아요
그러고나니 제 모습, 제 주변 사람들, 제 일이 보이기
시작하고 남친 눈에도 제가 제대로 보이는 것 같아요
매정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 예의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던게 미안할 정도..
연애 초반처럼 설레임이나 기대감 같은건 없지만
대신 안정감과 편안함을 얻은 것 같아요
시간이 그만큼 지났는데 연애관이나 연애하는 모습이
처음과 같으려고만 하니까 문제점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나와 연애를 할 뿐이지 이 사람과 하나가 된게 아니잖아요 너무 일거수일투족 알려고 들고 함께하려 들면
부담을 주게 되고 그러면 상대도 나도 힘들어져요ㅠㅠ
조금 거리를 둔다고 해서 걷잡을 수 없이 멀어지는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금 편안해지셨음 좋겠어요.. 막상 놓고나면 왜 이제야 놨을까 세상 후련할걸요..
너무 아는 척 해서 죄송하지만;;
그냥 예전에 제 모습 같아 보이는 분들이 많길래..
경험담을 토대로, 연인이랑 싸우거나 헤어지는 것 외에 다른 방법도 있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었어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연애하시되
그 어떤 것도 나보다 우선이 되면 안 된다는 거
부디 잊지마시길 바라요ㅠㅡㅠ
나는 여러가지 중에 연애도 할 줄 아는 사람일 뿐이예요
내가 바로 서 있으면 상대방이 뭘 어쩌든
휘둘리지 않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