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의무인가요? 하기싫은데
ㅋ
|2019.06.14 09:56
조회 2,956 |추천 7
남자가 자기가 진짜 사랑하는 여자한테관계라는 행위를 강요할 수 있을까?
아니. 결론부터 말하면 난 못한다고 생각해.
관계는 사랑하는 여자한테 절대 강요할 수 없는 행위야.
남친이랑 나는 이 문제로 끊임없이 부딪쳤고,결국 이별이라는 길을 택했어.
아래는 전 남친과의 관계가 힘겨웠던 이유들.
1. 모텔의 찝찝함
모텔방은 청소한답시고 바닥도 신발로 막 밟고 다녔을 거 같고, (방바닥에 똥 싸고 가는 미친놈들도 있다고 하고) 안 보이는 구석에 먼지도 많은거 같고, 누가 누웠을지 모르는 침대에 눕는 것도 찝찝하고, 이불 빨래도 제대로 하는지 걱정되고
더럽고 불결하게 느껴졌음. 그리고 실내조명이 밝지 않고, 전체적으로 후진 느낌이 들어서 모텔방만 들어가면 기분이 너무 다운됐어.
결정적으로 천장에는 몰카가 설치되어 있을 것 같아서 불안했어.그런데 전남친은 뭐가 걱정 되냐면서 무신경하게 굴었지
2. 몰카 걱정
내 신체장면이 모텔 어딘가에 숨어 있을 몰카에 찍혀서 인터넷에 나돌아 다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더라.
웹하드와 토렌트에 올라오는 수많은 몰카들과 리벤지 포르노들. 얼굴, 몸매, 신음소리 등이 나노단위로 평가되고,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손가락질 당하고,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어서 평생 고통 받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걱정.
업체에 의뢰하면 인터넷에 올라온 건 겨우 삭제해도,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엔 계속 남아있어서 언젠간 또다시 올라온다고 하더라.
그리고 어떤 업체에선 또 돈 벌어 먹고 싶어서지들이 과거에 지웠던 영상을 다시 올리기도 한대
3. 임신. 출산. 낙태 과정에 대한공포와 피임의 어려움
임신 될까봐 불안감이 특히 컸어.
낳아서 잘 기를 자신도 없었고, '세상 사는 거 자체가 큰 고통이기 때문에 애를 안 낳는 것도 모성이다'라는 주장에도 어느 정도 동의해
임신과 출산이 여자 몸에 얼마나 큰 데미지를 미치는지도 알게 되었어.(태아가 모체의 영양분이며 뼛속 칼슘이며 다 빨아 먹어서, 출산경험 있는 여자들 나중에 골다공증 생기고, 늙어서 허리가 구부정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란 것 등)
마취도 없이 칼로 회음부를 절개하고 애를 끄집어낸 다음, 다시 마취도 없이 급하게 꿰매버린다고 해서 무서웠어.
제왕절개 수술 사진도 봤는데 진짜 충격이었고. 유튜브 분만 동영상은 차마 용기가 안 나서 못 봤는데,
이걸 본 사람들이 넘 충격이라 며칠간 식음을 전폐했다고 하더라.
출산과정을 지켜 봤던 한 남편이 인터넷에 글을 남겼는데
'도저히 구역질나고 역겨워서 결국 관계리스 부부가 되었다' 는 내용이었어
신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2017년인 지금도 애 낳다 죽는 여자들이 꽤 있다고 하더라.
어떤 피임법도 성공률 100프로는 없으니까 (ㅋㄷ피임 성공률이 90% 정도) 관계를 하면서 임신에 대한 생각을 아예 떨쳐버릴 수가 없었음.
특히 ㅋㄷ이 터질까봐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었음. 일베충이 ㅋㄷ에 구멍 내서 유통시킨다는 뉴스를 봤고,남초커뮤에서는 번탈남들이 '확 임신이나 되 버려라!' 를 욕처럼 쓰더라.
너 인생 망치기 싫으면 관계하지말라고. 그러면서 모순적이게도<마녀사냥>같은 프로그램에선 사귀면 관계하는게 당연한 거다-라는 대 전제로, 어떤 이유에서든 관계를 거부하는 여자들을 시대에 뒤떨어진, 어딘가 이상한 여자로 취급해.
그런데 또 이 나라에서 미혼모가 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어.
티비에서는 미혼모가 받는 손가락질과 생계의 어려움을 방영해. 만약 임신되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어쩔 수 없이 낙태해야겠구나- 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지.
