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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 맞아 숨진 소녀, 사망 50일만에 신원 확인
주검마저 길 잃었던 '노숙소녀' 마침내 이름 찾았다
2일 오전 경기도 수원 모 병원을 찾은 a(여·43)씨는 딸이 안치돼 있는 영안실 문 앞에서 오열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내 딸이 저 안에 있어요. 얼굴을 보개 해 주세요." 경찰은 a씨 앞을 막았다. "숨진 지 50일 가까이 돼 부패가 많이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5월14일 노숙자에게 맞아 숨진 채 발견됐지만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 두 달 가까이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실에 안치됐던 소녀의 신원이 확인됐다. 일명 '노숙소녀'로 불리며 언론과 인터넷에서 신원 확인 운동까지 펼쳤던 이 소녀는 김모(15)양으로 중학교 3학년생이었다.
김양은 사건 발생 10여일 전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 집에서 가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김 양은 중1때부터 가출이 잦았다. 어머니 a씨는 김 양이 가출을 했어도 며칠 안에 귀가하곤 해 찾아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김 양은 한 달, 두 달이 지나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5월14일 노숙자 정모(29)씨가 자신의 돈 2만원을 훔쳤다며 김 양을 때렸고, 결국 이로 인해 사망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날 오전 5시30분쯤 경기 수원시 모 남자고교 화단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10대 소녀를 발견하고 제보를 통해 정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실제로 돈을 훔친 사람은 소녀가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지만 경찰은 소녀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구멍 뚫린 운동화, 허름한 청바지와 티셔츠로 미뤄 오랫동안 노숙생활을 해 온 것으로 추정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지갑도 사진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과기록도 없어 지문 조회도 무용지물인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소녀의 얼굴 사진을 촬영해 전국 경찰에 신원을 수배했지만 가족은 오지 않았다. 연고를 찾지 못한 주검은 한달 가량 인상착의 등을 설명하는 사망공고를 내 유족을 찾게 되지만, 그래도 가족이 안 나타나면 공동묘지에 가매장하거나 화장을 해야 하는 상황.
시간이 계속 흐르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만 봐야했던 경찰은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네티즌 청원' 방에 숨진 소녀의 얼굴 사진과 소녀의 옷가지 등 유품 사진을 공개하고 신원 확보에 나선 것. 일반적으로 사체 사진은 노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찰은 소녀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노출을 결정했다. 경찰은 마침 숨진 소녀의 사건을 조망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협조 체제도 구축해 소녀 신원 찾기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방송된 '어느 10대 가출 소녀의 죽음(7일 방송 예정)' 예고편을 본 a씨가 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a씨가 가지고 온 사진을 대조해 본 결과 숨진 소녀가 a씨 딸인 것을 확인했고 최종 정밀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