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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형에서 수비형으로~ 개그변천사

놔놘놔~! |2006.02.20 00:00
조회 1,690 |추천 0
유머 감각을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 시대가 왔다. 아무리 능력이 있고, 외모가 출중하더라도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인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바로 방송, 연예계의 흐름이다. 

 그 어떤 분야의 방송인이든 개그가 되어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 그 바닥의 진리가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유머, 개그에도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크게 분류해 보았을때 공격형에서 수비형으로 변해가는 흐름이 바로 그것이다.


  김병조, 주병진, 김형곤, 서세원, 이경규 등 상대방에게 면박을 주면서 가르치려드는 식의 개그를 구사하던 스타일들이 득세하던 때가 있었다. '지구를 떠나거라', '자라자, 잠두 없냐?' 등의 유행어로 80년대를 주름잡던 김병조, 날카로운 입담과 관찰력으로 토크쇼 스타일의 개그를 정착시켰던 주병진, '회장님'시리즈 등으로 강의형 개그를 즐겨하던 김형곤을 기억하는가? 90년대 중후반 전성기를 누렸던 서세원은 자신의 쇼에서 타인의 개그에 순위를 매기는 독재(?)를 누리기도 했다. 




  90년대 후반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imf 쇼크 등으로 겪은 경제적인 부침과 인터넷 시대의 개막이 초래한 변화라 분석된다. 공격형 개그가 득세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엽, 유재석, 박수홍, 김제동, 탁재훈 등 수비형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초대 손님 혹은 상대를 부각시켜 줘야하는 버라이어티 쇼의 진행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호동, 남희석, 이휘재, 김용만 등도 공격형에서 수비형으로 전환해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방송 프로의 시스템 변화에 기인한 개그 스타일 변화라는 점이 크긴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시대의 변화에 기인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 실생활의 유머 스타일의 변화를 살펴보면 느낄 수 있다. 어설프게 공격형 개그 구사하다간 왕따당하고 인간성까지 의심받는다. 반면 수비형 개그는 실패해도 본전이다 ('아, 머야~','싱겁긴' 등 가벼운 책망으로 끝난다).


수비형 개그가 대세이긴 하지만 이경규, 이혁재 등 일부 살아남은 공격형도 있긴 있다. 하지만 이들도 공격을 위한 공격형이라기 보다는 그러한 이미지를 구축해놓고서 망가뜨리기 효과를 노리는 일종의 자기 붕괴형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공격형과 수비형의 틈새를 노린 변방의 개그맨들이 구축한 독특한 스타일이 있으니, 바로 유사 공격형이다. 박명수, 조혜련, 지상렬 등이 버라이어티 쇼의 고정을 놓고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스타일이다. 이들은 언뜻 보면 공격형 개그를 구사하는 듯 하나 결국은 대놓고 나 좀 망가뜨려달라는 식의 막가파 스타일의 개그를 구사한다.

 변해가는 세태와 그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우리의 유머 감각. 그렇게 변해가는 대중의 유머 감각에 발맞추려는 웃음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몸부림. 우린 그저 이렇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는 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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