근데 또 한국에선 임신중절이 불법이고,남자가 이 사실을 찰에 신고하면의사랑 여자만 징역 살게 되잖아
임신 중절수술을 불법화시킨 조국이 넘 원망스러웠어(그러면서 80~90년대생 여아 대량 낙태했던 모순)도대체 여자들보고 어쩌라는 거야 ?
4. 질염, 성병에 대한 걱정
그리고 관계 후엔 질염도 자주 걸려서 고생을 많이 했지.
한번은 축농증 걸렸을때 나오는 진한 콧물같은 초록색에 찐득하고 건더기가 있는, 냄새도 심한 냉이 나와서 엄청 깜놀한 적도 있어.
근데 병원엔 차마 가보지 못했어. 두려웠거든..
대신 티트리오일 사서 팬티에 맨날 뿌렸어.
그리고 안 씻은 손가락으로 자궁경부
매번 쿡쿡 찔러대기에 자궁경부암 같은 성병도 걱정이 됐다.
왜, 남자들한텐 자각증상 없어도 여자들한텐 치명적인 성병이 많다고 하잖아.
한국남자들 성매매 유경험율 세계 최고수준인거 알지?
이상 내가 ‘관계극혐론자’가 된 이유고.
더 이상은 자기 파괴적인 행위를 일삼을 수가없어서 남친이랑 헤어지기로 했어
만약 여자들이라면 상대한테 이렇게나 통스러운 행위를 오직 내 성욕만을채우기 위해 강요 할 수 있어?
이 얼마나 이기적인 행동이야.그리고 내가 이러저러하다는 말을 아예 안 한 것 아니고,여러 번 거부의사를 내비쳤는데도
결국 자기는 관계 안하고는 못 사귄다고 하드라.만약 그가 나랑 입장이 바뀌었더라면,관계하자고 그렇게 집요하게 조를 수 있었을까?
모텔 대실하는 것도 일단 돈을 냈으니까,의무같이 느껴졌어.근데 여자들 있잖아,모텔에 따라 들어갔다고 해서 그거 허락한거 아니고,관계 중이라고 해서 안 멈추고 계속 해야하는 의무같은 건 없어.
여자가 동의해서 시작했어도,갑자기 불편하고 하기 싫어지면안하는 게 맞아
근데 한편으론 원나잇 즐겨하거나 몰카나 성병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관계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좀 신기하기도 해.
좀 의아스럽다고 할까? 그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려는 건 절대 아니지만, 만약 내 친구나 동생이었다면 뜯어 말렸을 거야.
원래 관계라는 게 남편이 꼬박꼬박 월급가져다주는 부부관계에서나 하는 거였잖아?
그래야 그 결과인 임신도, 출산도, 육아도,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오롯이 책임질 수 있으니까?
이 글을 읽는 여자들 중에 혹시라도나처럼 관계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면,자기가 힘든 부분을 남친한테 꼭 얘기했으면 좋겠어.
"나는 구질구질한 모텔방이 싫으니, 가성비 따지지 말고 호텔에 데려가라.", "만약 내가 임신됐을 때 네가 나 몰라라 하고 튈 지도 모르니까, 미리 보증금(비행기값+미프진값+정신적 위자료)을 내놓아라."
"아니다, 난 그냥 관계 없이 데이트만 했으면 좋겠다."
근데 만약 남친이 이런 요구들 못 들어준다고 한다면?그 새낀 널 사랑하는 게 아니고 그냥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어.
여자를 아프게 하는 게 있다면,억지로 참지 말고 과감하게 버렸으면 해.그 남자들 없이도 우리 잘 살 수 있잖아.
사랑은 한쪽이 감내해서 되는 게 아니야.참다보면 언젠간 터지거든.그리고 견뎌내는 그 기간 동안에여자들의 소중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히거든.
과거의 내 모습처럼 바보 같은 여자들이더 이상 안 생기길 바라는 애타는 심경으로 이 글을 썼어.
지금 이 시간에도 남편이나 애인으로부터의성적 착취와 학대를 견뎌내고있을 이 땅의 수많은 여성들이부디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면 해.
(그러니 만약 이 글에 공감한 여자들이 있다면, 다른 카페나 블로그등으로 많이많이 퍼가 주었으면 좋겠다.)
또 이 글을 읽은 모든 여자들도 꼭 행복해지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